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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이 부부의 사랑

스물두 살 연하 러시아 부인과 사는 가수 한대수 ‘우리 부부의 독특한 결혼생활 & 아내 누드 사진 공개’

“젊은 아내와의 잠자리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아내의 누드 사진 찍으며 사랑의 기록 남겨요”

■ 기획·최호열 기자 ■ 글·김순희‘자유기고가’ ■ 사진·홍중식 기자

2005. 05. 02

‘행복의 나라로’ 가수 한대수가 13년 동안 찍어온 스물두 살 연하 아내의 누드 사진을 공개했다. 전 부인과 이혼 후 절망에 빠져 있던 그에게 새롭게 찾아온 아내와의 사랑과 나이 차이를 극복한 부부생활에 대해 들어보았다.

스물두 살 연하 러시아 부인과 사는 가수 한대수 ‘우리 부부의 독특한 결혼생활 & 아내 누드 사진 공개’

가수 한대수(57)가 사는 서울 신촌 오피스텔에 들어서자 거실 벽면에 붙어 있는 대나무숲에서 찍은 커다란 누드 사진 한 장이 눈길을 끌었다. 부인 옥사나 알페로바(35)의 모습이다. 몽고계 러시아 여인을 아내로 둔 그는 스물두 살이라는 나이 차를 극복하고 부부의 인연을 맺은 지 13년째 접어들었다.
“연애할 때부터 아내의 누드를 찍기 시작했어요.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젊은 시절 몸매는 신이 내려준 선물이에요. 그 이후로는 아무리 관리를 잘해도 그 시절만 못하죠. 아름다운 아내의 몸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자주 카메라를 들었어요.”
지난해 열 번째 음반 ‘상처’를 발표한 한대수는 60~70년대 ‘기인’ ‘히피’로 불리며 ‘바람과 나’ ‘행복의 나라로’를 불러 우리나라 포크음악의 창시자라는 이름을 얻었다. 특히 ‘행복의 나라로’와 ‘물 좀 주소’는 당시 저항가요로 인식돼 그가 75년 한국을 떠나 미국에 머물게 하는 원인이 됐다.
한대수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것은 지난해 4월. 30년 가까운 미국생활을 정리하고 아내 옥사나와 함께 신촌에 둥지를 튼 것. 귀국 직후 집필 활동에 전념한 그는 올해 초 전설적인 그룹 비틀즈와 포크의 대부 밥 딜런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은 책 ‘영원한 록의 신화 비틀즈 vs 살아 있는 포크의 전설 밥 딜런’을 펴냈다. 지난 2001년 서울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펼친 공연 실황이 담긴 라이브 앨범을 출시했다.
첫 아내가 떠나간 뒤로 섹스에 대한 자신감 상실
옥사나는 그의 두 번째 부인이다. 한국인 아내와 89년 이혼 후 4년째 독신생활을 하던 중 직장 동료인 러시아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그곳에서 옥사나와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다고 한다. 옥사나의 밝고 거침없는 웃음소리와 솔직한 태도에 마음이 끌렸다고.
“첫 만남 이후 거의 매일 데이트를 즐겼어요. 옥사나는 나의 어머니이자 딸이자, 누이이자, 친구가 되어주었죠. 두 달도 안돼 프러포즈를 했는데 거절하지 않았어요. 어린 나이에 그것도 아버지뻘인 남자에게 인생을 맡긴다는, 참 대담한 결정을 한 거죠.”
한국에 정착한 직후인 지난해 가을 그는 아내와 함께 자신의 어린 시절 꿈과 추억이 남아 있는 고향 부산을 방문했다고 한다. 그런데 여행 도중 우리나라의 옛 정서가 고스란히 묻어 있는 초가집을 발견했을 때 이국적인 아내의 몸과 전통적인 한국미가 살아 있는 초가집이 묘한 대비를 이뤄 멋진 작품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아내와 함께 곧바로 작업에 들어갔어요. 아내가 재빨리 옷을 벗었고 저는 카메라 셔터를 수없이 눌러댔어요. 사람들요? 많은 사람들이 구경했죠. 하지만 우린 전혀 개의치 않았어요. 누가 지켜본다고 해서 방해받지 않아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옷을 벗으면 큰일이 일어나는 줄 아는데 남녀가 서로 옷을 벗고 섹스를 나누고자 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거사를 치르는 거지, 단순히 벗은 여자를 보고 욕정을 느끼는 남자는 없어요.”
그는 “누드 아트는 하늘이 우리 인간에게 준 아름다운 몸을 영원히 기록하는 것”이라면서 “아름답고 예쁜 꽃의 순간을 담기 위해 셔터를 누르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스물두 살 연하 러시아 부인과 사는 가수 한대수 ‘우리 부부의 독특한 결혼생활 & 아내 누드 사진 공개’

한대수씨가 전통가옥에서 찍은 아내의 누드 사진.


스물두 살 연하 러시아 부인과 사는 가수 한대수 ‘우리 부부의 독특한 결혼생활 & 아내 누드 사진 공개’

“우리나라 여자 연예인들의 상당수가 누드를 찍었는데 그 자체가 나쁜 현상은 아니라고 봐요. 다만 누드 아트 작업 중에 기획자와 매니지먼트사, 돈을 댄 사람들이 나서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통에 작품의 질이 떨어지는 게 문제죠.”
한대수는 지난 3월 말 열린 제2회 한국대중음악상 수상식에서 공로상을 수상했다. 이날 그는 수상 소감과 함께 너털웃음을 지으며 “음악을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결혼식보다 장례식에 더 자주 가는 나이가 되었다”고 오랜 세월이 흘렀음을 표현했다. 그 말을 떠올리며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서른다섯의 젊은 아내가 부담스럽지 않냐”고 묻자 호탕하게 웃으며 “부담스럽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잘 안돼요. 낼 모레면 회갑을 바라보는 할아버지잖아요. 아내를 즐겁게 못해주죠. 삼십대 중반이면 한창 (섹스의) 재미를 아는 나이인데 말이에요. 오늘 밤에 연합(그는 섹스를 이렇게 표현했다)하고 싶은데 잘 될지 모르겠어요. 참, 얼마 전에 몸이 안 좋아서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검사를 하자고 하더라고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샤워와 섹스는 금하라고 했으니 오늘은 어쨌든 안되겠네요(웃음).”
그는 어떤 질문에도 머뭇거림 없이 자신의 속내를 드러냈다. 아내와의 적잖은 나이 차이로 인해 솔직히 신경이 쓰인다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부부가 사랑을 나눌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하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에게는 몹시 아픈 경험이 있다. 긴 세월을 함께한 첫 번째 아내가 새로운 남자가 생겨 그의 곁을 떠난 이후 한대수는 심한 좌절감에 빠졌다고 한다. ‘혹시 섹스 때문에 아내가 날 떠난 건 아닐까’ ‘섹스 때문에 내가 결혼생활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휩싸였던 것.
이혼과 함께 그에게 섹스는 점점 두려운 일이 되었다고 한다. 단골 음식점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던 그의 오랜 팬과 하룻밤을 보내기도 했지만 여지없이 실패하고 말았다고. 잠시 귀국해 서울에서 매력적인 젊은 여자와 또 한번 섹스할 기회가 주어졌지만 도저히 일을 치를 수가 없었다고 한다.
“여자들이 지닌 욕망의 현을 제대로 연주하지 못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꼈고 그 죄책감은 더 큰 두려움을 낳았어요.”
그는 고통스런 기억들을 지우기 위해 자신을 떠나버린 아내와 함께 했던 물건들을 처분했다고 한다. 이혼으로 인해 메말라가던 그의 마음과 육체를 치료한 사람이 지금의 아내였다고.
“옥사나와 정신적인 나이 차이는 느끼지 않아요. 내 나이는 열여덟 살에 멈춰버렸으니까요. 대신 육체적인 나이는 무시할 수 없죠. 속으론 어떨지 모르지만 아직까지 옥사나가 불만을 말한 적은 없어요. 우리나라도 여성들이 성적인 불만 등을 이유로 바람을 피워서 가정이 파탄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혼은 신중히 결정해야 할 문제죠. 옆집 풀밭이 푸르게 보여서 좋다고 떠나봐야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집 정원이 훨씬 좋다는 걸 알게 돼요. 그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어요.”

성욕은 부부가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동안 늘 고민해야 할 문제
인간은 고등동물이지만 식욕과 성욕 등 원초적인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는 그는 “결혼생활이 20∼30년 지속되다 보면 남편이나 아내가 아닌 ‘다른 동물’의 향기가 그립다는 게 부부사이에 가장 큰 문제”라며 “딱히 정해진 해법이 없어 부부가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동안 늘 고민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남자들은 대부분 자존심 때문에 아내가 다른 남자가 생겼다고 하면 어쩔 수 없이 보내줘요. 남자는 결혼생활 중에 여자를 만날 때 잠시 잠깐 쾌락의 도구로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여자는 사랑에 빠진다는 게 남자와 다른 점이에요. 다른 남자가 좋다고 떠난 여자들, 남편 떠나서 행복하게 살겠노라고 떠난 여자들 중에서 행복하게 사는 사람은 드물어요. 특히 아이를 두고 떠난 경우엔 더 말할 것도 없고요.”

스물두 살 연하 러시아 부인과 사는 가수 한대수 ‘우리 부부의 독특한 결혼생활 & 아내 누드 사진 공개’

한대수는 사진첩을 꺼내 아내의 누드 사진을 골랐다. 그리고 ‘여성동아’를 통해 아내의 누드를 공개하고 싶다고 했다. 누드를, 벗은 몸을 이상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념의 벽을 허물고 싶다는 이유였다. 다양성을 인정해야 사회와 문화가 발전할 수 있다는 소신도 덧붙였다.
“제 아내의 누드가 이상해 보이나요? 아름다운 여체일 뿐이에요. 산과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와 풍경 같은 예술적 소재일 뿐이죠. 아내의 벗은 몸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예술품을 함께 바라보면서 음미하고 싶어요. 그것뿐이에요.”
그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아름다운 한국 여성의 누드를 찍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서양에는 동양의 예술적인 누드가 보급되지 않은 상황이에요. 아름다운 우리나라 여인의 누드를 촬영해 외국에 소개하고 싶어요. 고소영씨나 전지현씨와 함께 작업하고 싶은데 그들이 허락하지 않겠죠?(웃음) 수많은 인파가 몰려 있는 도심 한복판이나 새벽에 차들이 쌩쌩 달리는 서울 강남대로 등에서 누드 촬영을 하고 싶어요. 구상은 다 끝났는데 아직 모델을 구하지 못했어요.”
한편, 그는 오는 6월18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리는 ‘한대수 대형 솔로 콘서트’를 준비 중이다. 전인권, 강산에, 이상은, 윤도현 등 후배들이 게스트로 참여해 선배 가수의 노래 열정을 응원해줄 거라고.
핵 물리학자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살아온 그는 뒤늦게 고국에 정착해 살고 있다. 한국에서 스물두 살 연하 아내 옥사나와 함께 단란하게 살아가는 그의 삶이 아름답게 꽃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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