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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한식, 세계를 가다 ③ 미국 뉴욕 편

뉴욕 핫 트렌드 위풍당당 한식

뉴욕에서는 음식 트렌드도 빠르게 변한다. 일식과 베트남 태국요리를 거쳐 한식이 새로운 트렌드로 발돋움 하고 있다.‘쌈’‘비빔밥’ 등 건강한 한식을 내걸고 당차게 뉴욕에 도전장을 내민 한식당을 찾았다.
※ 한식이 한국인의 음식을 넘어 세계인의 음식으로 거듭나고 있다. 일본과 홍콩에 이어 뉴욕에서 각광받는 한식 레스토랑을 직접 찾아 생생한 한식 세계화 현장을 소개한다.
오감만족 핫 플레이스
| Kori 고리 |
전통한식 뚝심 빛나는 트라이베카 터줏대감
99년 뉴욕의 부유층 밀집 지역인 트라이베카에 ‘Korean Cuisine-고리(Kori)’라는 간판이 걸렸다. ‘고리’란 한국과 세계의 연결고리가 되겠다는 뜻을 담은 말. 한인타운이나 미드타운이 아닌 트라이베카에 뉴요커를 상대로 도전장을 내민 한식당은 이곳이 처음이었다. 다소 무모해 보였지만 이 작은 식당에 대한 반응은 예상외로 뜨거웠다. 음식 비평가에게 호평을 받고 각종 미디어에 소개되면서 백인들이 문밖까지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초반의 열풍은 차츰 사그라졌다. 다른 한식당이 속속 문을 열면서 ‘한식’이라는 특수성은 경쟁력을 잃었다.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활기도 눈에 띄게 줄었다. 이런 고리가 올해 여름 안팎으로 재단장을 마쳤다.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메뉴부터 인테리어까지 종전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한 것.
고리의 변신을 꾀한 장본인은 유미요 대표. 원래 고리의 메뉴는 비빔밥과 불고기 같은 대중적인 음식은 물론 탕·찜·쌈·생선 등 없는 게 없었다. 유 대표는 질서 없는 기존 메뉴를 뉴욕의 식문화 트렌드에 맞춰 간소화했다. 최근 각광받는 쌈과 한식의 베스트셀러 비빔밥을 주축으로 삼고, 찜이나 탕 중 비인기 메뉴는 모두 없앴다. 황토벽을 살린 거친 느낌의 인테리어는 모던한 오리엔탈풍으로 바꿨다.
메뉴는 달라졌지만 요리에 대한 철학은 변하지 않았다. 유 대표는 한식 타이틀을 내건 이상 고객들은 한국 전통의 맛을 기대한다고 믿는다. 어설프게 한식의 퓨전화를 시도하면 실망만 안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고리는 우리가 먹는 한식을 그대로 전달하고자 한다. 대신 고리 자체가 전달하는 분위기, 즉 음식의 모양새나 식기, 인테리어는 감각적으로 바꿔 트렌디한 뉴요커의 취향에 맞췄다.
뉴욕 핫 트렌드 위풍당당 한식

1 개업 10주년을 맞아 메뉴와 인테리어를 새롭게 단장했다.
2 고서를 연상시키는 메뉴판. 모던한 인테리어에 전통 소품으로 포인트를 줬다.
3 전통주류는 물론 소주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도 인기.
4 유미요 대표는 기존 백화점식 메뉴를 쌈과 비빔밥 중심으로 개편했다.
미각과 시각 사로잡은 아이디어 요리
한식 하면 ‘그릴’을 떠올리는 외국인이 많다. 직화로 구운 불고기와 갈비가 대표적인 한국 음식으로 알려져서다. 고리는 그릴이 아닌 한식의 또 다른 면에 주목했다. 여러 가지 야채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비빔밥과 신선한 야채를 바로 먹는 쌈에서 ‘건강식’의 콘셉트를 발견, ‘뉴요커에게 건강한 한식을 알리는 식당’을 내세운 것.
고리의 메뉴는 ‘전’ ‘잡채’ ‘비빔면’ ‘쌈의 세계(The World of Ssam)’ ‘비빔밥의 세계(The World of Bibimbap)’ 등의 섹션으로 나뉜다. 각 항목에는 5~10개의 요리가 있는데, 그중 쌈과 비빔밥이 가장 인기다. 유 대표는 특히 건강식인 쌈이 뉴욕의 차세대 음식 트렌드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이를 대표메뉴로 내세우고 있다.
쌈 메뉴는 오리·블루베리 갈비·불고기 등 기존 요리 외에도 참치·문어·고등어·삼치 등으로 다양하다. 이 가운데 반응이 좋은 것은 ‘구운 생선 쌈’. 평범한 구이 메뉴였을 때보다 찾는 이들이 대폭 늘었다. 유기농을 즐기는 현지인의 취향을 고려해 상추·깻잎·쑥갓·호박잎·청경채 등의 야채는 직접 재배한다. 대중적인 한식인 비빔밥은 담음새에 신경을 써 시각적 즐거움을 더했다. 그릇 가장자리에 참치회를 둘러 장식효과를 노린 참치비빔밥이 대표적이다. 달콤한 약식과 곡류로 요리한 약식비빔밥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고리는 고객의 90%가 현지인이다. 관광지가 아니기에 퇴근 후 들르는 직장인과 단골이 대부분이다. 특히 고리의 독특한 분위기를 좋아해 바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 전체 분위기는 모던하지만 한국적인 소품으로 악센트를 줘 현지인에게 편안하면서도 이색적인 공간을 만들었다. 천장을 높이고 가야금·자개·창살·민속화 등의 소품을 곳곳에 비치해 이국적인 느낌을 살렸다.
뉴욕 핫 트렌드 위풍당당 한식

TEL 212-334-0908
HOME PAGE www.korinyc.com
1 빛깔 좋은 참치회를 그릇 가장자리에 둘러 먹음직스러운 참치비빔밥.
2 달착지근한 약식과 곡류를 재료로 한 약식비빔밥. 고리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3 쌈 메뉴로 변신한 생선구이. 단품으로 냈을 때보다 찾는 이가 많아졌다.
4 베스트셀러 메뉴인 참치무침. 유자소스와 참치맛이 잘 어울린다.

이국적인 맛과 분위기로 사랑받는 브루클린의 보물단지
|Moim 모임 |
한식당, 브루클린으로 진출하다
뉴욕 핫 트렌드 위풍당당 한식

뉴욕의 셰프라면 이 사람의 이름을 듣고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뉴욕타임스의 음식평론가 프랭크 부르니. 그가 별점을 매기는 순간 모든 뉴욕 레스토랑의 흥망이 결정된다. 규모에 상관없이 맛으로만 평가하는 그의 다이닝 리뷰 페이지에 조그마한 한식당의 이름이 올라 별 1개를 따냈다. “함께 모여 한국 음식을 나누자”는 따뜻한 한국의 정서를 담은 브루클린의 ‘모임’이 그 주인공이다.
모임의 셰프이자 오너는 재미교포인 유세리씨다. 직접 요리하며 레스토랑을 운영하지만 그는 뉴욕에서 13년간 그래픽디자이너로 일하며 동떨어진 분야에 몸담았다. 요리와의 인연은 커리어 고민에서 시작됐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다른 일을 모색하던 중 유독 한인식당이 한인타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점에 문제의식을 느낀 것.
레스토랑을 열려면 먼저 요리를 알아야 했다. 직접 한식을 알리고자 하는 욕심에 프랑스 요리학교에 입학했다. 과정을 마친 뒤에는 ‘장조지’ ‘카페 그레이’ ‘대니 마이어의 모던’ 등 유명 레스토랑에서 요리사로서 경력을 쌓았다. 물론 한국 요리도 섭렵했다. 한국으로 날아가 지금은 고인이 된 인간문화재 황혜성씨에게 궁중요리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미흡한 부분을 점검하고 또 점검한 끝에 자신의 동네인 브루클린 파크 슬로프에 모임을 열었다.
문을 연 지 막 2년을 넘긴 모임은 음식비평지인 ‘자갓 서베이’에서 한국 레스토랑 중 최고점인 24점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저녁이면 실내 30여 석, 테라스 30여 석에 빈 자리가 없을 만큼 동네 인기식당이다. 사실 맨해튼을 제외하곤 뉴욕에서 한식당을 찾기 힘들다. 브루클린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유 대표는 이런 희소성이 오히려 이목을 끄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모임이 있는 파크 슬로프는 브루클린 중에서도 고급주거지. 작가나 출판업자 등 자유분방한 문화를 즐기는 주민이 많아 새로운 먹을거리에 대한 호기심이 컸다. 철저한 준비와 입지 조건이 맞아떨어져 순조로운 출발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뉴욕 핫 트렌드 위풍당당 한식

1 2년 전 개업 때부터 함께한 유세리 대표(오른쪽)와 강종서 주방장.
2 한쪽 벽면은 치즈플래터에 자개를 박아 기왓장처럼 연출했다.
3 모임은 유 대표가 그래픽디자이너에서 요리사로 인생 2모작을 일군 곳이다.
4 갈비는 스테이크처럼 고객의 요구에 따라 굽는 정도를 달리한다.
5 두툼하게 썰어낸 뒤 상추·피망을 곁들인 갈비.
6 김치소를 넣어 만든 김치만두와 오징어구이 샐러드.
멋들어지게 담아낸 한국 고유의 맛
모임에는 변형된 한식이 없다. 오히려 천연조미료와 육수를 사용해 깔끔하고 정성스런 한국 고유의 맛을 살리려 애쓴다. 메뉴는 밥과 국수 종류부터 고기류까지 다양하다. 갈비·불고기·쌈·닭칼국수·순두부·김치찌개·쫄면·오징어구이·돌솥비빔밥·두부김치·만두·동그랑땡 등이 대표적이다. 감자볶음·연근·두부조림·시금치나물 등의 밑반찬은 애피타이저 개념으로 별도 판매한다. 소주이토·소주티니스 등 소주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도 인기다.
하지만 음식을 담아내는 방식은 현지 문화를 따른다. 예컨대 한국에서는 옹기종기 모여 고기를 석쇠에 구워 먹지만 모임은 조리된 고기를 접시에 정갈하게 담아낸다. 이곳 사람들이 생각하는 레스토랑은 대접받으며 여유 있게 요리를 즐기는 곳이기 때문이다. 쌈 요리도 야채와 고추장을 한 접시에 담아낸다. 맛은 본토를 따르되 음식을 보여주는 방식은 현지화한 것이다.
유 대표는 한국 음식을 파는 것보다 알리려는 목적으로 레스토랑을 시작했다. 낯선 음식을 많은 이에게 알리려면 막연한 거부감부터 없애야 했다. 오랜 기간 음식문화를 관찰한 경험상 사람들은 맛본 음식이 예상과 다를 때 거부감을 느끼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유 대표는 서양인들에게 낯선 달달한 팥이나 끈적거리는 미역 등의 재료는 사용하지 않았다. 또 수제비·쌈·칼국수·두부김치 등 덜 알려진 요리를 주 메뉴로 삼아 한식을 알리고자 했다.
모임의 인테리어는 한국적인 것과 모던함 사이의 절묘한 중간지점에 있다. 작은 공간이지만 디자이너로 일한 유 대표의 감각이 빛난다. 이곳에 들어서면 벽면에 가득한 기왓장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고요하면서도 묵직한 모임의 분위기를 만든 1등 공신인 이 장식품은 놀랍게도 치즈플래터다. 기왓장을 연상케 하는 치즈플래터에 자개를 박자 훌륭한 소품으로 재탄생했다. 우드 톤으로 깔끔하게 꾸며진 실내에는 불상과 자개장 등 한국적이면서도 흔치 않은 소품도 적재적소에 비치됐다. 한국적인 모티브를 은은하게 드러내서인지 모임은 40대 이상의 단골이 많다.
TEL 718-499-8092
HOME PAGE www.moimrestaurant.com

김치 토핑으로 핫도그 역사를 새로 쓰다
| New York Hotdog·Coffee |
뉴욕 핫도그·커피
길거리 음식에서 근사한 한 끼 식사로~
뉴욕 핫 트렌드 위풍당당 한식

핫도그는 길을 걷거나 야구경기를 보면서 먹을 수 있는 대표적인 패스트푸드이다. (주)스티븐스의 최미경 대표는 그런 핫도그의 개념을 바꿨다. 카페에 앉아서 먹는 ‘핫도그·커피’를 선보인 것이다.
최 대표는 82년 미국에 건너가 2001년 음식사업에 뛰어들었다. 뉴욕의 한 음식점에서 숍인숍 형태로 문을 연 매운 핫도그로 인기를 끈 이후 2002년 국내로 사업을 확장했다. 현재 국내에는 2백여 개의 ‘핫도그·커피’가 있다.
‘뉴욕 핫도그·커피’는 한국의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2008년 오픈한 해외 1호 사업장이다. 뉴욕에서 자란 최 사장의 맏딸 제인최씨가 책임자다. 핫도그의 도시 뉴욕에서 ‘핫도그·커피’라는 이름은 평범하고 모호하다. 하지만 최 대표는 상호를 비롯해 모든 콘셉트를 뉴욕에서도 그대로 사용한다. 대신 메뉴는 철저한 현지화 작업을 거쳤다. 한국적인 것을 직접적으로 내세우기보다 한국의 맛으로 다가가는 것을 승부수로 택한 것.
이런 전략은 적중했다. 1호 점인 소호점의 하루 평균 고객수는 3백50~5백 명, 매출은 3천~3천5백 달러에 이르며, 고객의 70% 이상은 외국인이다. 소호점이 뉴욕타임스 등에서 호평을 받은 지 1년 만에 컬럼비아대·뉴저지주·버지니아주에도 지점을 냈다. 현재 LA공항과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에도 개점을 추진 중이며, 유럽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
뉴욕 핫도그·커피의 메뉴는 핫도그류와 커피류로 나뉜다. 이 중 인기메뉴는 한국적 특성을 살린 불고기·김치불고기·닭갈비 핫도그. 매출의 절반 이상은 김치불고기 핫도그가 차지한다. 미국 진출 전 최 대표는 6개월간 메뉴 개발에 매달렸다. 현지화를 위해 한국 원재료의 맛을 살리면서 외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레시피를 고민했다.
김치불고기 핫도그는 핫도그빵에 볶은 김치와 불고기를 얹어서 만든다. 김치의 매운 맛도 불고기의 맛도 한국 본토 맛 그대로다. 한국적인 맛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불고기와 닭갈비는 석쇠를 이용해 굽는다. 여기에 빵·소시지·토핑 등 모든 재료가 맛의 조화를 이루도록 신경 썼다. 미국인이 좋아하는 양파와 마늘을 듬뿍 갈아 불고기 양념을 하고 김치와 불고기를 얹는 대신 소시지는 다소 싱겁게 간을 했다. 빵과 소시지는 토핑과 맛이 어울리도록 직접 제조한다. 이 밖에 채식주의자 메뉴로 개발한 두부핫도그·김치핫도그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핫도그와 커피라는 평범한 조합을 이질적인 토핑으로 풀어낸 뉴욕 핫도그·커피는 미국 핫도그 업계에 잔잔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뉴욕 핫 트렌드 위풍당당 한식

TEL 917-388-3742
HOME PAGE www.nyhotdogcoffee.com
1 강남준 매니저와 직원들.
2 매그놀리아 컵케이크와 존스 피자리아 등 유명 맛집과 같은 거리에 있는 ‘뉴욕 핫도그·커피’ 1호점.
3 핫도그·버거·커피류 등을 판다. 한식 토핑을 얹은 메뉴가 특히 인기다.
4 닭갈비와 소시지가 어우러진 닭갈비 핫도그.
5 김치·불고기·소시지를 모두 따로 조리해 고유의 맛이 살아 있는 김치불고기 버거.
6 깔끔하고 감각적으로 꾸며진 내부.
7 안쪽으로 들어가면 고급스러운 카페 같은 공간이 나온다.

작성일 | 2009.11.25

취재 이설 기자 천현주 | 사진 Jinhwan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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