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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아버지와 딸

‘수달장군’ 탤런트 김시원·미스 와인코리아 이소훈의 ‘찐한’ 부녀사랑

■ 기획·최미선 기자 ■ 글·조희숙 ■ 사진·최문갑 기자

입력 2003.07.02 10:00:00

밤새워 비디오 보는 취미도 똑같고 말수 적은 성격도 꼭 닮았다.
오뚝한 콧날도 비슷한 걸 보니 영낙없는 부녀지간이 맞다.
2003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미스 와인코리아에 선발된 이소훈과 중견 탤런트 김시원 부녀.
올해로 한가족이 된 지 3년째 된다는 두 사람이 들려주는 ‘아주 특별한 부녀 이야기’.
‘수달장군’ 탤런트 김시원·미스 와인코리아 이소훈의 ‘찐한’ 부녀사랑

2003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미스 와인코리아’로 뽑혔을 당시 부모님과 기념촬영을 한 이소훈.


이마 위로 흘러내린 아버지의 앞머리를 가만히 쓸어올려주는 미스 와인코리아 이소훈(23). 그런 딸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중견 탤런트 김시원(56). 요즘 두 부녀의 훈훈한 가족 이야기가 화제다.
지난 5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미스 와인코리아로 뽑힌 이소훈은 탤런트 김시원의 막내딸이다. 김시원은 KBS 드라마 ‘태조왕건’에서 수달장군으로 주목받은 중견 연기자. 눈치챘겠지만 두 사람은 서로 성이 다른 부녀지간이다.
“아빠랑 성이 다른 것에 대해서 크게 의식하지 않아요. 하지만 미스 와인코리아에 당선되고 나서 그 자리를 빌어 그동안 저와 언니들, 동생을 잘 보살펴주신 아빠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었어요. 나중에 아빠가 조용히 웃으며 ‘수고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두 사람의 남다른 가족사는 지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당시 이소훈이 당선의 기쁨을 새아버지 김시원에게 돌린다는 소감을 밝히면서 자연스럽게 알려졌다. 대회장에 참석한 김시원도 그런 딸의 모습이 대견했는지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우리 생각은 그게 아니라도 친부모 자식 관계가 아니라는 것 때문에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고 나름대로 아픔도 있었어요. 하지만 이렇게 잘 자라서 좋은 결과가 나오니까 가슴이 뭉클해져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요즘 김시원이 가장 많이 듣는 소리는 “한턱내라”는 축하인사다.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축하전화도 많아졌고 “예쁜 딸을 두어 좋겠다”는 동료 연기자들의 부러움도 한몸에 받고 있다고. 하지만 김시원은 기쁨보다 걱정이 앞서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기쁜 것은 두말할 것도 없죠. 현장에 가보니까 예쁜 후보들이 많아서 딸아이가 뽑힐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하지만 막상 뽑히고 나니까 그때부터 걱정이 더 많이 되더라고요. 앞으로 공인으로 삶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 부모로서 갖는 걱정이겠죠.”

3년 전 어머니가 재혼하면서 부녀지간이 돼
이소훈은 1남4녀 중 넷째로 김시원에게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막내딸이다. 두 사람이 한가족이 된 것은 3년 전. 김시원이 이소훈의 어머니 장영순씨(54)와 재혼하면서 두 사람은 정식으로 부모와 자식의 인연을 맺었다.
“엄마가 저희 5남매를 혼자 키우시느라고 너무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한때는 전기가 끊길 정도로 형편이 어려운 적도 있었어요. 그때마다 아빠가 곁에서 많이 도와주셨어요. 오셔서 용돈도 주시고 놀이공원에도 데려가주곤 하셨죠. 두 분이 빨리 결혼하시라고 부추긴 건 오히려 저희들이었어요.”
TBC 시절부터 연기자로 활동해온 김시원은 10년 전 지금의 부인 장영순씨와 처음 만났다. 당시 부인 장씨는 그가 출연하던 야간업소 근처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고, 그는 장씨의 식당에 자주 들르는 단골손님이었다.
“처음부터 결혼을 생각했던 사이가 아니었어요. 처음 집사람을 만났을 때는 소훈이랑 다른 아이들이 모두 어릴 때였는데 아이들이 순수하고 참 예쁘더라고요. 그렇게 자주 보면서 자연스럽게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비록 늦은 결혼이지만 그는 초혼이다. 재혼인 부인 장씨와 결혼하는 데 고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부인이 된 장씨와 아이들을 지켜주고 싶다는 확고한 의지로 주변의 반대를 이겨낼 수 있었다. 이소훈은 아버지의 그런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인다.
“저희는 형제도 많고 아버지는 초혼이니까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거예요. 그런데도 아버지는 오히려 저희들을 더 걱정해주셨어요. 혹시 아버지 때문에 불편해하지는 않을까, 밖에 나가서 기죽지 않을까 항상 챙겨주고 보살펴주셨죠. 집안 형편이 어려울 때도 있었는데 저희들한테는 항상 부족함 없이 해주셨어요.”

‘수달장군’ 탤런트 김시원·미스 와인코리아 이소훈의 ‘찐한’ 부녀사랑

부녀지간에 공통점도 많다. 형제들 중 가장 말수가 적다는 이소훈과 마찬가지로 김시원도 하루 세 마디가 전부다. 이소훈의 말을 빌리면 “전화하시면 ‘어디냐?’ ‘밥 먹었냐?’ ‘언제 오냐?’가 전부예요. 가끔 ‘재미있는 비디오 나왔냐?’하고 묻기도 하시고요.”
똑같이 비디오 감상이 취미라는 두 사람은 밤새워 비디오 서너편을 거뜬히 볼 정도로 영화를 좋아한다고 한다. 특히 어릴 적부터 끼와 재능이 엿보였던 이소훈은 누구보다 아버지가 연기자라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했다.
“아빠는 모든 일에 성실하게 준비하시는 분이세요. 약속을 잘 지키시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녹화 전날에는 ‘일찍 자라’고 하시면서 일찌감치 방으로 들어가 늦게까지 대본연습을 하세요. ‘태조왕건’에서 수달장군 역할을 맡아 아버지가 주목을 받았을 때는 너무 기뻤어요.”
노주현, 연규진, 한진희 등의 중견 연기자들과 같은 시기에 활동을 시작한 그는 강한 이미지 때문인지 그동안 주로 악역을 맡아왔다. 가족이 생기면서 악역을 맡는 것이 걱정스러웠다는 그는 “혹시 나 때문에 학교에서 놀림을 당하지는 않을까 늘 미안했다”고 한다.
이소훈은 현재 단국대 무용과 4학년에 재학중이다. 미스코리아 출전자들 중 맏언니뻘인 만큼 이번 기회가 그녀에게는 미인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게다가 대회를 겨우 두세 달 앞두고 출전 준비를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김시원이 이소훈의 대회 출전을 강력하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평소 김시원은 자식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편으로 큰 잘못이 아니면 대부분 너그럽게 이해하는 쪽이었다. 하지만 이소훈의 미스코리아 출전만큼은 어느 때보다 완강하게 반대를 하고 나섰다.
“소훈이는 계속 무용을 해왔고 재능도 있기 때문에 한길을 걸었으면 하는 바람이었어요. 소훈이가 이쪽(연예계)에 들어와서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도 걱정스러워서 내심 안 나갔으면 하는 생각이 많았거든요.”
하지만 김시원도 작정하고 나선 딸의 뜻을 꺾지는 못했다. 이소훈은 어머니와 언니들의 지원을 등에 업고 합동으로 아버지 설득작전에 들어갔다. 틈만 나면 ‘안마세례’와 ‘맥주파티’를 열어 자신이 잘해낼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었고 그런 딸의 확고한 결심에 결국 그도 승낙할 수밖에 없었다고.
“무용을 하면서 무대에서 춤을 추기 위해 땀흘리며 연습하고,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과정이 참 즐거웠어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도 그런 이유 때문에 출전을 결심했던 거예요. 아빠가 반대하신 이유를 잘 알고 있었지만 올해가 출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에 도저히 포기할 수가 없더라고요.”
이제 공인으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 미스 와인코리아 이소훈은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주변에서 아버지를 따라 연기자의 길을 걸어보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도 하지만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 다만 얼마전 KBS ‘체험 삶의 현장’ 녹화를 하면서 방송일이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앞으로 더 고민해볼 생각이라고 한다.
현재 김시원은 부인 장씨와 인천에서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다. 1년에 한번은 꼭 가족여행을 다녀오고 가끔 가족끼리 둘러앉아 시원한 맥주파티를 연다는 김시원과 이소훈 가족. 평범하지 않은 이 가족이 남다르게 행복하게 사는 비결을 묻자 김시원은 “친자식, 친부모가 아니라는 생각을 버리면 된다”고 ‘심플하게’ 답했다.
여성동아 2003년 7월 4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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