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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안타까운 사연

결혼 2년 만에 파경 맞은 ‘에로배우’ 진도희

■ 기획·이한경 기자(hklee9@donga.com) ■ 글·김순희 ■ 사진·박해윤 기자

입력 2003.01.15 10:23:00

<젖소부인 바람 났네> 시리즈로 16mm 에로비디오 전성시대를 열었던 영화배우 진도희. 에로비디오로 얻은 인기를 바탕으로 TV 드라마에까지 출연했던 진도희는 2000년 결혼과 함께 연예계를 은퇴해 전업주부로 살아왔다. 결혼 2년 만에 파경을 맞은 그가 솔직히 털어놓은 “내가 이혼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결혼 2년 만에 파경 맞은 ‘에로배우’ 진도희

그는 “짧았지만 출산과 육아의 기쁨을 안겨준 결혼 자체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한다.


‘젖소부인’으로 널리 알려진 영화배우 진도희(33)가 파경을 맞았다. 16mm 에로비디오 전성시대를 열며 공중파 TV 드라마에까지 진출할 정도로 ‘에로배우’로서 대중적 인기를 얻었던 그는 2000년 11월 사업가 신모씨와 결혼, 연예계를 은퇴하면서 전업주부의 길을 선택했다. 그동안 전업주부로 행복한 일상을 누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기에 이들 부부의 파경소식은 더욱 의외였다.
“평범한 주부로 사는 것이 정말 행복했어요. 여자에게 그보다 더 큰 행복은 없잖아요. 연예계에 복귀할 생각도 없었고, 그저 아이 키우면서 남편 뒷바라지를 하고 사는 게 좋았어요. 남편과도 사이가 나빠서 헤어진 게 아니에요. 아이 아빠는 아주 착한 사람이거든요.”
그가 말하는 것을 들어보니 그는 헤어진 전남편에 대해 나쁜 감정이 없는 듯했다. 그런데 이들 부부는 왜 이혼에까지 이르게 됐을까. 기자의 궁금증에 그가 말을 이었다.
“결혼해서 살아보니 착하다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더군요.”
그의 말에 따르면 전남편 신씨(41)는 주변 사람들의 요청에 ‘거절’이라는 걸 잘 못하는 성품이라고 한다. 남에게 야박하게 굴지 못하는 태도가 처음에는 미덕으로 보였지만, 막상 자신의 사업이 어려움에 처했는데도 무리한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다 보니 상황이 달라졌다고.
“워낙 착해서 거절이라는 걸 몰라요. 친구나 아는 사람이 물건을 사달라고 하면 다 사주고, 보험에 들라는 권유도 딱 잘라 거절하는 법이 없고…. 그래도 거기까지는 괜찮아요. 그런데 보증을 서달라는 부탁까지 들어준 거예요. 그것도 여러 번, 저 모르게 보증을 서줬더라고요. 그런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편 사업까지 기울기 시작하니까 경제적으로 정말 곤란한 상태에 빠졌어요. 압구정동에 있는 아파트를 팔고 월세로 옮겼는데도 부채를 정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죠.”
둘만의 보금자리로 꾸민 신혼집에 빨간 차압딱지가 붙기 시작했다. 그것까지는 참을 수 있었지만, 자신에게까지 빚을 갚으라는 독촉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어지자 마음의 고통은 극에 달했다. 결국 괴로움을 못 이긴 그가 먼저 “이혼을 하자”는 말을 꺼냈다고 한다.
남편의 빚 보증으로 인해 생활고 겪어
“이혼하자는 말은 제가 먼저 꺼냈지만, 끝까지 견뎌보려고 했어요. 남편에게 시간을 좀더 주고 싶어서 노력도 했고요.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외로울 때 곁에서 힘이 돼준 사람이 바로 남편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어떻게든 이혼만은 안하고 싶었는데, 먹고 사는 데 너무 힘이 부치니까 어떻게 할 수가 없더군요.”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외로울 때 곁에서 힘이 돼준 사람.’ 진도희가 이렇게 말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결혼 전 진도희는 ‘미성년자 보도’를 고용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었다. 게다가 소속사와의 마찰을 비롯해 구설수가 많았다. 이처럼 주위의 따가운 시선에 괴로워하던 때 그를 위로하고, 그의 곤경을 마치 자신의 일처럼 발 벗고 나서서 해결해준 사람이 바로 전남편 신씨였다. 그런 따뜻함과 자상함에 반해 사랑이 싹텄고 결혼에까지 이른 만큼, 예상치 못한 ‘파경’이라는 결과에 마음이 더 착잡한 듯했다.
“전 정말 남편을 원망하지 않아요. 어떻게든 잘 해보려고 애썼던 것을 아니까요. 지금도 남편 빚의 일부를 제가 변제하고 있지만, 그것도 괜찮아요. 건강이 안 좋은데, 그저 빨리 몸을 추스르고 다시 사업에서 재기하기를 바랄 뿐이에요.”
진도희는 지난 10월 정식으로 이혼한 후 생계를 위해서 친척이 운영하는 서울 강남 신사동의 일식집과 바에서 관리 사장으로 일하고 있는 중이다.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다리가 퉁퉁 붓고 몸이 파김치가 되도록 일을 하고, 새벽녘 집에 들어가서 외할머니 품에서 곤히 자고 있는 아이(3)를 볼 때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한다.
“이혼이라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이더군요. 이혼하고서 처음 두달은 친정엄마한테 사실대로 말씀도 드리지 못했어요. 나중에 신문기사를 보고서야 아시게 됐지만…. 친정엄마 가슴에 못을 박은 것 같아 너무나 죄스럽고. 먼 훗날 아들이 받을 상처를 생각하면 아들에게도 미안하고…. 특히 일하러 아직 젖먹이를 떼어놓고 나갈 땐 마음이 너무 아리고 아파요.”
그렇게 일이 벅차다면 연예계 복귀를 생각해보는 건 어떤가 싶었다. 아이를 낳았지만 그는 여전히 전성기 때의 탄탄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었다. 게다가 아직도 수 많은 에로배우와 성인물 마니아 사이에서 ‘살아있는 전설’로 떠받들어지고 있는 그가 아닌가. 그러나 그는 연예계 복귀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는 미온적인 입장을 보였다.
“결혼생활할 때 몇 군데서 일을 하자는 제의를 받았던 게 사실이에요. 그때는 모두 거절했죠. 남편도 만류했고, 저 자신도 가정에만 충실하고 싶었으니까요. 사실 지금도 몇 군데서 제안을 받고 있어요. 하지만 다시 복귀해야 할지 저 자신도 모르겠어요. 지금은 친정엄마 모시고 아이와 사는 일만으로도 버겁고 힘들 거든요. 새로운 일에 도전할 의욕도, 정신적인 여유도 없다고 할까요. 좀더 시간을 가지고 판단하려고 해요.”
비록 2년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결혼과 이혼이 준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듯 했다. 그래도 진도희는 애써 웃으며 “짧았지만 출산과 육아의 기쁨을 안겨준 결혼 자체는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제가 지금껏 살아오는 동안 얻은 가장 큰 보물이 우리 아들이에요. 중요한 건 한 아이의 엄마로서 앞으로 부끄럽지 않게 살고 싶다는 거예요. 어떤 상황에서라도 아들을 위해 열심히 살아야죠.”
인터뷰 말미에 진도희는 “이름 앞에 붙어있는 ‘에로배우’라는 타이틀 때문이라도 결혼생활을 모범적으로 유지하고 싶었는데…”라고 말을 흐려 더욱 안타까움을 느끼게 했다. 육아와 경제난, 빚 문제 등 ‘삼중고’를 끌어안고 있는 그가 어서 문제를 해결하고, 옛날의 웃음을 되찾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여성동아 2003년 1월 4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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