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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WITH SPECIALIST 맛집 탐험가 김지영의 테이스티 맵

따뜻한 집밥이 생각날 때

신사동 양출쿠킹

기획·한여진 기자 | 글·김지영 | 사진·지호영 기자

2015. 01. 15

따뜻한 집밥이 생각날 때
신사동에 위치한 양출쿠킹은 26.4㎡(8평)짜리 작은 식당으로 테이블 5개가 전부다. 그것도 일렬로 길게 뻗어 있어 손님들이 앉으면 간신히 서빙하러 왔다 갔다 할 수 있을 정도로 좁다. 간판도 작게 붙어 있어 처음 찾는 사람들은 지나치기 일쑤. 몇 번씩 식당 앞을 지나쳤다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얼마 전 우연히 들른 이곳이 요즘 내가 자주 찾는 밥집이다.

메뉴는 고정으로 있는 와사비덮밥, 낫또덮밥, 멍게덮밥, 가리비덮밥 네 가지로 한 그릇에 소박하게 담겨 나온다. 밥 양은 적은 편이 아니니 나 같은 대식가에겐 알맞다. 강렬한 맛이 남기보다는 기본 재료의 맛을 살리는 편이다. 그 외에 매일매일 바뀌는 정식이 있다. 방문한 날 정식 주 메뉴는 LA돼지갈비찜으로 미더덕배추된장국과 함께 나왔다. 정식은 깔끔한 밑반찬과 함께 한 상 차림으로 나온다. 정식과 덮밥은 각 1만원인데, 강남 일대에서 1만원으로 이 정도 식사를 먹을 수 있는 곳은 흔하지 않다. 요리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원재료로, 밥은 이천 쌀로 짓는다. ‘밥만 먹어도 맛있게’를 모토로 하고 있는데, 정말 밥만 먹어도 될 정도로 차진 밥맛이 일품이다. 순천 고추장과 신안 천일염도 맛 비결 중 하나다.

따뜻한 집밥이 생각날 때

1 명란젓과 김, 채소에 와사비를 넣고 비벼 먹는 와사비덮밥. 1만원. 2 날마다 반찬이 바뀌는 정식은 코스에 따라 1만원부터 1만5천원까지 4종류가 있다.

주인은 일본에서 요리를 배우고 돌아와 어떤 식당을 열까 고민하던 중, 친구들로부터 회사 주변에 먹을 만한 식당이 없다는 푸념을 듣고 친구들이 편하게 올 수 있는 식당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곳은 주인의 말처럼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고, 먹고 나서 속이 더부룩하지 않은 식당이다. MSG가 꼭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주인이 싫어해 사용하지 않는다. 손이 많이 가고 시간과 품을 들이더라도 천연 재료로 맛을 낸다. 무엇보다 식단을 매일 바꿔 집처럼 매일 찾아와 먹는 이들을 배려했다. 친구들이 매일 찾아와 먹어도 속 편한 식당을 만들고 싶었다니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양출의 뜻이 ‘날릴 양’에 ‘출중할 출’이라는데 주인은 이름만큼이나 거창한 꿈을 갖고 있었다. 다른 지점을 낼 생각도 있으며 쿠킹클래스도 꿈꾸고 있다고 하니 작지만 널리 떨칠 양출쿠킹의 앞날이 기대된다. 예약은 받지 않고 문 여는 시각은 오전 11시 30분. 쉬는 시간 없이 오후 9시까지 영업한다. 단, 재료가 떨어지면 9시 전이라도 문을 닫는다.

따뜻한 집밥이 생각날 때
김지영



미식가라기보다는 대식가. 아침을 먹고 나오며 점심은 뭘 먹을까 고민한다. 보도 자료에 의존한 레스토랑 소개 글에 지쳐 식당들을 직접 탐방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전문가는 못 되고 보통 아줌마가 먹어보고 음식이 맛있는 식당을 소개하고 있다. 광고 대행사 TBWA KOREA에 근무한다.

디자인·김석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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