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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With Specialist 맛집 탐험가 김지영의 테이스티 맵

마산옥

꽃게탕이 생각나는 날

기획·한여진 기자 | 글·김지영 | 사진·문형일 기자

2014. 07. 15

신사동 골목의 대표 메뉴 꽃게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마산옥. 친정어머니가 끓여주시던 꽃게탕이 그리운 날, 얼큰한 국물 생각이 나는 날이면 찾는 단골 맛집이다. 언제나 변함없는 깊은 국물 맛으로 입맛을 사로잡는 그곳에 갔다.

마산옥
‘신사동 맛집’하면 많은 사람들이 가로수길을 떠올리지만, 가로수길이 뜨기 전에 이미 간장게장과 아귀찜으로 유명한 먹자골목이 있다. 가로수길 건너편에 게장과 아귀찜 전문 식당들이 성행 중이며, 별미를 찾는 이들의 발길이 연일 끊이지 않는다. 회사가 가로수길에 위치하는 관계로 나도 유명하다는 간장게장과 아귀찜 집은 대부분 가보았지만 소문만큼 맛있지 않고 줄도 오래 서야 해서 ‘이런 곳이 왜 유명하지?’라는 의문을 떨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발견한 곳이 복잡한 먹자골목과 뚝 떨어져 자리하고 있는 마산옥이다. 1981년 문을 연 이래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곳은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이 생각날 때면 복잡한 식당을 피해 찾아가는 나만의 비밀 맛집이다. 처음 간 날은 꽃게철이 아니었는데 탕을 주문하자 “냉동인데 괜찮으시겠어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잘 모르는 손님한테 그냥 내주어도 무방할 텐데 확인하는 걸로 보아 믿음이 갔다. 물론 냉동 꽃게로 만들었지만 맛있었다. 촬영차 찾아간 날은 거의 꽃게 끝물인 6월 중순이었다. 해산물은 끝물이 맛있다더니 정말 탱글탱글한 게살이 일품이었다.

서산이 고향인 나는 어린 시절부터 꽃게탕과 꽃게찜을 매일 먹다시피 해서 꽃게라면 일가견이 좀 있는데, 이곳의 꽃게를 먹고 있으면 엄지손가락이 저절로 번쩍 올라간다. 엄마가 끓여주시던 맛과 매우 흡사하다고나 할까. 된장을 기본으로 고추장은 조금만 쓰고 경북 영양에서 재배한 고추를 빻아 만든 고춧가루로 맛을 낸다. 꽃게는 단맛이 많이 나는 재료라서 고추장을 많이 섞으면 생각보다 달기 때문에 배합에 신경을 쓴다고. 게장은 암게로, 탕은 수게로 만드는데, 알을 밴 암게로 탕을 끓일 경우 국물이 텁텁해지기 때문이다. 꽃게탕은 中 사이즈와 大 사이즈가 있는데, 中사이즈에는 꽃게 두 마리가, 大 사이즈에는 세 마리가 들어간다. 무, 감자, 애호박, 대파, 미나리, 팽이버섯이 꽃게 위로 풍성하게 올라간 채로 나온다. 살짝 끓인 다음 국물에 소주를 곁들이면 끝내준다.

아쉽게도 꽃게철이 아닌 7~8월에는 냉동 꽃게를 사용한다. 하지만 그 맛은 변함없으니 얼큰하고 시원한 꽃게 국물이 생각날 때 한번 들러보시길. 마산옥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아귀 요리와 제철 음식인 병어조림이나 민어 요리도 여름철 잃은 입맛을 살리는 데 제격이니 두루두루 맛을 보아도 좋을 것 같다.

마산옥
김지영

미식가라기보다는 대식가. 아침을 먹고 나오며 점심은 뭘 먹을까 고민한다. 보도 자료에 의존한 레스토랑 소개 글에 지쳐 식당들을 직접 탐방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전문가는 못 되고 보통 아줌마가 먹어보고 음식이 맛있는 식당을 소개하고 있다. 광고 대행사 TBWA KOREA에 근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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