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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WITH SPECIALIST 맛집 탐험가 김지영의 테이스티 맵

All Day Brunch

맛도 양도 합격! ‘르 브런쉭’

기획 · 한여진 기자 | 글 · 김지영 | 사진 · 지호영 기자

2015. 06. 24

All Day Brunch

1 브런치 요리와 함께 먹기 좋은 아이스 아메리카노. 5천원. 2 아이올리소스의 짭조름한 맛이 입맛 살리는 치킨시저샐러드. 1만8천원. 3 르 브런쉭의 대표 브런치 메뉴 에그베네딕트. 1만6천원.

‘Le Brunchic? 어떻게 읽으라는 거지?’ 처음에 간판을 보고 당황했다. 아마도 프랑스어인가 짐작했으나 Brunch와 Chic를 합쳐서 만든 말이라고 한다. 이런 배신감!

나는 브런치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방문했던 브런치 레스토랑 대부분은 음식이 부실했기 때문이다. 마치 집에서 아점(아침과 점심 중간에 먹는 식사)을 먹는 것처럼 대충 차려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혹은 새 모이만큼 조금 먹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인지 허접한 경우가 많았다. 다이어트를 위해 적게 먹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면 굳이 브런치를 고집할 이유가 없었다. 또 유행처럼 한창 가로수길을 뒤흔들고 지나간 것이 브런치 식당이니까. 말은 길을 떠나봐야 알고 친구는 세월을 겪어봐야 안다는 말처럼 브런치 유행이 지나고 나니 이제 제대로 하는 식당만 남아 있는 것 같다.

편안한 외관에 끌려 가본 르 브런쉭은 일단 양에서 합격. 먹고 나서 기별도 가지 않는 가냘픈 양은 아니다. 이 집의 인기 메뉴는 에그베네딕트. 6년 전 오픈할 때만 해도 대중적인 메뉴가 아니어서 걱정했으나 반응이 좋았고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상큼한 파란색 접시 위로 노란색 홀랜다이즈소스가 흐른다. 빵 위에 바삭한 베이컨, 살짝 익힌 시금치, 야들한 버섯이 있고, 그 위로 수란이 올라가 있다. 빵을 자르면 수란의 노른자와 소스가 함께 어우러진다. 맛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재료를 분리하지 말고 층층이 모두 한꺼번에 먹어보길 권한다. 그 뒤에 바로 커피를 마시면 환상의 궁합을 맛볼 수 있다. 커피는 특별히 배합을 따로 의뢰해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한다. 음식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 커피만 마셨을 때도 훌륭한 커피를 원했기 때문에 이 배합을 맞추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고 한다. 에그베네딕트에 곁들인 감자구이와 샐러드 맛도 일품이다.

치킨시저샐러드도 신선하고 맛있다. 역시 양을 충분히 주기 때문에 한 끼 식사로도 안성맞춤! 약간 짭조름한 르 브런쉭만의 아이올리소스가 샐러드 맛을 한층 살려 자꾸 손길이 간다. 닭가슴살과 로메인상추에 소스를 적당히 묻혀 한입 넣고 역시 커피까지 한 모금 함께하시길 추천한다. 오후 5시 이후부터는 파스타 메뉴도 가능하다. 코키지(레스토랑에 와인을 가져갔을 때 지불해야 하는 돈) 비용은 무료니 저녁에는 와인과 함께 이용해도 좋다.

하찮은 브런치 메뉴에 지쳤다면 르 브런쉭에서 제대로 된 브런치를 맛보시길! 날씨 좋을 때 가면 활짝 열린 문으로 햇살이 가득 들어와 야외에서 식사하는 기분까지 느낄 수 있다. ADD 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 162길 41-22 TEL 02-542-1985



All Day Brunch
김지영미식가라기보다는 대식가. 아침을 먹고 나오며 점심은 뭘 먹을까 고민한다. 보도 자료에 의존한 레스토랑 소개 글에 지쳐 식당들을 직접 탐방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전문가는 못 되고 보통 아줌마가 먹어보고 음식이 맛있는 식당을 소개하고 있다. 광고 대행사 TBWA KOREA에 근무한다

디자인 · 유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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