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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컴백 인터뷰

가정사의 아픔 극복하고 방송 복귀 선언한 탤런트 강남길

■ 글·김지영 기자 ■ 사진·정경진

입력 2003.08.29 10:35:00

아내의 외도로 파경의 아픔을 겪고 2000년 초 두 자녀를 데리고 홀연 영국으로 떠났던 탤런트 강남길. 최근 그가 방송 복귀를 앞두고 4년여 만에 모습을 드러내 관심을 모았다. “‘전직 탤런트’라고 놀리는 아이들에게 일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복귀하기로 마음먹었다”는 그가 이제야 털어놓은 그간의 영국생활과 복귀계획, 형 강남선씨가 전해준 그의 한국 방문 20일.
가정사의 아픔 극복하고 방송 복귀 선언한 탤런트 강남길

지난 7월30일 서울 서초동의 영진닷컴 사무실에는 반가운 얼굴이 모습을 드러냈다. 2000년 초 가정문제의 아픔을 안고 아이들과 함께 영국으로 떠났던 강남길(45). 3년반 만에 공식석상에 얼굴을 내민 그는 먼저 취재진의 뜨거운 관심에 감사를 표하며 말문을 열었다.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서니 쑥스럽네요. 이왕이면 예쁘고 잘생긴 얼굴로 나오게 해주세요. 4년 가까이 얼굴을 비추지 않았더니 저를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이 자리를 빌려 그동안 저에게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차나 마시는 자리로 생각하고 왔는데 많은 분들이 와주셨네요. 그 보답으로 솔직담백하게 양념까지 쳐서 말씀드리겠습니다(웃음).”
그동안 굳게 입을 다물었던 강남길이 공식 인터뷰를 갖기는 이번이 처음. 더욱이 이번 인터뷰는 그가 자청해 이뤄진 것이었다.
“방송 복귀를 결심한 만큼 어차피 한번은 치러야 할 일이라 생각했어요. 지난 6월에 귀국했을 때는 숟가락도, 집도 없는 상황이라 여유가 없었는데, 이제는 그런 문제가 해결됐거든요. 그제 귀국해 아직 여독이 안 풀렸지만 이왕이면 빨리 여러분들을 만나고 싶었어요.”
전처의 외도로 큰 충격을 받았던 강남길이 2000년 초 돌연 영국행을 감행한 이유는 당시 초등학교 6학년, 3학년생이던 두 아이 때문이다. 특히 큰아이가 사춘기로 접어든 터라 한국에서의 생활이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왔다. 급기야 그는 전셋집을 정리하고 그간 모아놓은 돈을 챙겨 아이들을 데리고 영국으로 갔다. 하지만 순간순간 밀려오는 고국에 대한 향수는 어쩔 수가 없었다.
“거기서는 교민들의 도움으로 생활했어요. 너무 외로워서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바늘로 허벅지를 찌르며 참아냈죠(웃음). 돌이켜보면 기나긴 터널을 지나온 것 같아요. 힘들 때도 있었지만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도 있잖아요. 힘들 땐 ‘꼬맹이’(그는 아이들을 그렇게 불렀다)들이 힘을 북돋워줘서 큰 위안이 됐어요. 저에게는 나름대로 보람 있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과 미주알고주알 대화를 나누면서 가까워질 수 있었으니까요.”

돌이켜보면 기나긴 터널 지나온 것 같아
영국에서 그는 엄마와 아빠, 두 몫을 해야 했다. 식사준비는 물론 빨래와 청소를 하면서 아이들을 뒷바라지한 것. 그야말로 가정주부 같은 아빠로 지내다 보니 4년여의 세월도 총알처럼 빠르게 지나갔다고 한다.
“비자 문제로 랭귀지 스쿨과 요리학교에 다니면서 이런저런 공부를 하며 바쁘게 보냈어요. 영진닷컴에서 발간해온 컴퓨터 관련 책자의 개정판을 조만간 출간할 예정인데 그 작업 때문에 꾸준히 글을 쓰고, 영국아이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치기도 했죠. 영국이 우리나라보다 정보통신 분야에서 상당히 뒤처져 있거든요. 그동안 제가 영국생활을 하면서 느낀 양국간의 문화적 차이와 영국의 교육제도 등을 정리한 책도 낼 예정이에요.”
시종일관 담담한 표정을 잃지 않던 그는 “지난 4년여 동안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고 하자 순간 눈자위가 붉어지며 목이 매였다. 그리고 회견장을 나선 그는 잠시 후 마음을 진정시키고 돌아와 특유의 재치 있는 말투로 분위기를 바꿨다.
“뭐니뭐니 해도 먹고사는 게 가장 힘들더라고요. 만날 같은 요리를 하니까 아이들이 타박을 해서 요리도 배웠어요. 그리고 체력관리를 위해 골프를 많이 쳐서 실력이 상당히 늘었어요. 골프 덕분에 지금 건강이 상당히 양호한 상태예요. 벗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아쉽네요(웃음).”

가정사의 아픔 극복하고 방송 복귀 선언한 탤런트 강남길

뚜렷한 직업도 없이 가계를 꾸리다 보니 경제적인 타격이 제법 컸다. 전재산을 정리해 가져간 경비가 거의 바닥난 것. 하지만 오로지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며 영국행을 선택한 그이기에 경제적인 어려움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넉넉하지 못한 생활임에도 건강하고 밝게 자라주는 아이들에게 그저 고마울 뿐이었다. 지난날의 아픔을 극복하고 그가 방송 복귀를 선언하기까지 가장 큰 힘이 된 것은 바로 아이들의 격려다.
“아이들이 일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고 싶어했어요. 농담삼아 저를 ‘전직 탤런트’라고 놀리곤 했어요. 그럴 땐 아빠로서 다시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겠다 싶어 일부러 영화나 뮤지컬도 많이 보고, TV도 자주 시청하면서 복귀 준비를 해왔어요. 아이들도 적극 도와줬어요. 오늘 여기 올 때도 딸아이가 저한테 ‘웃어봐?’ 하더니 팔뚝을 들어 주먹을 힘껏 쥐어 보이며 ‘강한 모습!’ 하고 용기를 북돋워주었어요. 가을부터는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할 예정인데 작은 배역이라도 맡겨만 주면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지난 7월28일 방학을 맞은 아이들을 데리고 귀국하자마자 짬뽕 자장면 아귀찜 등 꿈에 그리던 고국 음식들을 실컷 먹으러 다녔다는 강남길.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그는 한국에서의 남은 일정을 보낸 뒤 8월16일 아이들과 함께 다시 영국으로 돌아갔다. 형 강남선씨에 따르면 강남길은 미리 구해둔 경기도 일산의 원룸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아이들은 가까이에 있는 강씨의 집과 원룸을 오가며 놀고, 강남길은 출간을 앞두고 있는 컴퓨터 책자의 마감 시한을 지키기 위해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글쓰기에 전념했다고.
하지만 지난 8월9일 모처럼 만의 가족 나들이에는 그도 동참했다. 막내를 제외한 6남매의 가족들 22명이 모여 충남 천안에 있는 어머니 묘소에 다녀온 것.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1박2일 일정의 가족 나들이를 마치고 영국으로 돌아간 그는 아이들의 방학이 끝난 뒤 컴퓨터 서적 출간 시점인 9월초나 중순경 귀국할 예정이라고 한다.
여성동아 2003년 9월 4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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