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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정과의 결별설로 마음고생 겪은 황승환

■ 글·김지영 기자 ■ 사진·김성남 기자

입력 2004.07.12 16:02:00

여장남자의 이미지를 벗고 KBS ‘개그콘서트’ 팀의 군기대장이자 맏형으로서 든든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는 황승환. 최근 연인 이선정과의 결별설이 불거져 곤욕을 치른 그가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은 일과 사랑 이야기.
이선정과의 결별설로 마음고생 겪은 황승환

‘황마담’ ‘승순이’ 등 여장남자로 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개그맨 황승환(33)이 KBS ‘개그콘서트’ 팀의 맏형 노릇을 똑소리나게 하고 있다.
“재작년에 인대가 끊어지는 사고를 당해 ‘개그콘서트’에서 나와 쉬고 있다가 SBS로 활동무대를 옮긴 동료들과 두달 동안 기획해서 만든 프로그램이 ‘웃찾사’예요. 하지만 동고동락하던 후배들과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게 싫어서 3주 출연하고 그만두었어요. 이후 6개월 동안 무작정 쉬었는데 KBS에서 ‘개그콘서트’ 2백회 특집을 맞아 다시 와달라고 하더라고요. 전체 분위기를 이끌 사람이 필요하다면서요. 개그맨들은 하나같이 개성이 강해서 통제를 하지 않으면 어디로 튈지 모르거든요(웃음).”
한 사람이 잘못하면 동기들이 단체 기합을 받는 게 개그맨들의 전통. 그는 지난 95년 KBS 대학개그제 4기로 연예계에 발을 들였는데, 당시는 지금보다 군기가 더 세 ‘줄빠따’를 때리는 선배도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운 좋게도 그는 단체 기합에서 제외될 때가 많았다. 선배들의 의상을 챙기는 역할을 그가 했기 때문에 방송에 차질을 빚지 않으려면 그를 빼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선배들은 사람 됨됨이와 인사성을 많이 보더라고요. 그래서 인사 잘 하고, 약속 시간 잘 지키고, 경우에 어긋나지 않게만 행동하면 혼날 일이 없어요. 대신 인기 있다고 목에 힘주고 다니면 죽음이죠. 저 역시 연예인이기 전에 사람이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후배들을 가르쳐요. 전에는 제가 직접 나서서 군기를 잡았지만 지금은 옥동자가 대신해요. 옥동자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고 의리도 있어서 제가 참 좋아하는 후배인데, ‘이런 일이 있다’고 일러주면 알아서 처리하더라고요.”

결별설은 이선정이 홧김에 한 말이 와전된 것
어릴 적부터 연예계를 동경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전혀 다른 세계인 설계학을 전공한 그는 개그맨이 된 후 남보다 두배는 더 노력해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각오로 매사에 임했다. 지난 2001년 ‘두번 재혼한 어머니로 인해 아버지가 세명’이라는 가족사를 당당히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그는, 개그맨들 중에는 가정환경이 불우한 사람이 의외로 많다고 한다. 그래서 가장 노릇을 하며 집안을 일으킨 경우도 적지 않다고.
“박성호는 병환중인 어머니 병원비를 다 대고, 박준형은 아버지 빚을 청산하고 어머니에게 집도 사드렸어요. 그게 모두 ‘개그콘서트’ 덕분이에요. 저 역시 ‘개그콘서트’가 없었다면 할머니 병원비를 대기가 쉽지 않았을 거예요.”
어머니를 대신해 그를 길러주신 외할머니는 벌써 2년째 병석에 누워 있다. 재작년 그가 밤업소에서 일하다 인대가 끊어진 날, 외할머니도 골반 뼈에 금이 가는 사고를 당해 지금까지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것.
“할머니는 병원에 다녀오는 길에 택시에서 내리다 그렇게 되셨는데, 노인이라 금간 데가 붙지 않더라고요. 수술을 했는데도 차도가 없었어요. 물리치료와 운동을 병행해야 빨리 회복되는데 기력이 달린다며 누워만 계시더니 결국은 다리를 못 쓰게 되셨어요. 오래 전부터 할머니를 외국 여행도 보내드리고 호강시켜드리고 싶었는데, 이제 그럴 능력이 되는데도 할머니 건강이 허락지 않으니까 안타까울 뿐이에요. 일부러 자주 찾아뵙지 않아요. 할머니를 뵙고 오면 후유증이 며칠씩 가니까 일을 못하겠더라고요. 대신 엄마와 누나들이 병석을 지키죠.”
어느덧 그의 나이도 서른셋. 탤런트 이선정(27)과 지난해 초부터 교제해온 그는 최근 불거져 나온 결별설과 달리 변함없는 사랑을 가꿔가고 있다고 한다. 일요일마다 이선정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경기도 퇴촌의 동치미 국수집에서 ‘서빙 데이트’를 하고, 매일 전화로 안부를 주고받는 것.
“결별 기사는 싸운 뒤에 선정이가 홧김에 한 말이 와전된 것일 뿐, 우리는 지금도 잘 만나고 있어요. 선정이에 대한 저의 감정도 변함이 없고요. 제가 선정이를 좋아하는 이유는 정말 솔직하고 가식이 없기 때문이에요. 잔머리를 쓰지 않고 진실하게 사람을 대하는 모습에 믿음이 가요. 또 제가 힘들어할 때는 따뜻한 조언과 격려로 옆에서 큰힘이 되어주죠.”

이선정과의 결별설로 마음고생 겪은 황승환

황승환은 이선정의 솔직하고 진실한 모습에 반했다고 한다.


그와 이선정은 5~6년 전부터 알고 지내다 지난해 초 자연스럽게 연인 사이로 발전, 본격적인 교제를 시작했다. 이선정에 대한 감정이 진지한 만큼 숨어서 사귀고 싶지 않았던 그는 처음부터 떳떳하게 데이트를 했다. 그래서 그가 이선정의 어머니 가게에서 일을 거드는 모습을 보고 교제 기사를 쓰겠다는 연락을 했을 때도 흔쾌히 수락했다. 그런데 교제 사실이 알려진 후 언론의 지나친 관심 때문에 오히려 불편할 때가 많았다고 한다.
“이제는 조용히 사귀다가 결혼하고 싶어요. 부모님도 그걸 바라시고요. 저뿐 아니라 선정이 일에도 지장을 줄 수 있지 않겠냐며 걱정을 하시더라고요.”
어느덧 결혼적령기에 이른 그는 당장이라도 결혼하고 싶다고 털어놓는다. 하지만 할머니도 아프시고, 그 자신도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아 서두를 생각은 없다고.
“29살이던 해의 마지막 날, 나이는 찼는데 일궈놓은 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니 참 괴롭더군요. 그런데 선배들 얘기가 35살이 되면 더하대요. 특히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는요. 그래서 그런 느낌을 가져보고 좀더 책임감이 생겼을 때 결혼하려고 해요. 제가 결혼에 신중을 기하는 건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 싶기 때문이에요.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가족간에 정이 돈독한 화목하고 단란한 가정 말이에요. 제 사전에 이혼은 없겠지만, 그렇다고 싸우지 않는 부부가 되기는 힘들 거예요. 싸우지 않는 부부는 서로 바람난 게 아닌가 싶어요(웃음).”

3년 후에는 공연 기획과 후배 양성에 힘쓰고 싶어
요즘 그는 ‘개그콘서트’의 신설 코너인 ‘미스터리 개그’와 ‘쇼! 행운열차’의 ‘어전회의’에 출연하며 걸걸하고 남자다운 모습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이전의 여장남자 이미지가 워낙 강해 그를 여전히 ‘황마담’이나 ‘승순이’로 보는 사람이 많다.
“한번 고정된 이미지는 쉽게 바뀌지 않아요. 하지만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갖지 않아요. 지금은 그저 주어진 역할에 충실할 뿐인데, 남자다운 모습에도 사람들이 웃어주니까 여장을 할 때보다 기분이 더 좋더라고요.”
그는 밤무대에 설 때 ‘황마담’으로 분장하는데, 여장이 너무 잘 어울리는 탓에 간혹 당혹스러운 상황이 벌어진다고 한다.
“한번은 춤을 추다 느낌이 심상치 않아서 내려다보니 만취한 아저씨가 손으로 더듬고 있더라고요. 또 남자후배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다니면 뒤에서 여학생들이 동성연애자인 것 같다며 수군거리기도 해요. 처음에는 언짢았지만 그만큼 연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더라고요.”
고교시절 공부도 잘 하고, 주먹도 센 ‘학교 짱’이었던 그는 원래 자타가 공인하는 터프가이. 그런데 여장남자 연기를 오래 하다 보니 목젖이 많이 들어갔다고 한다.
“목젖이 아무리 많이 나온 남자라도 계속 고음을 내면 목젖이 위로 올라가 자리를 잡기 때문에 들어간 것처럼 보인대요. 트랜스젠더들의 목젖이 들어간 것도 여성호르몬 주사를 많이 맞아서가 아니라 고음을 많이 내기 때문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니 목젖이 들어갔다고 해서 정체성까지 의심하시면 안 돼요(웃음).”
‘난타’의 기획자인 송승환처럼 우리 공연을 세계 만방에 알리고 싶다는 그는, 앞으로 3년 후에는 개그맨 생활을 접고 공연 기획과 매니지먼트 사업을 겸하면서 후배 양성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성동아 2004년 7월 4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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