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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소문과 진실

‘스포츠 스타와 한강둔치 주차장에서 카섹스’ 무책임한 소문과 네티즌들의 추측으로 곤욕 치른 탤런트 B의 항변

■ 글·최호열 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04. 08. 10

주부 탤런트 B씨가 스포츠신문의 무분별한 이니셜 보도와 무책임한 네티즌들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 프로스포츠 톱스타 A씨와 한강둔치에서 카섹스를 벌였다는 소문의 주인공으로 그가 거론된 것. 잘못된 소문으로 인해 불면증을 앓는 등 고통에 시달리다 명예회복을 위해 법적대응까지 준비하고 있는 B씨의 사연을 취재했다.

‘스포츠 스타와 한강둔치 주차장에서 카섹스’ 무책임한 소문과 네티즌들의 추측으로 곤욕 치른 탤런트 B의 항변

2년 전 결혼과 함께 방송을 떠난 후 집안 살림을 꾸리던 탤런트 B씨가 최근 뜬금없는 소문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 한 스포츠신문에 ‘스포츠 스타 A씨가 유부녀 탤런트 B씨와 한강둔치에서 카섹스를 벌이다 적발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는 보도가 나가자 무책임한 네티즌들에 의해 카섹스의 주인공으로 그가 지목된 것.
신문엔 이니셜로 처리되었지만 네티즌들은 B씨가 ‘아직 신혼티를 벗지 않은 결혼 2년차 주부 탤런트’이고 ‘부부금실이 좋은 것으로 소문’이 났고 ‘카섹스 장소인 고급 BMW가 그의 소유’라는 기사 내용을 근거로 대상자를 압축, 3~4명의 실명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신문 기사는 “B씨는 지난달 초 초저녁 무렵 한강대교 인근 둔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과감하게 정사를 벌이다 마침 이곳을 지나던 한강순찰대 경비대에 의해 발각됐다. 이들이 애정행각을 벌인 곳은 한강순찰대 경비초소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데다 순찰대원들이 전용으로 사용하던 주차공간이어서 덜미가 잡히게 됐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순찰대원은 ‘평소 보지 못했던 고급 BMW 차량이 주차돼 있어 다가갔다가 정사에 몰두한 두 사람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황급히 초소 안으로 불려들어온 두 사람은 워낙 유명한 스타들이어서 금방 알아볼 수 있었다’면서 ‘두 사람이 무조건 잘못했다고 애원해 경범죄 스티커 발부 없이 그냥 돌려보냈다’고 덧붙였다. 이 차량은 여자 탤런트의 소유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두 사람의 부적절한 관계가 스포츠 및 연예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A씨는 혼기가 찬 총각 스타로 평소 연예인들과 두루 친분을 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B씨는 아직 신혼티를 벗지 않은 유부녀인 데다 부부금실이 좋은 것으로 소문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고 되어 있다.
기사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다른 스포츠신문에선 한걸음 더 나아가 B씨의 남편이 자신의 부인과 카섹스를 한 것으로 알려진 스포츠 스타 A씨에게 피해보상조로 10억원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소문은 더욱 확산되었다.
이에 B씨는 몇몇 스포츠신문을 통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해야 하는 해프닝을 벌이게 됐다. 통상적으로 뜬소문에 대해선 ‘나만 결백하면 그만’이라고 무시해 버리는 게 상책이지만 카섹스 소문은 사안이 워낙 치명적이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 계속 이름이 거론되는 것을 그대로 방치했다간 자칫 수습할 수 없는 지경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유부녀 탤런트와 스포츠 스타가 한강둔치에서 카섹스를 했다는) 사실 자체가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이번 소문으로 나뿐 아니라 몇몇 여자 연예인들이 인터넷과 소문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으로 안다. 나는 물론이고 거명되는 그 분들도 아닌 것으로 안다. 나뿐 아니라 결혼 초년이란 이유만으로 이름까지 거명되고 있는 모든 여자탤런트들은 피해자”라며 분개했다.

“내 이름이 거론된다는 소문 들었을 때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느낌”
그는 “소문의 상대인 A씨는 결혼 전인 4년 전 여자후배의 친구 생일파티 때 여러 명과 같이 한번 본 적이 있다. 후배 친구가 스포츠 선수들과 친분이 있어서 A씨도 왔는데 그때 잠깐 얼굴을 본 것뿐이다”고 밝혔다. 또한 카섹스 장소로 알려진 BMW 승용차에 대해서는 “BMW 중 어떤 차종인지 모르겠으나, 남편의 차가 고장 나 작년 말부터 내 차(BMW)를 남편이 타고 다닌다. 나는 최근 10kg 가까이 살이 불어 산에만 다니고 외출을 잘 안 한다. 꼭 외출할 일이 있으면 지하철을 타는데 얼마 전 동대문의 쇼핑센터에도 지하철을 타고 다녀왔다”고 했다.

‘스포츠 스타와 한강둔치 주차장에서 카섹스’ 무책임한 소문과 네티즌들의 추측으로 곤욕 치른 탤런트 B의 항변

하지만 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B씨는 음성을 변조하고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한 채 방송에 나와 잘못된 소문으로 인한 참담한 심경을 토로하기까지 했다.
지난 7월3일 SBS ‘세븐데이즈’에 출연한 그는 ‘이니셜’ 보도와 ‘무책임한 네티즌’에 대해 “우리 가정에 대한 테러, 사람을 땅바닥에 떨어뜨리는 행위”라며 울분을 토로했다. 그는 “어떻게 그런 상상을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나와 비슷한 이야기라도 나오면 이해를 하겠는데 전혀 사실과 다르니까 황당하다”고 억울한 심경을 밝혔다. 그는 “처음 기사를 봤을 때 웃었다. 그 기사와 관련해 내가 거론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세븐데이즈’에 따르면 취재진이 한강둔치 순찰대 사무소를 찾아 스포츠신문에서 언급한 카섹스를 목격한 순찰대원을 찾았지만 모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고 한다. 순찰대원들은 이번 뿐 아니라 지금까지 한강둔치에서 카섹스를 하다 걸린 연예인이 한 명도 없는데 왜 자꾸 그런 기사가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 또한 취재진은 기사에 나온 시각인 초저녁에 현장을 둘러보았지만 차들이 밀집해 있고, 사람들이 끊임없이 오가는 등 카섹스를 할 여건이 전혀 아니었다고 전했다.
원래 낙천적인 성격이었던 B씨는 이 사건을 겪고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그는 방송에서 “잠도 못 잘 정도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밖에 외출을 할 때면 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 같아 힘들다”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토로했다.
결국 그는 법적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고발대상은 자신의 이름을 인터넷에 처음으로 올린 사람, 인터넷에 음해성 글을 올린 사람과 사이트 운영자 등을 생각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관할 경찰서와 사이버 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를 통해 억울하게 훼손된 자신의 명예를 되찾겠다는 것이다.
사실, 서울 한강둔치 주차장에서의 카섹스 소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몇 년 전에도 주부 탤런트가 가수 L군과 카섹스를 벌이다 순찰대원에게 발각되어 망신을 당했다, 모 여자탤런트가 방송사 지하주차장에서 예능국 간부와 카섹스를 벌이다 경비원에게 들켜 망신당했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장소와 대상만 바뀌었지 이번 소문과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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