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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①

샘 해밍턴 ‘진짜 남편’이 되다

외국인 개그맨 1호

글·구희언 기자 | 사진·지호영 기자

2013. 10. 28

‘호주 형’으로 통하는 샘 해밍턴이 한국인 여자 친구와 전통 혼례를 올렸다. 결혼을 축하하러 호주에서 날아온 어머니부터 ‘진짜 사나이’들까지 모두 모였다.

샘 해밍턴 ‘진짜 남편’이 되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와주셔서 감사하고요. 오늘은 굉장히 긴장합니다.”
10월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궁중의례원에서 결혼식을 하기 직전 만난 개그맨 샘 해밍턴(36)은 MBC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에서 유격 훈련을 할 때보다 더 긴장해 있었다. 한복을 차려입은 새신랑은 “땀이 뻘뻘 난다. 이렇게 긴장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연신 손수건으로 얼굴을 훔쳤다. 상대는 두 살 연상의 정유미 씨. 이날 결혼식은 주례가 없는 전통 혼례로 치러졌다. 사회는 대례청 관계자, 축가는 가수 성시경이 맡았다. JTBC ‘마녀사냥’에 함께 출연한 성시경은 샘 해밍턴의 아내가 성시경의 왕팬이라는 말에 흔쾌히 축가를 부르기로 했다고.

궁중 혼례 올리고 호주에서는 동물원 결혼식
전통 혼례 중에서도 궁중 혼례를 택한 이유를 물으니 “한국에 살면서 특별한 결혼식을 하고 싶어서”였다고. 그는 10월 26일 고국인 호주 멜버른에서 친지들을 초대한 가운데 한 차례 결혼식을 더 올릴 예정이다. 식장으로는 동물원을 섭외했다. 그는 “저랑 와이프가 동물을 워낙 좋아해서 호주 느낌도 나고 아기자기하게 결혼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를 골랐다”고 했다.
‘호주 형’의 결혼을 축하하러 유명 PD 출신인 어머니 잰 러스를 비롯해 고국의 절친들과 개그맨 정형돈·박성광·김준호·김기수·조원석·샘 오취리, 버스커버스커의 브래드, 방송인 로버트 할리 등 연예인 하객이 참석했다. ‘진짜 사나이’ 팀에서는 서경석, 김수로, 류수영, 장혁, 손진영, 엠블랙 미르가 현장을 찾아 ‘싸나이의 의리’를 과시했다. 류수영은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 연습 중에 달려와 샘 해밍턴의 어머니와도 살가운 인사를 나눴다. ‘진짜 사나이’의 ‘유부남 선배’들은 ‘초보 신랑’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줬을까.
“다들 축하해줬고, 우리 와이프 직접 만나봤거든요. 그래서 와이프 칭찬을 많이 해주더라고요. 서로 잘 만났다는 이야기도 해주고요. 다들 굉장히 기뻐하고, 저를 아껴주는 친구들이라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축하받았어요. 나중에 김수로, 장혁, 서경석 형에게 가서 결혼 상담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떨리는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 듯 “죄송해요. 너무 긴장돼서 생각이랑 말이 안 맞아요”라던 그는 신부의 매력을 묻자 청산유수처럼 말을 쏟아냈다.
“매력이 넘쳐요. 진짜 사랑스럽고, 예쁘고, 저한테 굉장히 잘해주고. 제가 노력하는 사람을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와이프는 굉장히 열심히 살고, 털털하고, 노력하는 모습이라 반했어요. 늘 열심히 하죠. 수영 배우고, 일이든 뭐든 열심히 하는 모습이 가장 아름다워요.”
그는 “와이프가 말도 재밌게 한다. 솔직히 가끔 방송할 때 와이프 멘트를 가져와 쓰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오늘의 기분을 몸으로 표현해달라는 말에 두 팔을 벌리곤 세 차례 고공 점프를 보여준 샘 해밍턴의 2세 계획이 궁금했다. 그는 지금도 건강관리 중이라며 “최대한 빨리 가지고 싶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일단 한 명 낳아봐야 (몇 명 낳을지) 알 거 같다”던 그는 “개인적으로 세 명 낳으면 좋겠는데 요즘 학비가 비싸기도 하고 세 명 키울 능력이 되는지도 모르겠다. 한두 명이 좋지 않을까”라며 한국 생활에 완벽 적응한 면모를 보여줬다.
10여 년 전 식당에서 우연히 대화한 걸 계기로 오랫동안 사랑을 이어온 두 사람은 이미 혼인 신고를 마치고 함께 살고 있다. 만남은 오래됐지만 정작 프러포즈는 못했다고. 그는 “방송에서는 몇 차례 했지만 둘만의 프러포즈를 못 한 게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우리 와이프는 굉장히 시크하고 쿨하거든요. 반지 같은 거 바라지도 않고, 사람들은 당연히 여자가 그런 얘기 안 한다고 하지만 매번 그런 거 필요 없다고 말해서 가끔 (진심인지) 헷갈려요. 그래서 호주 갈 때 이벤트를 만들까 생각 중이에요. 둘만의 공간에서 로맨틱하게 해야 하는데, 로맨틱한 사람이 아니라 고민이에요.”
내친김에 아내에게 한마디 하라고 하자 그는 “아유, 이런 힘든 부탁을”이라며 쑥스러워했다. 그는 “완벽한 사람은 없지만 사랑스러운 남편이 되고자 늘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식장으로 향했다.
“유미야. 진짜 삶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건데, 힘들 때 같이 있어준 사람은 굉장히 큰 힘이 되고 그래서 잘된대. 늘 같이 있고 싶어서 이번에 결혼하는데, 평생 행복하고 건강하고 즐겁게 해주고 싶어. 계속 노력할 테니까 행복하게 살자. 사랑해.”

샘 해밍턴 ‘진짜 남편’이 되다

1 그와 화룡대대에서 진한 우정을 나누고 제대한 분대장 양태승 씨도 식장을 찾아 결혼을 축하했다. 2 샘 해밍턴의 어머니 잰 러스와 이야기를 나누는 류수영. 3 ‘진짜 사나이’로 인연을 맺은 장아론 장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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