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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이 남자의 성공 비결

토스트 하나로 연매출 1억원 신화 창조한 김석봉

■ 글·김유림 기자 ■ 사진·김형우 기자

입력 2005.01.03 17:07:00

서울 무교동 코오롱빌딩 앞에서 9년째 스낵카 ‘석봉토스트’를 운영하는 김석봉씨.
그는 빵을 굽기 시작한 지 3년 만에 연간 1억원을 버는 노점상 신화의 주인공이 되었다.
얼마전 중국 현지에도 직영 체인을 개설한 그가 밝힌 성공 비결.
토스트 하나로 연매출 1억원 신화 창조한 김석봉

김석봉씨(48)는 서울 무교동 일대에서 유명인사다. 아침마다 노릇하게 구운 토스트로 출근길 회사원들의 아침식사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벽 6시부터 오전 11시까지 김석봉씨가 하루에 굽는 토스트는 약 3백 개. 그는 다양한 메뉴와 고급 식재료 등 유명 음식점 못지않은 마케팅 전략으로 무교동 일대 회사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그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재료를 준비하고 6시쯤 자신의 0.8t 타우너 트럭을 몰고 나가 무교동 코오롱빌딩 앞에서 토스트 스낵카를 연다. 구수한 빵 굽는 냄새가 빌딩 숲에 가득 퍼지기 시작하면 많은 단골손님들이 차례차례 트럭 앞에 줄을 선다.
“많은 분들이 저에게 성공 비결을 묻는데 그건 토스트가 맛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들어 웰빙 열풍이 불고 있지만 전 이미 6년 전부터 웰빙을 실천하고 있어요. 장사 시작할 때부터 재료에 특별히 신경을 썼죠.”
석봉토스트에 들어가는 재료는 일반 토스트와 비교해 확실히 다르다. 그는 매일 신선한 야채를 구입해 집에서 깨끗이 씻고, 햄과 치즈도 최고급 제품을 사용한다. 달걀도 영양란만 고집하며 소스에 설탕과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는다. 커피물 역시 정수기로 걸러낸 깨끗한 물을 사용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맛의 비법은 그가 아침마다 손님들에게 건네는 밝은 미소와 인사다. 처음에는 웃는 게 익숙하지 않아 매일 거울을 보며 연습을 했다고 한다.
일주일 가운데 목요일, 금요일엔 주말 연휴를 한국에서 보내기 위해 찾아온 일본 손님들이 많아 토스트를 먹으려고 기다리는 줄이 더욱 길다고 한다. 메뉴판도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표기되어 있다.
그는 이런 손님들의 호응에 힘입어 연매출 1억원의 신화를 일궈냈고 15개 체인점과 중국 직영 체인점을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처음엔 부끄럽기도 했지만 ‘최고’가 되기로 마음먹어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탄탄대로를 걸은 것은 아니다. 전북 정읍 가난한 농사꾼 집안의 6남2녀 중 여섯 번째 아들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밖에 졸업하지 못했다. 자동차 정비소 견습공부터 과일행상, 공사장 막노동 등 몸으로 부딪치는 일 중 안 해본 것이 없을 정도였다고. 토스트 사업을 하기 전에는 웨딩사업을 하는 친구 밑에서 어린이 공연 파트를 맡아 아동병실이나 보육원을 다니며 공연을 했다. 그러던 중 IMF를 맞으면서 친구의 사업도 위기를 맞아 중단되었고, 그 역시 직업을 잃게 되었다.
“새로운 일을 구상하던 중 오전에 일하고 오후에는 봉사를 할 수 있는 직업이 없을까 하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떠오른 아이템이 바로 토스트 장사였죠. 아내와 함께 서울 시내 맛있다는 토스트 노점상은 거의 다 다녀봤어요. 하지만 막상 거리에 나와 일을 한다는 게 처음에는 쉽지 않았어요. 사람들의 시선이 부끄러워 처음엔 챙 넓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 옷도 허름한 작업복으로 입었죠.”
일을 하면서도 스스로에게 당당하지 못했던 그는 어느 날 빵을 굽던 중 아는 사람과 마주치게 됐다고 한다. 그가 모른 척 고개를 돌리자 상대방 역시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를 지나쳐 갔지만 몇 번이나 뒤를 돌아봤다고.
“그날 저녁 제 자신을 다시 한 번 돌아 봤어요. 아이들도 커가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새삼 들더군요. 이왕 하는 거 토스트 분야에서만큼은 최고가 되자고 결심했죠. 마음을 바꾸면서 옷도 호텔 주방장 옷으로 깨끗이 갈아입고 위생모자도 썼어요. 신기하게도 마음을 바꾸고 나니 일하는 게 즐겁더군요”

토스트 하나로 연매출 1억원 신화 창조한 김석봉

김석봉씨는 언제나 따뜻한 미소로 손님을 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성공 비결이라고 말한다.


인근상가 업주나 행인들의 신고로 여러 차례 단속에 걸려 벌금을 물기도 했던 그는 어느 날 즉결심판에 넘어가게 됐다고 한다. 재판장 앞에서 최후 진술을 할 기회를 얻은 그는 일단 자신의 노점이 불법이란 점을 인정한 뒤 자신이 만들어 파는 토스트는 무교동 5대 명물로 인정받고 있으며 일본의 여행 가이드북에도 올라와 있을 정도로 청결함과 뛰어난 맛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그의 진술을 들은 판사는 “그 마음 잃지 말고 더 열심히 일하라”며 벌금 8만원을 부과했다고 한다.
“그때가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었어요. 비록 불법 노점상이지만 ‘나도 이 사회에서 훌륭하게 쓰임받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더군요. 아이들에게도 더욱 당당한 아버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몹시 기뻤죠.”
아이들 역시 처음엔 남들이 아빠의 직업을 물으면 머뭇거렸지만 이제는 당당하게 얘기하고 방학 때면 같이 나와 일을 도와주기도 한다고.
현재 연 1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전셋집 신세를 면하지 못하는 상황. 번 돈의 상당 부분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당일 준비한 재료가 남으면 모두 구워 사직공원과 서소문공원 노숙자들에게 나눠준다. 또 오전 11시에 영업이 끝나면 오후에는 양로원과 고아원을 찾아가 토스트를 구워준다.
“장사가 없는 토요일에 짬이 나면 인형극 공연을 다녀요. 20대 초반부터 20년이 넘도록 제 생활에 활력을 심어주는 일이죠. 모든 걸 혼자 진행해야 하는 ‘나 홀로 인형극’은 힘이 들지만 그만큼 보람돼요.”
그는 훗날 아이들을 위한 대규모의 캠프장을 건설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약 20만 평의 대지에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참가할 수 있는 캠프장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대자연 속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며 인성교육도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다.
그는 이 목표를 ‘모닝비전’이라고 부른다. 아침마다 열심히 빵을 굽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중국과의 공동사업을 진행하면서도 수익금의 일부를 한국과 중국 아이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미리 책정해두었다고 한다.
열심히 땀 흘려 일한 대가를 아무런 조건 없이 남에게 베풀고 있는 김석봉씨. 그는 더욱 의미 있는 봉사를 실현하기 위해 오늘도 무교동 코오롱빌딩 앞에서 정성껏 토스트를 굽고 있다.

여성동아 2005년 1월 4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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