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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스타 건강학

송옥숙의 자기관리법 & 늦둥이 딸 키우는 이야기

“아이와 어울려 마음껏 수영하고 무공해 과일 따먹다 보니 절로 건강관리가 되네요”

글·김명희 기자 / 사진·박해윤 기자

2005. 09. 06

SBS 드라마 ’패션 70s‘에서 “소름이 돋을 정도로 완벽한 연기를 해냈다”는 평가를 받은 송옥숙. 극중 인물에 철저히 몰입하는 연기자로 정평이 난 그도 마흔이 넘어 얻은 딸 앞에서는 한없이 따뜻하고 너그럽다. 딸을 위해서라도 건강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는 그에게 자기관리 노하우, 사랑하는 가족, 그리고 연기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송옥숙의 자기관리법 & 늦둥이 딸 키우는 이야기

막바지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8월 중순 인천 연안부두 알파잠수기술공사에서 탤런트 송옥숙(46)을 만났다. 알파잠수는 송옥숙의 남편 이종인씨(51)가 운영하는 해양 선박 인양 및 수리, 인명구조 전문회사.
컨테이너 박스를 연결한 사무실 옆에는 작은 수영장과 바다에 접한 정원이 딸려 있다. 송옥숙은 사무실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수영복(보디수트)으로 갈아입고 딸 창선이(6)의 손을 잡고 풀장으로 뛰어들었다. 송옥숙 모녀는 마치 한 쌍의 인어처럼 물속을 자유롭게 헤엄쳤다.

Health & Beauty Secret ”늘 현미밥, 된장찌개 먹고 틈틈이 잠자며 피고 풀어요”
수영장은 가로 4m 세로 8m의 작은 규모지만 깊이는 4.3m에 달한다. 2.5m 정도 깊이의 일반 수영장과는 달리 잠수용으로 특별히 제작했기 때문. 바닷물을 끌어들여 여과장치를 거친 풀장의 물은 바닥이 환하게 내려다보일 정도로 맑았다.
“제 건강비결은 시간이 날 때마다 이 풀장에서 창선이랑 수영을 하는 거예요. 한동안 촬영 스케줄이 너무 바빠 수영장에 나오지 못했는데 그동안 선이 수영 실력이 부쩍 늘었네요. 이제는 저보다 선이가 수영을 더 잘하는 것 같아요.”
그의 말처럼 창선이는 겁도 없이 깊은 물속으로 뛰어들어 잠수로 헤엄쳐간다. 입에서 물을 잔뜩 뿜어낸 창선이는 엄마를 향해 ‘빨리 들어오라’고 손짓을 한다.
송옥숙은 MBC 탤런트 공채시험에 합격한 80년부터 수영을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수영보다 먼저 잠수와 인연을 맺었다.
“연기를 하려면 뭐든지 잘 해야 할 것 같아서 공채시험에 합격하자마자 수영을 배우기로 마음먹었어요. 그런데 수영을 배우려면 물과 친해져야 할 것 같아 잠수를 먼저 시작했죠. 덕분에 수영은 저절로 배우게 됐어요.”
송옥숙의 자기관리법 & 늦둥이 딸 키우는 이야기


물과 친숙한 환경에서 자란 덕분에 창선이는 물속에서도 땅 위를 걷는 것만큼 자유롭다.
“선이가 다섯 살때부터 수영을 시켰어요. 수영을 배운 지 이제 겨우 10개월째인데 배영, 접영, 잠수 실력이 모두 저보다 나은 것 같아요. 수영은 특히 아이 발육에 도움이 되고 피부에도 좋은 것 같아요.”
그와 창선이는 수영을 하다 지치면 뒤뜰 정원으로 나와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일광욕을 즐긴다. 바다와 맞닿아 있는 정원에는 복숭아 무화과 대추 포도 자두 방울토마토 등이 한 아름씩 열려 있다. 어른 주먹만한 복숭아를 집어든 그는 “선이를 낳은 해에 남편이 묘목을 사다가 조금씩 심었는데 벌써 이렇게 많이 컸어요. 올해는 유난히 작황이 좋네요. 봄에는 앵두가 많이 열려서 주변에 나눠주기도 했어요. 포도나 무화과가 익을 때쯤 다시 한번 놀러오세요”라고 말한다.
“우리집 식구들은 따로 건강을 관리할 것도 없어요. 수영장에서 한참 놀다가 나와서 이렇게 농약 안 치고 재배한 무공해 과일을 잔뜩 따 먹거든요. 바람 선선한 저녁이 되면 바비큐 파티도 해요.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건강은 절로 얻어지는 게 아닌가 싶어요.”

송옥숙의 자기관리법 & 늦둥이 딸 키우는 이야기


토속적인 음식을 좋아하는 그는 식탁에 늘 잡곡밥과 된장찌개를 올린다.
“우리 집은 흰쌀이 거의 섞이지 않은 현미밥을 주로 먹어요. 선이도 어려서부터 습관이 돼서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이는데 오히려 남편이 좀 불만이 있는 것 같아요(웃음). 남편은 고기나 단 음식을 좋아하거든요. 결혼해서 그렇게 고쳐보려고 했는데도 쉽지 않네요. 그래도 건강 하나는 타고나 큰 걱정은 안 해요.”
남편, 아이와 달리 송옥숙은 잔병치레가 많은 편이다. 지금은 간이 좋지 않아 쉽게 피로를 느껴 시간 나는 대로 틈틈이 자는 것으로 피로를 푼다고 한다.
“저는 ‘밥 먹을래?’ ‘잠 잘래?’ 하고 물어보면 잠을 선택할 정도로 ‘잠순이’예요. 잠을 충분히 자면 바로바로 피로가 풀리니까 깨 있는 동안에는 일에 더 집중할 수 있어요.”



Sweet Home “늦둥이 딸, 자상한 남편과 살며 진정한 행복의 의미 깨닫고 있어요”
송옥숙 부부는 딸 창선이를 ‘선’이라고 부른다. 창선이는 송옥숙이 마흔을 넘어 어렵게 얻은 아이다.
“마흔하나에 아이를 얻었으니 그야말로 ‘유 아 마이 선샤인(You are my sunshine 당신은 나의 태양)’이죠. 그런데 나이 많은 부모라 확실히 체력이 달려요. 집에서 쉴 수 있는 2~3시간을 아이와 함께 놀아주다 보면 정말 맥이 다 풀려요. 아이가 생기면서 스케줄의 제약도 많고요. 아이는 절대로 거저 크는 게 아닌가봅니다.”
비록 노산이었지만 그는 창선이를 가진 막달까지 수영을 할 정도로 건강한 임신부였다. 때문에 자연분만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창선이를 낳은 이후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졌다고 한다. 그는 “되도록이면 오랫동안 모유수유를 하고 싶었는데 몸이 안 따라줘서 한 달밖에 못했어요”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사실 그는 둘째를 가지고 싶은 욕심도 없지는 않았다고 털어놓는다.
“선이를 낳고 나서 한동안은 너무 힘들어서 피했는데 그 다음에는 아이를 가지려고 해도 잘 안되더라고요. 선이 하나로 감사하면서 살기로 했어요.”
늦게 얻은 아이인 만큼 건강하고 똑똑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이 절실하다. 때문에 여느 엄마들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조기 교육에 매달려 보기도 했는데 별로 소용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다행히 창선이는 영어와 친숙한 환경에서 자라 또래보다 영어 실력이 뛰어나다. 하와이 이민 경험이 있는 송옥숙은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고 직업상 외국인을 많이 만나야 하는 남편 역시 영어 실력이 송옥숙 못지않은 것. 영어를 얼마나 잘 하느냐고 묻자 창선은 유창한 발음으로 “a little bit(조금)”이라고 답한다. 송옥숙은 “저도 그렇고 선이도 그렇고 귀가 좋은 편이에요. 일단 남보다 잘 들으니까 발음이 좋을 수밖에 없죠. 선이는 사실 영어 실력은 별론데 발음이 좋아서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거예요”라고 겸손해했다.
“영어 교육을 위해서는 아이를 학원에 보내는 것보다 영어와 친숙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경우 저도 외국 생활을 했고 남편도 외국인 친구들이 많아 일상적으로 영어를 사용해 아이가 외국어를 두려워하지 않죠.”
창선이는 가만히 앉아서 무엇을 하기보다는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송옥숙은 “악기를 하나 가르치고 싶어서 ‘창선아, 너 피아노 한번 배워볼래?’ 했더니 ‘피아노는 싫어, 태권도 배울래’ 하더라고요. 일단은 아이가 원하는 것 위주로 해주기로 했어요”라고 한다.
아이로 인해 새로운 행복을 알아간다는 송옥숙은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한순간이라도 놓치고 싶지 않다고 한다.
“어느 날 아이에게 ‘선아, 너는 이 다음에 예쁘게 커야 해’라고 말했더니 선이가 ‘그래, 엄마도 예쁘게 늙어요’라고 말을 하더라고요. 벌써 이렇게 컸다고 생각하니 대견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그래요.”
송옥숙과 남편 이종인씨는 각각 한 번의 실패를 겪고 99년 재혼했다. 그는 “98년 이혼 후 ‘다시 실패하면 어떻게 하나’라는 두려움 때문에 결혼을 하기가 망설여졌는데 남편의 자상하고 든든한 모습, 무엇보다 자기 일에 충실한 모습을 보면서 이 사람을 만난 것이 큰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송옥숙의 자기관리법 & 늦둥이 딸 키우는 이야기

조선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인 이씨는 무뚝뚝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가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자상한 남편이라고 한다. 인터뷰와 사진 촬영 중에도 그는 아내와 아이 사이를 부지런히 오가며 옷(보디수트)을 입혀주고 포즈를 잡아주는 자상한 모습을 보였다.
“사실 남편은 보수적인 사람이었어요. 여자는 집에서 살림만 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저를 만나서 많이 변했어요. 제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많이 지원해주는 편이에요.”
잠수전문가인 이종인씨는 연예계에서도 폭넓은 인간관계를 자랑한다. 송옥숙의 지인들도 이제는 송옥숙보다 남편을 먼저 찾는다고 한다.
“2003년 영화 ’실미도‘를 촬영할 때 설경구 정재영 임원희씨를 비롯한 출연배우 32명이 남편한테 수영과 잠수를 배웠어요. 그중 설경구 김강우 같은 친구들은 요즘도 ‘바다에 한번 나가고 싶다’고 전화를 하곤 해요. 남편은 잔정이 많아서 한 번 맺은 인연의 끈은 결코 놓지 않는 사람이죠.”

Mind Control ”행복은 내 안에서 찾아야 해요”
’패션 70s‘에서 두 딸의 운명을 바꿔놓은 엄마 이양자로 열연, 정성희 작가로부터 “소름이 돋을 정도로 완벽한 연기를 해냈다”는 평가를 받은 그는 8월 말부터 TV소설 ’고향역‘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패션70s‘에서 자신의 친딸을 부잣집으로 보내야 했던 그는 이번 드라마에서도 자식을 버리는 비정한 엄마 역을 맡았다. 그는 “제가 자식을 버릴 것 같은 인상이에요?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은데. 일단 자식을 버릴 정도로 강한 이미지를 가진 배우를 찾다 보니 제게 그런 역이 많이 들어오나봐요”라고 설명한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 누구보다 강한 그는 매년 한 번씩 꾸준히 연극 무대에 올라 실력을 검증받을 계획이다. 지난해 안톤 체호프 원작의 ’갈매기‘에서 여주인공 니나 역을 맡아 호연을 펼쳤던 그는 혼신의 힘을 다해 자신의 에너지를 표출하고 그것을 매개로 관객들과 감정을 교류하는 데 희열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는 예쁘게 보이려고 애쓰는 연기자가 아니다. 캐릭터를 잘 표현하기 위해 일부러 얼굴을 시커멓게 그을리고 주름을 그려 넣기도 한다.
“살다 보니 외모나 겉으로 보여지는 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보다는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죠. 배우 중에서도 예쁘고 멋진 역만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물론 그런 캐릭터도 필요하겠지만 저는 작품을 통해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어떤 배역이든 사람의 체온이 느껴질 수 있도록 연기해내야 한다는 것이 제 연기관이에요.”
송옥숙의 자기관리법 & 늦둥이 딸 키우는 이야기

행복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찾는 것이라고 말하는 송옥숙. 그는 자연스러운 모습이 아름다운 배우다.


젊은 날 스포트라이트도 받아봤고 세상의 시선을 피해 한동안 연예계를 떠나 은둔하기도 했던 송옥숙은 무엇이든 남의 시선을 의식해 억지로 꾸미는 것보다는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아름다운 삶이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을 의식하면 결코 행복해질 수 없어요. 인생을 멋지게 즐기려면 자신과 가족에게 충실한 삶을 살아야죠. 행복은 밖에 있는 게 아니라 바로 내 안에서 찾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는 동아방송대에서 영화연기 강좌도 맡고 있다. 또 시간이 나면 박사학위에도 도전, 연기에 대한 이론적 틀을 완성하고픈 욕심도 갖고 있다.
주부로, 연기자로, 또 교수이자 학생으로 끊임없이 자신을 업그레이드시켜가는 송옥숙.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그의 모습이 아름답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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