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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아픔 겪은 후 첫 공식 외출, 영화 ‘열혈남아’ 주인공 설경구

글·김명희 기자 / 사진·김성남 기자

입력 2006.12.23 13:20:00

지난 7월 이혼소식이 알려진 뒤 좀처럼 그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설경구가 새 영화 ‘열혈남아’를 들고 돌아왔다. 이번 영화를 촬영하는 동안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는 그의 속내 고백.
이혼 아픔 겪은 후 첫 공식 외출, 영화 ‘열혈남아’ 주인공 설경구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나서 어머니한테 전화 한 통 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지난 11월9일 개봉한 영화 ‘열혈남아’는 조직폭력배의 세계를 그렸지만 밑바탕에는 어머니, 그리고 가족의 이야기가 짙게 깔려 있다. 영화는 복수를 위해 전남 벌교를 찾은 두 깡패 재문과 치국이 복수할 상대의 어머니 점심을 만나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는 내용.
지난 10월 말 ‘열혈남아’의 시사회가 끝난 뒤 만난 설경구(38)는 어머니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4년간의 별거 끝에 지난 7월 이혼한 그가 가족에 대해 먼저 언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 효자가 아니에요. 무뚝뚝하고 말수 적고. 지금도 어머니 가슴에 못을 박고 살고 있고…. 자식들이야 속 썩이는 게 일이지…, 제가 군대를 여름에 갔는데 어머니가 군복 입은 군인들만 보면 하드를 사 줬대요. 다 자식 같아서. 엄마라는 존재가 그래요.”
그가 맡은 영화 속 인물 재문은 삼류 조직폭력배. 독하고 비열하지만 자신을 친아들처럼 대하는 점심 앞에서는 마음이 흔들린다. 이정범 감독은 시나리오 단계부터 설경구를 염두에 두고 재문이라는 인물의 캐릭터를 설정했다고 한다.
“재문은 한마디로 성격 파탄자라고 할 수 있어요. 독한 놈이긴 하지만 마음속에 잊고 있던 무엇을 건드리면 그것으로 무너질 수도 있는 놈이죠. 여지가, 여백이 많은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정형화된 역이 있는 반면, 연기하기에 따라 달라지는 역도 있죠. 재문이 그랬어요.”
‘박하사탕’을 비롯해 ‘공공의 적’ ‘역도산’ 등 출연작마다 화제를 모으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이지만 자신의 연기에 대한 평가는 겸손하기만 했다.
“아직 영화를 전체적으로 보는 판단력이 없어요. 저만 보이더라고요. 실수한 게 없는지, 잘못한 게 없는지만 찾게 되고….”
“지금까지 출연작 속에서 주로 비딱한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실제 성격은 어떤가”라는 질문에는 “실제로도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산다”는 답이 돌아왔다.
“누가 뭐라고 말해도 듣고 싶을 땐 듣고, 듣고 싶지 않을 땐 듣지 않고…. 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 같아요.”
‘역도산’ ‘공공의 적’을 촬영하며 연이어 30kg에 가까운 체중을 늘렸다 줄였던 그는 이번 영화에서는“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아 편하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몸무게를 신경 쓰지 않았고 아무것도 안 배웠고, 배울 것도 없었습니다. ‘역도산’ 촬영을 마치고 억지로 무엇을 하거나 배우기 싫었어요. 그렇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이제 배우는 걸 해보려고 합니다.”

여성동아 2006년 12월 5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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