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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12년 만에 다시 팬들 앞에 서다 g5d

글·구희언 기자 사진·이기욱 기자, 싸이더스HQ 제공

2014. 07. 25

국민 그룹 god가 완전체로 돌아왔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다시 돌아온 그들은 여전했고, 팬들도 늘 지켜오던 자리에서 그들을 맞았다. 그 화제와 감동의 순간을 함께했다.

12년 만에 다시 팬들 앞에 서다 g5d
‘세상엔 우리들만큼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지금도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있을 그 친구들에게 이 노래를 바칩니다. 모여라 얘들아.’ (god ‘하늘색 약속’ 중)

원조 아이돌 그룹 god가 12년 만에 다시 뭉쳤다. god는 7월 12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god 15th Anniversary Reunion Concert’를 시작으로 전국 투어 콘서트에 나선다. 1999년 데뷔 후 ‘국민 그룹’으로 불릴 정도의 인기를 구가하던 god는 2002년 윤계상(36)의 탈퇴 이후 2005년 6집부터 박준형(46), 데니안(36), 손호영(34), 김태우(33) 4인조로 활동을 이어가다 잠정 해체된 상태였다.

god는 콘서트 예매일에 단시간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전설의 건재함’을 보여줬다.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10만 장까지 앨범 선주문을 받으며 저력을 과시한 그들은 나이만 먹었을 뿐 여전했다. 이날 공연장은 ‘완전체 god’를 보러 전국 각지에서 모인 팬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12년 전 하늘색 풍선과 우비 차림으로 god 1백 회 공연을 찾은 중고생 팬들은 이제 직장인, 아이 엄마가 돼 다시 공연장을 찾았다. 공연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god 다섯 남자를 만났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12년 만에 다시 팬들 앞에 서다 g5d

콘서트 당일 불거진 졸피뎀 투약 의혹 기사 때문에 마음고생을 한 손호영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한 외모로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공연 직전 윤계상이 뇌수막염으로 병원 신세를 지고, 콘서트 당일에는 손호영의 졸피뎀 복용 혐의에 대한 기사가 터져 공연이 진행될 수 있을까 우려도 있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손호영은 “일단 심려 끼쳐드려서 죄송하다. 좋은 방향으로 잘 마무리되고 있다. 아무 문제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섯 명이 각자의 길을 열심히 가다가 다시 만나게 됐습니다. 전 지금까지 god로 데뷔하기 전 일산 숙소에서 연습하던 시절이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했는데 마음이 바뀌었어요. 요즘이 가장 행복하고, 이 행복을 오래 유지하고 싶습니다.”(데니안)

“미국에서 활동하다 허리 부상을 입어 재활 치료를 받는 동안에도 항상 동생들 한 명 한 명을 인터넷으로 검색하곤 했어요. 예전 god 영상도 많이 보고, 동생들과 SNS로 계속 연락하다 이렇게 뭉쳐서 정말 반갑고 신기하네요. 솔직히 많이 떨려요.”(박준형)

“공연을 하고 앨범을 내는 게 저나 호영이 형에게는 익숙한 일이지만 다른 형들에겐 오랜만의 작업이라 연습을 많이 했어요. 결과물로 좋은 앨범이 나온 것 같고, 오늘 공연도 완벽을 추구하며 준비했어요.”(김태우)

멤버들이 작정하고 망가지며 혼신의 연기를 보인 신곡 ‘Saturday Night’의 뮤직비디오도 화제였다. 코믹한 아이디어는 전성기 때도 유머러스했던 윤계상이 낸 것이라고 했다.

“멤버들이 서로 의견을 조율한 끝에 스토리를 정했어요. 연기한다는 생각으로 했고요. 같이 있으면 편하니 자연스럽게 함께 놀 때 하던 것들이 나오더라고요. 재밌었어요.”(윤계상)

“뮤직비디오 콘셉트를 정하고 계상이 형을 많이 걱정했어요. 그동안 쌓아놓은 이미지가 무겁고 중후했으니까요. 그런데 형이 보더니 ‘이렇게 해서 웃기겠냐’며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제안했죠. 저희도 뭐에 씌었는지 끝까지 망가져보자는 마음으로 찍었어요.”(김태우)

“서로 웃기게 촬영하려고 저나 호영이, 계상이가 되게 노력했는데 태우가 가발 하나 쓰니까 바로 지더라고요.”(데니안)

“저는 분장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가발만 썼죠(웃음).”(김태우)

어느덧 두 아이 아빠에 소울샵엔터테인먼트 대표로 성장했지만 다섯 남자 사이에서 영원한 막내인 김태우는 “기자들 가운데도 god 팬 출신들이 있다고 들었다. 반갑다 얘들아~”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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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언제나처럼 그 자리에서 god를 기다리던 팬들이 ‘돌아와줘서 고맙다’며 god에게 화답하고 있다. 2 설레는 마음으로 하늘색 풍선을 들고 오랜만에 우비를 꺼내 입은 팬들의 모습. 3 4 오프닝 영상을 숨죽여 지켜보는 팬들. 이날 현장에는 슈퍼주니어 은혁·강인, 아이유, 윤계상의 연인 이하늬 등 스타 팬들도 참석해 콘서트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12년 만에 다시 팬들 앞에 서다 g5d

7월 12일 첫 공연에는 1만4천여 명의 팬들이 운집했다. 손을 높이 들어 팬들의 함성에 화답하는 god.

멤버들은 각자 다른 소속사에 속해 있다. 개인 활동을 하다 보면 스케줄을 조율하고 연습하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모인 결정적 계기가 뭘까. 김태우는 “멤버들도 팬들처럼 그때를 많이 추억했던 것 같다”고 했다.

“서로의 마음과 의견, 생각이 맞춰진 게 지금 같아요. 마침 올해가 데뷔 15주년으로 기념할 만한 해여서 더 좋았죠. 멤버 중 하나라도 상황적, 심적으로 불편하거나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뭉치는 걸) 하지 말자고 했어요.”(김태우)

“다섯 명이 공연하고 노래하자고 얘기한 뒤로 멤버들 모두 예전만큼 사랑과 관심을 받을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을 거예요. 저도 많이 걱정했는데, 음원이 나오고 많이 사랑해주시고 공연도 많이 보러 와주셔서…. 저희가 뭉친 뒤로 이 자리가 첫 공식 석상인데 기자님들이 이렇게 많이 오신 것도 처음 봤어요. 이제야 실감이 나는 것 같아요. ‘아, 우리가 그래도 지금까지 잘해왔구나.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해요.”(데니안)

“요즘 정말 많이 행복해요. 너무 행복하면 그런 기분 들잖아요. 이 행복이 갑자기 없어질 것 같고…. 그래서 요즘은 행복하면서도 불안해하고 있어요. 오래오래 이 행복감을 유지하면 좋겠습니다.”(손호영)

12년 만에 다시 팬들 앞에 서다 g5d

이날 god 멤버들은 어제 헤어졌다 오늘 만난 사람들처럼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특히 김태우와 손호영의 향상된 보컬 실력과 랩을 하나도 잊지 않고 완벽하게 읊은 데니안이 돋보였다. 공연 말미에는 윤계상이 멤버들에게 보내는 영상 편지를 공개했고, 공연장은 울음 바다가 됐다.

god라는 이름, 앞으로도 지키겠다 약속

콘서트에서 이들은 ‘왕년’만큼의 에너지를 보여줄 수 있을까. 맏형 박준형은 “그 부분은 제가 말씀드리겠다”며 마이크를 잡았다.

“멤버들 모두 몸은 안 힘들어요. 머리가 힘들더라고요. (가사와 안무를) 기억하는 거. 머리와 몸의 싸움이지, 20대 때와 똑같이 달릴 수 있습니다.”

‘국민 그룹’과 후배 아이돌 그룹과의 차별성에 대해 묻자 손호영은 “쑥스럽기도 하고 영광스럽기도 하다”며 운을 떼었다.

“다른 점은 잘 모르겠지만, 저희끼리 모여 있을 때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우리는 만들어진 작품이 아니라, 다섯 명의 형제가 모여 있는 느낌이라 그런 느낌이 잘 배어나와 음악으로 전달된 게 아닐까 하고요.”(손호영)

“후배들의 퍼포먼스나 노래를 보면 팬의 입장에서도 정말 자랑스러워요. 그 친구들이 한류를 만든 거잖아요. 저희 활동 당시에는 한류가 없었거든요. 한류를 만들었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면 좋겠어요. 저희와 요즘 아이돌이 다른 점은, 노래? god의 노래가 좀 더 부르기 쉽고 편하게 다가갈 수 있지 않나 싶어요.”(데니안)

“다양한 연령층이 god를 좋아했고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할 수 있었던 이유가 노래에 저희의 삶 자체가 녹아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멤버 간 나이 차도 10년 이상 나고, 그 안에서 아빠와 엄마, 아들 역할이 자연스레 생기면서 그런 감정이 god 안에 다 녹아들어 많은 분에게 사랑받은 것 같아요. ‘멋있고 예쁘게 보여야지’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느낌이 살아 있다는 점은 다른 그룹이 흉내 낼 수 없는 god만의 색깔이죠.”(김태우)

멤버들만큼이나 팬들도 원해왔던 god의 재결합. 데니안은 “앨범 작업을 계속하고 싶다”는 말로 이것이 끝이 아님을 암시했다.

“저희가 이렇게 모이기까지 쉽지 않았잖아요. 많은 분의 관심과 사랑을 받은 만큼, 여기서 확답을 드릴 수는 없겠지만 다섯 명이 앞으로도 함께 모여서 뭔가를 할 수 있는 시간들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면 참 좋을 것 같아요.”(데니안)

“이번 앨범이 ‘추억 팔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런 생각으로 뭉친 건 절대 아니에요.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조율하고 얘기해서 이뤄냈기에 헤어짐이 다시 있기란 불가능할 것 같아요. 개인 활동도 하면서 god라는 이름을 지키려 노력하겠습니다.”(윤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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