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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wannabe star

‘국민 타자’ 이승엽 아내 이송정

어린 신부에서 내조의 여왕으로

기획·김유림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2013. 01. 07

2012년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며 일본에서 돌아온 뒤 다시 한 번 존재 가치를 입증한 야구 선수 이승엽. ‘국민 타자’ 곁에는 10년 동안 한결같이 남편을 뒷바라지해온 아내 이송정이 있다. 스물한 살에 결혼해 듬직한 두 아들의 엄마가 됐지만 여전히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이송정. 그는 어떻게 대한민국 여성의 ‘워너비’가 됐을까.

‘국민 타자’ 이승엽 아내 이송정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라는 광고 카피가 유행한 적이 있다. 아내의 내조가 남편을 얼마나 바꿔놓을 수 있는지를 표현한 말이다. 최근에는 이와 비슷한 뉘앙스로 ‘내조의 여왕’이란 수식어가 자주 쓰인다. 그만큼 예나 지금이나 현명한 아내의 상으로 ‘내조’를 빼놓을 수 없다. 그렇다고 내조가 ‘살림의 고수’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배우자에게 좋은 에너지를 불어넣어주고 존재 이유만으로도 힘이 나는, 그런 아내야말로 진정한 내조의 여왕이 아닐까.
2012년 한국 야구계에 새로운 역사를 쓴 이승엽(37) 선수의 아내 이송정(31) 역시 많은 여성들의 워너비로 손색이 없다. 2011년 12월, 8년간의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한 이승엽은 2012년 친정 삼성에 입단해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끌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데 이어, 2012 팔도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도 최고의 지명 타자로 뽑히면서 최다 수상(8회)을 기록했다. 이로써 연봉도 10억원대로 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그는 한화 김태균 선수에 이어 연봉 랭킹 2위다.
하지만 그가 한국 무대로 돌아왔을 때만 해도 그의 미래는 물음표였다. 그가 일본에서 활동하는 동안 한국 야구는 눈부시게 성장했고, 아무리 왕년에 잘나가던 이승엽이라 해도 전성기를 지난 나이에 다시 한국 무대에 얼마나 잘 적응할지 미지수였던 것.
옆에서 그를 바라보는 가족의 마음도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승엽은 보란 듯이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성적을 뽑아냈다. 이처럼 그가 초심을 잃지 않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데는 10년 동안 묵묵히 그의 곁을 지켜준 아내 이송정의 존재가 큰 역할을 했다.
실제로 이송정은 일본에서도 남편만큼이나 유명 스타였다. 남편을 응원하러 야구장을 찾으면 늘 연예인 뺨치는 빼어난 미모가 카메라에 잡혔다. 일본 언론에서는 ‘지우히메(최지우)보다 예쁘다’며 이송정에게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그가 한국에서 모델 활동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각종 인터뷰와 토크쇼 출연 섭외가 줄을 이었다.

“철없던 시절 덜컥 결혼 결심, 그래도 후회 없어”

‘국민 타자’ 이승엽 아내 이송정


여성동아가 신년호부터 새로 마련한 ‘워너비’ 섹션의 첫 회 주인공은 ‘내조의 여왕’ 이송정이었다. 이를 위해 이송정은 가족 여행까지 미뤄가면서 인터뷰와 화보 촬영에 응했다. 그는 과거 모델로 활동한 경력을 십분 발휘해 섬세하면서도 시원스러운 포즈를 선보였다.
요즘 그는 남편의 좋은 성적으로 오랜만에 마음 놓고 행복을 만끽 중이다. 시즌 중에는 하루하루를 마음 졸이며 살아야 하기에 잠깐이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고 긴장을 풀 수 있는 요즘이 그에게는 휴가나 다름없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남편이 잘해줘서 정말 고맙고 자랑스러워요. 그동안 남편이 마음고생한 거에 비하면 저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남편은 워낙 속마음을 표현하는 성격이 아니지만, 아마도 일본에서 돌아온 뒤 많이 불안했을 거예요. 팀과 팬들의 기대가 컸고, 또 전 시즌에서 삼성이 워낙 강팀으로 우승을 해서 혹시라도 누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부담감이 컸죠. 가끔 경기 중 성적이 좋지 않으면 말수가 적어지고 혼자 끙끙 앓기도 했는데, 그럴 때 제가 해줄 수 있는 건 별로 없었어요. 집에서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해주는 것밖에는요. 그럼에도 워낙 정신력이 강한 사람이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2001년 이송정이 고등학교 3학년이었을 때 고(故) 앙드레 김 패션쇼에서 스포츠 스타와 전문 모델로 만난 두 사람은 1년 열애 끝에 2002년 결혼했다. 당시 이송정은 중앙대 연극학과 1학년, 그야말로 풋풋한 신입생이었다. 친정 부모는 졸업할 때까지만 기다렸다가 결혼하라고 수차례 말렸지만 당시 이송정은 그런 부모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
“어려서 철이 없었던 것 같아요(웃음). 또 남편이 미국에서 활동하게 될지 모른다면서 결혼해 같이 가자고 해서, 크게 고민하지 않고 결혼을 결심했죠.”
연예 활동을 시작하지도 못한 채 꿈을 접어야 했던 게 아쉽지 않을까 싶은데, 그는 “연예인으로서의 미련보다는 어린 시절 제 또래 여자들이 경험하는 것들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 게 많이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제가 유명한 연예인도 아니었고, 연예 쪽으로 특별히 끼가 있었던 것도 아니어서 그런 부분에 대한 아쉬움은 없어요. 단지 결혼 전 혼자만의 추억이 많지 않다는 건 무척 서운하죠. 특히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는 캠퍼스 생활을 누리지 못했잖아요. 물론 인터넷 강의로 학교 수업을 들었고 일본에서 저희 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은 니혼대에 1년 반 정도 다녀 졸업도 했지만, 그 나이 때 누릴 수 있는 특권을 누리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늘 있어요. 그래서 제 아이들만큼은 일찍 결혼시키지 않을 거예요(웃음).”



롤러코스터와 같던 일본 생활
이승엽은 이송정과 결혼한 그해 삼성을 사상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챔피언 자리에 올려놓은 뒤 2004년 일본 지바 롯데로 옮겨갔다. 그때부터 이들 부부의 일본 생활이 시작됐다. 이승엽은 일본 진출 첫해 부진한 성적으로 2군 추락의 수모를 겪기도 했지만, 2005년 첫째 은혁이를 얻고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팀을 옮기면서 다시 좋은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경기에서 통산 4백 호 홈런을 터뜨려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선수 생활에 영원함이란 없다. 이승엽은 2011년 8년간의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영구 귀국하기까지 숱한 롤러코스터를 경험했다. 마지막에 몸담고 있던 오릭스 구단에서는 성적 부진으로 2군으로 밀려났을 뿐 아니라 손가락, 어깨, 무릎 부상으로 마음껏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이승엽은 힘겨웠던 타국 생활을 정리하고 고국으로 돌아왔다.

‘국민 타자’ 이승엽 아내 이송정


이송정 역시 일본 생활이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아무도 없는 타지에서, 더욱이 훈련 때문에 집을 자주 비우는 남편을 대신해 혼자 두 아들을 돌본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는 “한편 아이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 생활을 견뎌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일본에 살면서 두 아들이 태어났다는 게 가장 의미가 있지 않나 싶어요. 힘든 생활을 거쳤지만 그랬기 때문에 아내로서 좀 더 성숙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한국에 있을 때는 남편이 야구를 잘하는 걸 당연히 여겼는데 일본에 가서 성적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힘들어 하는 남편을 보면서 어떤 불평도 늘어놓지 못하겠더라고요. 남편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아니까 아이 키우느라 힘든 거, 외로운 걸로 투정을 부릴 수가 없었죠. 특히 큰아이를 낳고 철이 든 것 같아요. 예전에는 미처 몰랐는데, 아이는 엄마가 하는 대로 따라 하더라고요. 그걸 느낀 순간부터 아이를 위해서라도 경솔하게 행동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승엽의 아내’라는 타이틀이 주는 부담감도 만만치 않다. 남편에게 좋은 일이 있을 때는 지금처럼 영광을 함께 누리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비난의 화살이 당사자인 이승엽보다 오히려 그에게 꽂힐 때가 많다. 실제로 운동선수들의 성적이 부진하면 사람들은 그 탓을 가정 문제로 돌리곤 한다.
“흔히들 생각하는 운동선수 아내의 상이 있잖아요. 거기에 부응해야 한다는 게 처음에는 쉽지 않았어요. 조금만 실수해도 금세 실망감을 표현하는 팬들도 있더라고요. 실제로 남편의 운동 선배 중 한 분이 제게 ‘요즘 집안에 무슨 일 있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모르는 사람들이 그렇게 말할 때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다가 야구 관계자가 직접 말씀하시니까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웃음). 앞으로 내가 처신을 더 잘해야겠구나 하고 반성했죠. 이런 부분은 남편이 야구를 계속하는 한 평생 짊어지고 갈 저만의 짐이라고 생각해요.”
남편은 경상도 남자지만 아내인 그보다 애교가 많다고 한다.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거나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즐겨 하진 않아도 유머 감각이 뛰어나 늘 그를 웃게 만든다고. 이송정은 “남편보다 내가 더 무뚝뚝한 성격이라 남편이 무뚝뚝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가정적이라는 점만으로도 감사하다”며 웃었다.
부부 싸움에 얽힌 일화는 없는지 궁금해하자 그는 방송인 김제동과의 남다른 우정을 들려줬다. 이승엽의 ‘절친’으로 알려진 김제동은 이송정이 남편과 싸우고 전화로 하소연을 하면 다음 날 바로 비행기를 타고 일본으로 와줬다고 한다. 이송정은 “그때는 내가 어려서 고맙다는 표현도 제대로 못했다. 대단한 일도 아니었는데 제동 오빠한테 일러바치기 급급했다”며 웃었다.
“남편이 운동에 집중하지 못하고 지인들과 어울릴 때가 자주 있었어요. 제 생각에는 남편이 잘못했는데, 제 말을 듣지 않으니 어디 하소연할 데가 없더라고요. 그런데 제동 오빠가 다녀가면 거짓말처럼 남편이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어요. 지금 생각해도 정말 고맙죠.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하소연할 일도 없어요(웃음).”

딸 원해 셋째 욕심, ‘나만의 삶’은 10년 뒤에나

‘국민 타자’ 이승엽 아내 이송정


평소 이송정은 무서운 엄마 축에 속한다고 한다. 두 아들에게 아빠 몫까지 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엄한 엄마가 됐다고. 먹는 것도 까다로운 편이다. 일본에서부터 모든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는 그는 아이들 건강을 생각해 채소 위주의 식단을 차린다. 어려서부터 식습관을 잘 들여서인지 두 아들 은혁(9), 은엽(3)은 감기도 잘 걸리지 않고 또래에 비해 발육 상태도 좋다. 그는 “아이들이 채소를 즐겨 먹는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며 수줍게 웃었다.
“어려서부터 간식으로 브로콜리, 파프리카 등 채소를 줬어요. 일본에 있을 때 큰아이 유치원에서 ‘스낵타임’이 있었는데, 나중에 선생님이 찍어준 사진을 보니까 도시락 통에 채소를 싸온 아이는 저희 아들밖에 없더라고요(웃음). 그걸 아무런 불평 없이 다 먹은 아이가 기특했어요. 밥도 흰쌀밥보다 오곡밥을 더 좋아해요. 아직은 아이들이 어려서 공부보다는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쓰려고 해요.”
곧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은혁이는 외모며 성격까지 아빠를 쏙 빼닮았고, 18개월 된 은엽은 마냥 귀엽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끔찍하기로 유명한 이승엽은 요즘 ‘시즌이 끝나면 매일 아침 등교를 시켜주겠다’는 큰아들과의 약속을 성실히 이행 중이다. 이송정은 “새벽에 아무리 늦게 들어와도 아침 7시면 일어나서 은혁이를 학교에 데려다준다. 자기가 할 일은 알아서 하기 때문에 아무리 귀가 시간이 늦어도 잔소리를 할 수 없다”며 웃었다. 그럼에도 그는 한 가지 이승엽에게 아빠로서 바라는 게 있다고 했다.
“앞으로는 큰아이와 속 깊은 대화도 많이 나누면 좋겠어요. 아이가 학년이 올라가면 학교생활이나 친구 관계 등 엄마보다 아빠에게 말하기 편한 부분들이 있잖아요. 남편이 아이들과 떨어져 있더라도 아이한테 일어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워낙 성실함이 몸에 배어 있는 사람이라 이 또한 잘할 거라고 생각해요.”
이승엽·이송정 부부는 조만간 셋째를 가질 생각이다. 이왕이면 딸이기를 바란다는 이송정은 “둘째를 키워보니까 ‘왜 진작 낳지 않았나’ 후회될 정도로 아이가 예쁘다. 나중에 아이들이 컸을 때를 생각하면 일찍 결혼하길 잘한 것 같다”며 웃었다.
어린 나이에 결혼해 남편 내조와 아이들 뒷바라지로 20대를 보낸 이송정은 “아이들을 어느 정도 키운 뒤에는 온전히 나만을 위한 삶도 살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에효, 셋째까지 키우려면 앞으로 10년 동안은 힘들지 않겠냐”며 웃었다. 새해 소망을 묻는 질문에도 그는 역시나 남편과 아이들을 먼저 꼽는다.
“남편이 지난 시즌처럼 부상 없이 경기를 잘 치르면 좋겠고, 아이들도 건강하게만 자라주면 좋겠어요. 한국에 돌아와서 모든 것이 잘 풀리는 것 같아 기분 좋아요. 올해 저희 가족뿐만 아니라 모든 가정에 좋은 일 많이 생기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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