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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 연기로 시청자 사로잡은 수애, 김수현 드라마 적응기

글 | 권이지 객원기자 사진 | 홍중식 기자

입력 2011.12.02 10:55:00

알츠하이머병 연기로 시청자 사로잡은 수애, 김수현 드라마 적응기


‘사랑이 뭐길래’ ‘목욕탕집 남자들’ ‘내 남자의 여자’ ‘인생은 아름다워’까지, 대한민국 대표 드라마를 집필해온 작가 김수현. 그가 자신의 신작 드라마 ‘천일의 약속’ 주인공으로 수애(31)를 선택했다. 김수현 작가에게 러브콜을 받는 것은 연기자에게 대단한 영광. 하지만 그는 출연 제의를 받고 망설였다고 한다. 그가 맡은 배역은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서른 살의 이서연. 희미해져가는 기억과 사랑하는 남자(김래원), 붙들 수 없고 붙들어서는 안 되는 것들 사이에서 아파하는 역이다.
“선생님의 작품에 걸맞은 무게와 깊이가 있는데, 과연 내가 이 역을 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촬영이 시작되자 고민이 더 깊어졌다. 김수현 작가의 대본은 대사가 많고 동작이나 동선 하나하나까지 꼼꼼하기로 유명하다. 수애는 대본을 완벽하게 소화해 작가의 의도를 분명히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르기는 힘든 법. 첫 대본 연습 후 김수현 작가는 “첫 리딩에 나갔다 들어오면서 드는 생각은 언제나 ‘아아, 드디어 나는 망했구나’라는 거다. 내 머릿속에만 있는 인물들이 연기자들에게는 충분히 오리무중일 수 있고, 그들이 극중 인물에 저절로 실려주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그렇다”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한마디로 배우들의 연기가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말에 배우들은 초긴장 상태에 빠져들었다. 수애는 대본을 더 치밀하게 읽었다.

김수현, 이젠 ‘잘하고 있다’ 격려 문자
김수현 작가는 극 중반까지 서연의 상황과 감정을 더 어렵게 만들어 수애를 괴롭혔다. 미친 듯이 소리 지르다가도 나직한 목소리로 읊조리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고 대사도 많았다. 서연은 사라져가는 기억을 한 줌이라도 더 잡기 위해 스스로를 쥐어짜낸다. 책을 통째로 외우려 들고 작가와 소설 제목을 끝도 없이 나열한다. 이런 김 작가의 ‘괴롭힘’이 힘들 법도 한데 수애는 이를 성실히 소화하고 있다. 그는 “강해질 때는 독해지고, 여릴 때는 한없이 약해지는 서연을 통해 성취감, 희열, 좌절감까지 모두 느끼며 진정한 배우로 성장하는 기분이 든다”고 한다.
“서연의 상황에 가까워질수록 어려웠어요. 북받쳐오르는 감정을 견디기 힘들었죠. 그래서 초반에 긴장을 많이 했어요. 제 긴장을 느낀 김수현 선생님이 저를 따로 불러 밥을 사주며 조언을 해주시고, 격려도 해주셨죠. 조언에 따라 대본을 열심히 읽었는데 답을 구할 수 있었어요. 작가님이 꼼꼼하게 장면을 설명해주셨거든요.”
만약 서연처럼 수애 자신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린다면 어땠을까. 그는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저라면 서연과는 달리 많은 시간을 좌절하다 결국 무너질 것 같아요. 만약 서연에게 동생이 없었다면 그도 인생을 놓아버리려 했겠죠. 서연은 동생에 대한 책임감으로 살아가고 있어요.”
수애는 최근 김수현 작가로부터 ‘잘하고 있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고 한다. 이 말을 전하며 그의 얼굴이 비로소 환해졌다. 앞으로 김 작가가 얼마나 더 서연을 괴롭힐지 모른다. 하지만 수애 역시 더 좋은 연기로 보답할 것이다.

여성동아 2011년 12월 5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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