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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법정싸움 뒷얘기

길은정·편승엽 명예훼손 ‘징역 7월’ 1심 판결 후 쌍방 입장

길 ‘징역 7월형 선고받고 다음날 항소’, 편 ‘명예회복 만족, 민·형사 고소 모두 취하’

■ 글·최호열 기자 ■ 사진·정경택 기자, 동아일보 출판사진팀

입력 2004.08.10 14:03:00

2002년 자신의 인터넷 일기장에 전 남편인 편승엽의 이중적인 모습을 폭로하고, 다른 두 명의 여인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편승엽으로부터 명예훼손혐의로 민·형사 소송을 당한 길은정이 1심에서 징역 7월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편승엽이 잃었던 명예를 회복했다며 민·형사소송을 취하, 두 사람의 갈등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양쪽의 입장을 취재했다.
길은정·편승엽 명예훼손 ‘징역 7월’ 1심 판결 후 쌍방 입장

길은정은 1심 재판부에 거칠게 항의하다 실신, 가족의 등에 업혀 재판정을 나갔다.


2년여 동안 끌어온 가수 길은정(43)과 그의 전남편 편승엽(40)의 명예훼손 공방이 1심에서 편승엽의 승리로 끝났다. 지난 7월7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형사소송 선고공판에서 길은정에게 징역 7월의 실형이 선고된 것.
97년 길은정이 직장암에 걸린 사실을 알고도 결혼식을 올리는 등 ‘순애보’ 사랑이 화제가 되었던 두 사람은 98년 이혼할 때도 “서로 사랑해서 이혼한다”는 기자회견을 여는 등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2002년 길은정이 자신의 인터넷 일기장에 폭언과 폭행을 당했던 결혼생활을 폭로하고, 같은 해 10월엔 편승엽으로부터 피해를 당했다는 두 명의 여인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K여인 성폭행’ ‘일본 호스트바 활동’ 등을 주장했다. 이에 편승엽은 길은정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명예훼손혐의로 형사소송과 함께 5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형사소송 재판부는 그동안 양측에 합의를 권고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자 심리 끝에 “길은정이 편승엽의 명예를 훼손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편승엽의 손을 들어줬다. 특히 “K여인의 성폭행과 호스트바에서 일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편승엽이 순애보의 주인공은 아니었어도 사회에서 매장당할 만큼 파렴치범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길은정도 재판을 통해 진실이라고 믿었던 사실이 허위나 과장이었음을 알 수 있었을 것이고, 이로 인해 편승엽과 그의 가족이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었음에도 그의 명예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점은 죄질이 무겁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에 길은정은 “그럼 내가 편승엽에게 사과하란 말이냐. 난 그럴 수 없다”며 거칠게 항의하다 결국 실신한 채 가족의 등에 업혀 재판정을 나갔다.
비록 실형이 선고되었지만 재판부는 아직 양측의 합의가능성이 남아 있고, 길은정의 건강 상태 등을 감안해 당일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그는 현재 대장암 투병중이며, 임파선 때문에 5개월 전부터 다리에 심한 통증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고가 내려진 이틀 후인 7월9일, 편승엽은 급작스럽게 서울 서초동에 있는 이재만 변호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길은정에 대한 민·형사 소송을 모두 취하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그는 “길은정이 언론을 통해 사과문을 게재하고 공식적인 사과를 하면 합의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소송을 한 가장 큰 목적이 진실을 밝히는 것이었어요. 진실이 밝혀져 이제 아이들에게 떳떳한 아빠가 되었으니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싶어요. 물론 정식으로 사과를 받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선고가 내려지기 이틀 전에 ‘개인적으로 사과할 수는 있지만 공개사과는 할 수 없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더는 정식 사과를 받을 가능성이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다고 아픈 사람이 큰 상처(징역 7개월)를 받는 것도 원치 않고….”
그는 이번 일로 인해 겪은 마음고생을 털어놓기도 했다.
“살면서 처음으로 죽음까지도 생각했어요. 제가 사회적으로 매장된 것은 차치하고 아내, 아이들까지 큰 고통을 겪었으니까요. 경제적으로도 가수 활동도 전혀 못했고, 아내의 뷰티숍도 사람들이 찾지 않아 무척 힘들었어요. 아이가 학비를 못내 교무실에 불려갔다는 말을 들을 때는 정말 피눈물이 났어요.”

길은정·편승엽 명예훼손 ‘징역 7월’ 1심 판결 후 쌍방 입장

편승엽은 1심 판결이 난 이틀 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소취하 의사를 밝혔다.


언제 고소 취하를 결심했냐는 질문에 “어젯밤(7월8일) 아내와 상의해 결정했다”고 했다.
“아직은 길은정에 대해 미운 감정이 남아 있어요. 고소 취하를 반대하는 가족들도 있었고요. 무엇보다 아내가 마음에 상처가 많을 텐데 제 생각에 동의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그는 마지막으로 “나도 아무 조건 없이 고소를 취하했으니 길은정도 ‘길은정 안티카페’ 회원들에게 건 소송을 취하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편승엽은 약속대로 민사소송 소취하서를 7월15일 성남지방법원에 제출했다. 형사소송도 항소심 재판부가 꾸려지는 대로 고소취하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이미 1심에서 길은정이 실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2심 재판은 진행된다. 하지만 고소인이 고소를 취하했다는 게 정상참작이 돼 선고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편승엽의 소송을 대리한 이재만 변호사에게 보다 확실하게 길은정이 실형을 면할 수 있도록 탄원서를 써줄 용의가 있냐고 묻자 “길은정이 정식으로 원하면 언제든지 쓸 수 있다. 하지만 그쪽에서 요구하지도 않는데 우리가 먼저 써주는 것도 우스운 일 아니냐”며 길은정 쪽으로 공을 넘겼다.
한편 길은정은 선고 이튿날인 7월8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하지만 기자들에게 항소사실 여부조차 확인해주지 않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그동안 자신의 의도와는 다른 기사들이 나감으로써 이번 사건을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피해의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길은정으로서는 지금 진퇴양난의 상태다. 또다시 언론 인터뷰나 항소심 재판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면 재판부에서 반성과 합의의 마음이 없는 것으로 판단해 편승엽이 고소취하를 했음에도 또다시 실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마음에 없는 말을 하기엔 편승엽에게 맺힌 것이 너무 많아 보인다. 그는 침묵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길은정은 편승엽의 기자회견 후 편승엽 측의 사후처리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길은정의 지인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도 편승엽이 진짜 민사소송을 취하했는지, 형사소송 항소심 재판부에 고소취하서를 제출할 것인지 물어보기도 했다. 아직은 그의 말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 그래서 ‘길은정 안티카페 회원’들에 대한 고소를 취하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제 길은정·편승엽의 명예훼손 공방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여성동아 2004년 8월 4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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