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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고 망가지고… 코믹연기 도전한 이정재

글·정혜연 기자 / 사진·성종윤‘프리랜서’

2008. 12. 11

한 여자를 목숨 걸고 지켜주던 보디가드 재희로 기억되는 남자 이정재. 정감 있는 한복보다 세련된 수트가 더 잘 어울리는 그가 퓨전사극 영화 ‘1724 기방난동사건’에 출연해 화제다. 그가 들려준 코믹연기 촬영담 & 배우로서의 고민.

웃기고 망가지고… 코믹연기 도전한 이정재

이정재(35)가 여균동 감독의 퓨전사극영화 ‘1724 기방난동사건’에서 조선시대 저잣거리를 주름잡는 건달 천둥 역을 맡아 코믹연기를 선보인다. 카리스마 넘치는 강한 남자(드라마 ‘모래시계’, 영화 ‘흑수선’ ‘태풍’ ‘태양은 없다’), 연인에게 한없이 부드러운 로맨틱 가이(영화 ‘시월애’ ‘선물’ ‘오버 더 레인보우’)로 익숙한 그의 이러한 행보에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렇게 시종일관 과장된 연기를 하긴 처음이에요(웃음). 감독님이 ‘영화를 만화처럼 만들어보자’고 주문해 개그하듯 연기를 했거든요. 퓨전사극의 특성상 한 번도 접한 적 없는 특이한 메이크업·의상·헤어 스타일을 준비하느라 고생도 많이 했어요.”
영화는 조선 경종 말기, 마포 저잣거리에서 이름난 싸움꾼 ‘천둥’이 한양 최고의 기방 ‘명월향’ 기생 설지(김옥빈)를 보고 한눈에 반하면서 시작된다. 설지를 마음에 두고 있는 명월향의 주인 만득(김석훈)과 천둥이 설지를 놓고 대립하면서 조선을 뒤흔드는 패싸움이 벌어진다.
“배를 잡고 웃었을 만큼 시나리오가 재미있어요. 천둥이라는 인물이 코믹하면서도 남자답고, 한편으로는 맹한 구석도 있어 끌리더라고요. 액션 연기는 과거에도 많이 했기 때문에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분량이 많고, 또 매번 리액션을 크게 해야 해서 힘든 면이 있었죠.”

“시간이 흐를수록 연기하는 맛 알게 돼 행복해요”
그를 괴롭힌 것은 액션 촬영만이 아니었다. 지난 겨울 촬영을 시작한 탓에 혹독한 추위와도 싸워야 했다. 추위에 유난희 약하다는 그는 “양수리 촬영세트장은 핫팩 없이는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추워서 힘겨웠다”고 말했다. 또 이번 영화를 찍으며 독특한 경험도 했다고.
“만화의 한 장면처럼 표현하기 위해서 블루매트 위에 올라가 액션 연기를 했어요. 최첨단 장비로 촬영을 하다 보니 마치 영화 ‘매트릭스’를 찍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게다가 야외 촬영에서는 코앞에 10mm 렌즈를 대고 연기했는데 얼굴이 왜곡돼 물고기처럼 나오더라고요. ‘이렇게 망가져도 될까’ 싶을 정도였죠(웃음).”
이정재는 ‘1724…’를 찍는 동안 공부도 병행했다. 동국대 연극영화과 출신인 그는 지난 8월 동대학 문화예술대학원에서 ‘영화 ‘태풍’의 강세종 역할에 대한 연기 접근방법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학교 측에서 강단에 서주기를 바랐지만 그는 “연기에 전념하고 싶다”며 고사했다고.
“시간이 갈수록 제가 하는 일에 애정이 깊어지고 더 알고 싶은 욕구가 생겼죠. 공부를 계속하는 것이 연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교수님들의 조언에도 영향을 받았고요. 하지만 학구적인 이미지로 과대 포장되는 건 바라지 않아요. 그저 유행에 민감하고 젊게 살아가려 애쓰는 배우로 봐주시면 좋겠어요.”
그는 요즘 연극공연 준비에 한창이라고 한다. 대학 동문들이 준비, 11월24일부터 닷새간 공연하는 연극 ‘햄릿’의 주인공을 맡았기 때문. 연기생활 15년 만에 처음으로 연극무대에 오르는 그는 “퓨전사극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였듯 앞으로도 다양한 역할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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