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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멋진 부부

재즈밴드 결성하고 공연 가진 김미화·윤승호 부부

글·김수정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입력 2008.08.22 11:46:00

지난해 결혼한 김미화·윤승호 부부가 재즈밴드를 결성했다. 이 부부가 각각 음반 제작자, 객원싱어로 변신한 사연과 두 딸의 성 변경 후 달라진 삶을 들려줬다.
재즈밴드 결성하고 공연 가진 김미화·윤승호 부부

지난 7월 중순 서울 강남의 한 재즈클럽. 무대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며 에릭 칼맨의 ‘All by Myself’를 열창하는 남편 윤승호씨(49)를 바라보던 김미화(44)의 눈이 촉촉해졌다. 남편의 목소리에 몸을 맡기던 그는 “제가 시집 잘 갔죠?”라고 말하며 수줍게 웃었다.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박신양씨에게 피아노 연주 프러포즈를 받은 김정은씨가 부럽지 않다니까요(웃음). 남편이 집에서도 종종 피아노와 색소폰 연주를 들려주는데, 꼭 미니콘서트장에 온 듯한 느낌이 들어요.”
김미화가 답가로 ‘사랑밖에 난 몰라’를 부르자 윤씨는 노래에 맞춰 색소폰을 불었다. 노래하는 동안에도 서로를 앞세우려는 두 사람의 모습은 오누이처럼 닮아보였다.
이 무대는 얼마 전 6인조 재즈밴드 ‘프리즘(Freeism)’을 결성한 이 부부가 자신들의 노래를 처음 선보이는 자리였다. 남편 윤씨는 음반을 제작하고 김미화는 객원싱어로 나섰다. 밴드 이름은 김미화가 직접 지었는데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자유로운 음악을 추구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남편이 젊은 시절 밴드 활동을 했기 때문에 주위에 음악하는 후배들이 많아요. 어느 날 그중 한 후배가 저희 집에서 악기연습을 하고 싶다기에 허락했더니 하나 둘씩 식구가 늘더라고요. 재즈 음악을 하는 모습에 반해 저도 객원싱어를 시켜달라고 졸랐어요. 어릴 적 꿈이 가수였고, 몇 년 전 재즈보컬리스트 윤희정씨에게 재즈를 배워 몇 번 무대에 선 경험도 있거든요.”
아이들은 노래하는 엄마를 보며 무척 즐거워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엄마는 왜 노래를 할 때마다 콧구멍을 벌렁거려~’ 하고 제 흉내를 내면서 놀렸어요. 그런데 꾸준히 연습하는 모습을 보였더니 진지하게 응원해주더라고요. 제가 하는 일을 존중해주는 남편은 마음 편히 연습하라며 집안일까지 거들어줘요. 젊은 친구들과 어울리다보니 몸과 마음이 젊어지는 것 같아요.”
지난해 1월 결혼한 두 사람은 여전히 신혼재미에 푹 빠져 있다고 한다. 결혼 후 서로의 아이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주말부부로 살다가 지난해 가을부터 경기도 용인의 전원주택에서 함께 살고 있는 두 사람은 “시간이 흐를수록 상대의 장점을 발견한다. 서로를 아끼고 배려하면서 살 수 있는 현실에 감동한다”고 말했다.
“저야 개그우먼이라 평소 재밌는 행동을 많이 하지만 남편도 저 못지 않아요. 학교에서도 재밌게 강의하는 교수로 소문났고요. 누가 더 웃기나 하는 엉뚱한 경쟁심을 갖고 있어 느닷없이 이주일 춤을 추기도 하죠(웃음). 결혼을 하고 나서 마음이 풍요로워져서 그런지 살이 좀 쪘어요.”
두 사람은 함께 영화를 보고 맛집을 찾아다니며 데이트를 즐긴다고 한다. 날씨가 무더운 요즘은 김미화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윤씨가 아내를 마중 나가 맥주를 마시고 집에 들어가기도 한다고.
김미화는 얼마 전 한 오락 프로그램에 나와 남편과 머드팩을 바른 뒤 코믹한 표정을 지은 사진을 공개했는데, 윤씨는 “아내 덕분에 난생처음 아이들과 함께 팩을 발랐다. 평소 아내의 말에 고분고분 따르는 편”이라고 말했다.
“아내는 누가 봐도 매력적인 사람이에요.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고 꾸밈이 없고 에너지가 넘치죠. 아내 덕분에 웃으면서 살아요. 스스로는 살림솜씨가 빵점이라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요리와 살림도 잘해요.”

재즈밴드 결성하고 공연 가진 김미화·윤승호 부부

남편 윤승호씨의 피아노 연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김미화. 두 사람은 이날 서로에게 바치는 노래를 불러 박수를 받았다.


남편의 칭찬에 김미화 역시 “남편은 타인에 대한 배려가 깊다. 상대방의 지위가 높든 낮든, 나이가 많든 적든 누구와도 마음을 나누는 사람”이라며 싱긋 웃었다.
“결혼 1주년 때 남편이 ‘지난 1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한 해였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행복해지자’고 말했던 게 기억이 나요. 둘 다 형식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아 이벤트를 열지는 않았지만 어느 때보다 감동적이고 의미 있는 자리였어요.”
김미화는 첫 결혼에서 딸 둘을, 윤씨는 남매를 두었는데 아이들끼리도 잘 어울린다고 한다. 얼마 전 방학을 맞은 김미화의 딸 유림양(16)과 예림양(14)은 미국에 유학 중인 윤씨의 큰딸에게 놀러갔다고. 두 사람도 조만간 미국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일주일 정도 가족끼리 여름휴가를 즐길 생각이라고 한다. 지난 2월 두 딸의 성을 재혼한 남편의 성으로 바꾼 이들은 “비로소 여섯 식구가 한 가족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새해 들어 ‘성본 변경허가 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제가 먼저 아내에게 신청하자고 제의했어요. 물론 아이들도 원했고요.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선 아빠 성을 따르는 게 아직 자연스러우니까요. 2월 중순 허가 판결을 받자마자 의료보험증을 다시 만들었는데, 제 밑으로 유림이와 예림이가 들어온 것을 보고 어찌나 가슴이 뭉클하던지….”

성본 변경허가 판결 받은 후 비로소 여섯 식구가 한 가족 된 기분 들어
지난해 상서로운 징조라는, 우담바라가 폈다고 해서 화제를 모았던 김미화·윤승호 부부의 시골집은 어떻게 변했을까.
“우담바라는 다 졌죠. 아내의 일터와 거리가 멀고 교통이 좋지 않다는 점을 제외하면 전원생활이 무척 만족스러워요. 여름이라 녹음이 우거져 꼭 정글 속에 사는 기분이 듭니다. 새벽 2시부터 4시까지는 휘파람새가 울고 꾀꼬리·뻐꾸기·딱따구리가 지저귀며 시간을 알려주죠. 아파트 생활에 익숙하던 아내도 처음에는 조금 낯설어하는 것 같더니 지금은 전원주택 생활을 즐기고 있어요. 마당 한곳에 채소도 심고 잡초도 뽑고…. 그러다보니 건강이 좋아진 것 같아요.”
김미화는 “새벽에 일어나 남편과 손잡고 동네 한 바퀴를 산책한다. 남편과 집 뒷산에서 풍욕을 즐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미화는 매일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남는 시간에는 재즈밴드 연습을 하느라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가 또 다른 일에 도전한 이유가 무엇일까.
“한 가지 이미지로 굳어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제가 처음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마이크를 잡았을 때 ‘코미디언이 어떻게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냐’는 반응이 있었지만 조금씩 수그러들더라고요. 오히려 지금은 사람들에게 딱딱한 인상을 심어준 것 같아 그 틀을 깨고 싶어서 새로운 일에 도전했죠. 인생을 반드시 근엄하게 살 필요는 없어요. 사람들이 저를 보며 ‘김미화 되게 재밌게 사네. 나도 저렇게 살아야겠다’라는 생각을 가지면 좋겠어요.”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아들은 현재 한국재활복지대학 음악과에 다니고 있다. 아버지를 닮아서인지 드럼 연주하는 재능을 타고났다고 한다. 그에게 가족연주회를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묻자 “아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어 당장은 어렵지만 언젠가는 가능하지 않겠냐”고 대답했다.
“신나는 일터가 있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몰라요. 음반활동이 실패할 수도 있고 성공할 수도 있지만 최선을 다했다는 것, 두려워하지 않고 달려나갔다는 사실이 훗날 더 큰 일을 하는 데 발판이 될 거예요.”
김미화·윤승호 부부는 앞으로 병원을 찾아다니면서 자선공연을 열 계획이라고 한다. “복 받으세요! 즐겁게 사세요”라고 외치며 자리를 뜨는 두 사람의 뒷모습이 무척 행복해보였다.

여성동아 2008년 8월 5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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