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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군위안부 누드’ 파문의 중심에 선 이승연
“역사의 아픈 상처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 했다는 돈독 오른 매국노라는 누명만은 벗고 싶어요”
지난 2월12일 탤런트 이승연이 종군위안부를 소재로 한 누드사진과 동영상을 찍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시작된 ‘위안부 누드 파문’이 결국 2월19일 촬영한 사진과 비디오 테이프를 모두 소각하는 것으로 일단락되었다.
온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건의 전말과 이승연의 심경, 또 다른 당사자인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의 심경을 취재했다.

탤런트 이승연(36)이 종군위안부를 소재로 누드를 찍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종군위안부 누드 파문’이 결국 촬영한 사진과 필름, 영상물 전부를 소각함으로써 일단락되었다. 제작사인 네띠앙엔터테인먼트(이하 네띠앙)의 박지우 이사(30)가 2월19일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사과를 한 후 모든 촬영분을 불태워 없앤 것.

‘종군위안부 누드 파문’은 지난 2월12일 이승연과 네띠앙이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군 위안부 삶을 재연한 서사적인 영상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언론에서 이 영상 프로젝트가 누드라고 보도되면서 종군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은 물론 많은 네티즌과 시민들이 분노했고, 파문은 겉잡을 수 없이 커졌다.

종군위안부 출신 할머니들과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등 관련단체들은 2월13일 이승연과 네띠앙을 상대로 관련 사진·동영상 서비스 제공 금지 가처분신청을 서울지법에 냈고, 네티즌들은 인터넷을 통해 이승연을 강하게 비판하며 ‘이승연 퇴출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2월16일 네띠앙의 박지우 이사가 삭발을 하며 사죄했지만 이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박이사가 “촬영분을 파기하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월16일 종군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이 네띠앙 사무실을 찾아가 항의를 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자 이승연은 이튿날 이들 할머니들이 모여 사는 경기도 광주에 있는 ‘나눔의 집’을 찾아가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이날 이승연은 “정말 잘못했습니다. 제가 다 책임지겠습니다”란 말을 반복하며 용서를 구했다. 그러나 할머니들은 누드 촬영분 사진과 필름의 완전파기를 요구하며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이승연은 그 자리에서 ‘그러겠다’고 대답하지는 않았지만 이어 들른 정대협 사무실에서 신혜수 정대협 상임대표가 “네띠앙에 내일 오전 10시까지 사진과 동영상을 폐기처분하고 더 이상 사용하지 않도록 서면을 받을 것”을 주문하자 짤막하게 “예”라고 대답해 수용의사를 내비쳤다. 이로써 ‘위안부 누드’ 파문은 가라앉는 듯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2월18일, 네띠앙이 ‘위안부 누드 촬영분에 대한 공정하고 정당한 평가를 받기 위해 연예관계자를 비롯한 정대협, 일반인 등 각계 각층의 사람들 1백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공개시사회를 열겠다’고 밝혀 사태는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네띠앙은 자신들의 작품은 상업적 누드가 아니라며 “(기획의 순수성에 대해) 인정을 못 받을 땐 폐기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문제의 영상물을 공개하겠다는 것이어서 종군위안부 출신 할머니들과 관련 단체, 네티즌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네띠앙은 다시 하루만인 2월19일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이날 오후 3시에 열린 기자회견은 오후 2시경에야 결정돼 언론사에 연락을 했을 정도로 급박하게 진행되었다.

60여명의 취재진이 모여든 가운데 박지우 이사는 기자들이 샘플 동영상을 보고 자신들의 순수성을 평가해달라는 뜻과 함께, 모든 촬영물을 소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동영상물은 3분30초 분량으로, 민요 ‘아리랑’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하고 굴속에 갇혀 불안에 떠는 모습, 일장기를 밟고 지나가는 모습 등이 담겨 있었다.

시사회를 마친 뒤 박이사는 건물 주차장으로 내려가 인화되어 있던 사진들과 1천5백여컷에 이르는 필름, 5개의 비디오 테이프 원본을 차례로 불태웠다. 이때 자신을 종군위안부 출신이라고 소개한 한 할머니가 뛰어나와 “이것도 종군위안부의 역사인데 왜 태우느냐”며 거칠게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이사는 “이제 후련하다. 나도 저 불 속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촬영물을 모두 태운 후 “이승연씨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하면서 “할머니들을 눈물나게 해서 죄송합니다”하는 말을 남기고는 자리를 떠났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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