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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지치지 않는 열정

12월 서울 공연 앞둔 조용필 ‘음악 & 인생 이야기’

기획·김명희 기자 / 글·이찬호‘CBS 노컷뉴스 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06. 12. 23

가수 조용필이 12월 서울 공연을 앞두고 자신의 음악과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한 방송인과의 열애설에 관해서도 솔직한 입장을 밝혔다.

12월 서울 공연 앞둔 조용필 ‘음악 & 인생 이야기’

“야,요즘은 조용필이 앨범을 내도 망할 정도야.” 지난 추석 개봉해 잔잔한 감동을 준 영화 ‘라디오 스타’에 나오는 대사다. 얼핏 들으면 조용필(56)을 낮춰 표현한 듯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를 ‘절대적인 인기 가수’로 표현한 말임을 알 수 있다. 수많은 가수들이 가요계를 스쳐가는 중에도 조용필은 쉼없이 공연과 음반 활동을 해왔고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경기도 부천을 시작으로 제주, 천안, 전주, 창원 등 전국을 돌며 개최한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Phil · Passion’ 콘서트가 절정을 향해 치닫는 지난 11월 중순 서울의 한 호텔에서 그를 만났다. ‘Phil · Passion’은 오는 12월8~10일 서울, 23~25일 부산, 30일 광주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서울 공연은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 계획이라고 한다.
“조금 다른 분위기를 내보려고 장소를 체육관으로 옮겼어요. 이전까지의 공연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곡을 몇 곡씩 함께 구성했지만 이번에는 히트곡으로만 꾸밀 예정입니다. 엄청나게 ‘달릴’ 예정이니 관객들은 뛸 준비를 하고 와야 할 거예요.”

12월 서울 공연 앞둔 조용필 ‘음악 & 인생 이야기’

데뷔 38년째인 조용필은 아직까지도 스스로에게 부담을 지우며 음악적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고.


그는 “해가 갈수록 음악이 강렬해지고 공연 강도가 높아진다”고 하자 “내 나이가 얼마 안됐는데 그런 소리를 하는 건 실례가 아닌가?”라고 웃으며 반문한 뒤 “공연 중 멘트 없이 음악으로 승부를 거는 편이다보니 곡 연결 부분들에 신경을 쓰게 돼 사운드에 공이 많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석에서도 기타 반주건 노래방 기계건 음악에 맞춰 30~40곡의 노래를 이어 부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히트곡이 그렇게 많은 것도 놀랄 일이지만 그 많은 곡을 부르고도 거뜬한 모습 역시 주위 사람들에게는 ‘신기함’에 가까운 일. 이에 관해 ‘위대한 탄생’의 베이스주자 이태윤씨는 “워낙 몸 관리를 잘한다. 형님은 공연 전에도 러닝머신을 탄다. 몇 년 전에는 담배도 끊었는데 그래도 여전히 술은 잘 마신다. 그런데 술만 마시면 가까운 사람들에게 박치기로 애정을 표현한다”고 덧붙였다.

“방송인과의 결혼 소문 들을 때마다 하늘에 있는 아내에게 죄짓는 기분”
가요계에서는 맏형 같은 위치인 그는 “젊은 시절 나와 함께 가수 활동하던 사람들 중 남아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 만나고 싶어도 연락이 안되는 친구들이 많다”며 아쉬워했다.
“드라마나 영화는 단체로 뭔가를 만들어가는 작업이니 여러 사람을 겪고 함께 생활할 수 있지만 가수는 혼자 하는 일이라 유대를 갖기가 쉽지 않아요. 각자 활동을 하되 지속적으로 활동을 이어가는 것만이 서로 간의 단절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죠.”
그는 40년 가까이 작업을 계속해올 수 있었던 창작의 비결에 대해서는 ‘음악적 충격’이란 말로 설명했다.
“어떤 음악에 저도 모르게 충격을 받게 되면 제 머릿속에 입력이 돼요. 그럼 그 음악 CD를 구해서 듣고 연구합니다. 외국 음악을 듣더라도 제 식으로 해석하고 연구해서 적용하면 제 음악이 되는 거죠.”
“차 안에서나 집에서나 꼭 라디오 채널을 두 개 듣는다”는 그는 “듣는 것은 나 자신에게 부담을 지우는 것이다. 항상 음악을 접해야 한다는 생각과 어떤 곡들이 히트하고 있는지를 꼭 점검해야 유행에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라디오를 달고 산다”고 말했다.
최근 그와 관련된 소문 중 음악 이외의 것이 하나 있다. 한 방송인과의 열애설이 그것. 이날 조용필은 ‘그 소문’에 관해서도 입을 열었다. “너무 허무맹랑한 이야기라 해명할 가치가 없을 정도”라는 것.
“소문이 무섭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웃음). 처제로부터도 ‘결혼 소식 들었다’는 전화까지 받았어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하늘에 있는 아내한테 죄를 짓는 기분입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는 속담이 있는데 그것도 틀린 모양이에요. ‘그분’과는 몇 년 전 그분이 제 앨범 녹음 때 내레이션을 맡으면서 인연을 맺었습니다. 그 후로 식사대접 한 번 못해 죄송했는데 소문 때문에 ‘그분’께 더 미안해졌습니다.”
5년 전 아내와 사별한 그는 “아내를 잃고 난 후 그냥 이렇게 혼자 사는 것이 내 운명이 아닌가 싶다”면서 “그냥 아내를 생각하며 음악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이 즐겁고 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데뷔 38년째인 조용필은 벌써 데뷔 40주년 기념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50주년 공연도 생각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까지는 못할 것 같다”는 그는 “요즘 왜 방송출연을 안 하느냐”는 질문에는 “가수는 히트곡을 들려줘야 하는데 지금 방송에 나가 내가 뭘 할 수 있겠나. 나는 그저 산에 사는 사람 비슷하게 산다”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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