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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편 편승엽과 헤어진 진짜 이유’ 인터넷에 올려 파문 일으킨 길은정

■ 글·조희숙 ■ 사진·최문갑 기자

입력 2002.10.07 14:58:00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는 말을 남기고 98년 가수 편승엽과 협의이혼한 가수 겸 DJ 길은정.
요즘 인터넷 게시판은 그녀와 전남편 편승엽을 둘러싼 이야기들로 뜨겁다.
그녀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공개일기에서 그동안 편승엽의 자상함은 모두 거짓이었다고 밝힌 것.
그녀를 만나 자세한 속사정을 들어보았다.
‘전남편 편승엽과 헤어진 진짜 이유’  인터넷에 올려 파문 일으킨 길은정
지난밤 단 한 시간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가수 겸 DJ 길은정(42). 그녀는 푸석해진 얼굴을 어루만지면서 요즘은 예전보다 불면증이 더 심해졌다고 덧붙였다. 얼마 전 인터넷에 올린 자신의 일기로 인한 파문이 의외로 커지자 마음 고생이 심한 듯 했다. 하지만 그녀의 공개일기에 대해 ‘누구의 말이 진실이냐’를 두고 쑥덕공론이 한창인 것에 비하면 그녀는 비교적 평정을 되찾은 듯 보였다. 마치 ‘올 것이 왔구나’ 하고 생각하는, 그래서 껄끄러울듯한 인터뷰 자리도 애써 피하려 하지 않았다.
“사소한 일은 잘 못 참는데 비해 큰일이 닥치면 굉장히 냉정해져요. 암에 걸렸을 때도 방황하고 헤매기보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를 먼저 생각했거든요. 대수술을 하려면 모두 드러내야 하는 아픔이 따르기 마련이죠. 아픔이 두려워서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달고 다닐 순 없잖아요. 지금 제가 겪고 있는 상황이 그런 것 같아요.”
길은정의 공개일기 파문의 내막은 대략 이렇다. 평소 자신의 홈페이지(www.kileunjung.co.kr)에 공개일기를 적어왔던 그녀는, 지난 96년 결혼했다가 이혼한 가수 편승엽이 TV에서 보여준 자상함과 친절은 모두 거짓이라는 내용을 공개했다.
충격적인 내용의 일기는 곧바로 한 네티즌에 의해 다른 사이트에 옮겨지면서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이 일기로 인해 네티즌들의 거센 질타가 쏟아지자 그녀의 전남편 편승엽은 사실이 아니라며 그녀와 정면대항으로 나섰다. 그녀는 이 사건에 대해 절대로 ‘폭로’가 아니라며, 9월3일 새벽 문제의 일기를 쓰게 된 경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그동안 그녀는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팬들과 함께 자신의 일기를 함께 공유해왔다. 인터넷에 매일 자신의 일기를 올려놓는 그녀는 팬들과 속마음을 나누는 공간인 만큼 일기의 내용도 매우 솔직하게 쓰는 편이라고. 하지만 조금 심한 내용은 썼다가 바로 지우곤 했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그녀가 일기를 쓰는 시간은 대부분 잠을 이루지 못하는 새벽시간. 기쁘고 즐거운 이야기도 많지만 새벽 불면증에 시달리면서 쓰는 일기인지라 밝고 긍정적인 이야기보다 그 반대의 경우가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녀가 쓴 일기의 주된 내용은 전남편인 가수 편승엽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 문제는 오랫동안 가슴앓이를 해왔던 거라 아무리 억누르려고 해도 자극이 올 때마다 저도 모르게 튀어 올라와요. 예를 들면, ‘편승엽 아이를 몇이나 낳았냐?’고 묻거나 ‘길은정 병구완하느라 편승엽이 돈을 다 날렸다’는 이야기들이죠. 또 신문 인터뷰 기사에 ‘암투병시 편승엽의 지극한 간호로 건강을 추스리고 활발히 활동했으나 둘은 이혼하고…’라는 내용이 나오면 저도 모르게 불끈 화가 치밀어 올라서 그 감정을 홈페이지 일기에 적곤 했어요. 그러고 나면 어느 정도 감정을 추스리고 잠들 수 있었기 때문이죠.”
최근 그녀는 10년 만에 새 음반을 발표하고 의욕적으로 홍보활동에 나서고 있었다. 자신의 노래를 새로 다듬고 시낭송과 소책자도 함께 곁들여 8개월에 걸쳐 앨범을 완성했다. 하지만 인터뷰 기사가 나올 때마다 전남편 편승엽과의 결혼과 이혼에 얽힌 이야기들이 대부분이고 앨범에 관한 이야기는 한두줄에 그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얼마 전 그녀가 TV를 통해 코미디언 이주일씨의 빈소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데, 난데없이 편승엽 얼굴이 카메라 앵글에 잡혔다고 한다. 인터뷰 도중 눈물을 흘리는 그를 보자, 순간적으로 치밀어 오르는 울분을 참을 수 없었다고.
“일기를 쓴 그 날은 며칠째 그때의 감정을 억누르다가 신경정신과 상담을 받고 온 날이었어요. 그런 날은 감정이 바닥으로 떨어질 대로 떨어져요. 그동안 감정을 절제하면서 일기를 오랜 시간 쓰는 편이었는데 그날은 손가락이 저절로 움직이는 것처럼 막 써내려 갔어요. 다 쓰고 난 다음에 한번 열어보고 삭제하려고 키를 눌렀는데 계속 페이지 오류창이 뜨는 거예요. 하늘의 뜻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수면제를 먹고 바로 잠이 든 그녀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부랴부랴 공개일기를 지웠다. 하지만 이미 한 네티즌이 그녀의 일기를 다른 곳으로 퍼뜨린 이후였다.
“이런 내용이 알려지길 원하지 않았어요. 그저 제 마음을 고백하려는 것이었지 절대 ‘폭로’하겠다는 생각도 없었어요. 우여곡절 끝에 그 네티즌을 찾아 옮긴 글을 지웠지만 인터넷에 퍼진 이상 제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더라고요.”

다음날 스포츠신문에 그녀의 일기에 관한 기사가 실리면서 그녀의 전남편인 편승엽 쪽에서 연락이 왔다. 그런데 편승엽은 정작 당사자인 그녀에게는 전화를 하지 않고 주변 사람들을 통해 불편한 심기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고 한다. 그날도 편승엽의 연락을 받은 사람은 그녀가 아니라 현재 매니저 일을 봐주고 있는 음반제작자 구자형씨였다.
“기사가 나간 날 오후 1시30분쯤 편승엽씨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처음엔 기사를 낸 스포츠신문을 고소하고, 길은정을 매장시키겠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자신은 이혼발표도 책이 나올 때 해달라는 길은정씨의 부탁도 들어준 사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어요. 그날 저녁 다시 전화를 걸어서 길은정씨는 몸이 아픈 사람이니까 덮어줄테니 정정보도를 해달라고 하더군요.”
길은정에 따르면 편승엽은 그녀의 친언니와 오빠들에게 차례로 전화를 걸어 “그렇게 해서 책 팔아 돈을 얼마나 벌겠냐”고 심하게 다그치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와 친분이 있는 기자나 방송국 PD 등을 통해 그녀가 공개사과를 하면 용서해주겠다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 사람(편승엽)이 무엇을 용서해주겠다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솔직히 저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떤 대책이나 계획이 없어요. 처음부터 의도된 일이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조차 없어요. 그런데 그쪽에서는 책과 음반을 팔기 위한 것이다, 아직도 자기에게 미련이 남아 있어서 그렇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요.”
이 일로 인해 그녀는 오히려 음반 판매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한다. 공개편지가 인터넷에 퍼지면서 지난 한달 동안 해온 음반 홍보가 물거품이 되었기 때문이다. 신문들은 그녀와 편승엽과의 관계에 대해서만 다루었지 그녀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음반에는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 일로 갑자기 음반 이야기가 쏙 들어갔어요. 이게 무슨 음반 판매에 도움이 돼요. 이 음반은 저에게 유서 같은 거예요. 제 지난 시간, 작업들, LP로 절판된 판들, 가수로서의 활동을 한군데에 모은 거라 얼마나 열정을 쏟았는지 몰라요. 저는 음반을 많이 팔 생각도 없어요. 한장도 안 팔려도 제 음악 자서전이라 생각하고 기력이 있을 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시작한 것이거든요. 그런 오해까지 받으니 억장이 무너져요.”
그녀가 편승엽씨를 처음 만난 것은 96년. 편승엽씨가 그녀의 라디오 프로그램의 게스트로 출연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두사람은 97년 결혼했다. 96년 직장암 판정을 받은 그녀는 수술 후 혹독한 암투병을 하다 이겨내고 지금은 건강을 회복한 상태. 편승엽씨는 그녀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도 결혼해 정성스럽게 그녀를 돌봐준 따뜻한 남자로 뭇 여성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길은정은 이 일로 인해 “앞으로 제 이름 옆에 그 사람 이름이 따라붙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지난 6년간 여러분을 속여서 죄송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일기의 내용은 1백% 모두 진실”
- 일기에 쓴 내용이 충격적인데, 모두 진실인가?
그보다 더한 일들도 있지만 그것까지 밝힐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쓰지 않았다. 거기에 써 있는 내용은 1백% 진실이다. 누가 일기에 거짓말을 쓰겠는가.
- 전남편 편승엽의 이중적인 성격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랐는가?
그에 대해 환멸을 느끼게 된 것은 신혼여행 때였다. 당시 난 왼팔의 통증이 심한 상태였지만 무리하게 신혼여행을 강행했다. 여행 갔을 때 이야기는 지금 하고 싶지 않다. 다만 비행기 안에서 함께 간 일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돌아오는 동안 서로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는 것만 이야기하겠다.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가족들과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나는 여행지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데, 그 사람(편승엽)은 아주 즐겁게 잘 지낸 것처럼 이야기했다. 그 모습에 정말 환멸을 느꼈고 ‘저 사람하고는 도저히 살 수 없어!’라고 소리치며 쓰러져 발광하다시피 했다. 그런데 가족들은 내가 아파서 그렇다고만 생각했다. 그 사람은 가족들 앞에서는 나에게 너무 잘해주었기 때문이다.
- 방송 출연해서 편승엽씨가 눈물을 흘린 것도 모두 거짓이라고 했는데?
내가 하와이로 떠날 때 우리는 거의 끝난 상태였다. 하와이에서 한달간 머무는 동안 그 사람이 한번 다녀갔다. 그것도 방송국 카메라와 함께. 이틀간 머물다 떠날 때 그는 뒤 한번 안 돌아보고 갔다. 내가 한국에 돌아왔을 때 그 사람이 공항에 나와 있었는데, 역시 방송국 카메라와 함께였다. 또한, 전날 밤에 전화로 실컷 싸웠는데 다음날 방송국에서 스튜디오에 나와있는 그 사람과 전화연결을 하자고 전화가 왔다. 그러면 그 사람은 스튜디오에서 눈물을 흘리며 “사랑한다”고 말한다. 인터뷰 할 때도 자신은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없고, 내가 건강하기만 하면 뭐든 다해주겠다고 말한다. 늘 그런 식이다.
- 일기를 보면 편승엽씨가 암투병중인 길은정씨를 지극정성으로 간호하거나, 병원에 데려간 적도 없다고 되어 있는데?
결혼 후 같이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 나는 아침 9시 방사선 치료를 위해 병원에 들렀다 바로 방송국으로 출근해야 했다. 반면 그 사람은 업소 일을 끝내고 새벽 5시쯤 집으로 들어와 하루종일 자다가 내가 지어주는 저녁을 먹고 다시 일하러 나갔다. 한달의 절반은 지방공연이었고 나머지 반은 새벽 5시에 들어오니 서로 마주칠 일이 별로 없었다. 자기일 보러 다니느라 바빴지 나를 간호해주거나 병원에 따라간 적도 없었다.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보호자용 책자가 나오는데 단 한줄도 읽지 않았던 사람이다.
- 수술 후 길은정씨의 인공항문을 두고 농담을 했다는 말도 사실인가?
지금은 관장기법을 쓰지만 그때는 주머니를 달고 있어야 했다. 그 사람이 주머니를 툭툭 치면서 빙글빙글 야비하게 웃는 얼굴로 “넌 좋겠다. 걸어다니면서도 똥싸고, 밥 먹으면서도 똥싸고”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학대였다.
- 결혼 전 길은정씨의 집을 편승엽씨의 집으로 꾸며놓았다는 이야기는 무엇인가?
내가 병원에서 퇴원하면 보살펴주기 위해 옆에 있어야 한다며 짐을 옮겨놓겠다고 했다. 퇴원 후 집에 들어가 보니 내가 아끼던 턴테이블, 도자기, 침대, 커튼 등은 다 치우고 대신 그 사람 아버지의 사진이 거실 중앙에 걸려 있었다. 내 물건은 박스 속에 담겨져 베란다 구석에 있었다.
- 편승엽씨의 자동차 할부금까지 내주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생활비나 병원비는 어떻게 분담했나?
결혼 후 자동차 할부금 고지서가 날아오기 시작했는데 내가 전혀 모르는 일이었다. 당시 그 사람이 타고 있던 차인 포텐샤의 할부금이 1백여만원, 지금은 팔아버린 뉴그렌저 할부금과 그 이전에 타다 판 차량의 할부금까지 총 3대의 자동차 할부금이 매달 4백만원 가까이 되었다. 가압류 통지서까지 날아왔지만 그 사람은 자신은 일하느라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 했고, 결국 내가 부담했다. 각자 생활에 드는 비용은 각자 버는 돈으로 충당했고, 내 병원비와 방사선 치료비도 모두 내가 부담했다. 그 사람은 방사선 치료에 한번도 따라가 준 적도 없고 병원비를 내준 적도 없다.
- 이혼은 길은정씨가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때 편승엽씨의 반응은 어땠나?
하와이에서 돌아와 헤어지자고 했더니 그 사람이 안된다고 했다. 왜 안되냐고 묻자 자기 가수생활이 끝난다고 했다. 내가 “당신도 나를 사랑하지 않고 나도 마찬가지인데 같이 살 이유가 없으니 헤어지자. 그러면 내가 모든 것을 감싸안고, 다 잘했다고 이야기해주고, 멋있게 사랑했기 때문에 헤어진다고 말하겠다”고 하니까 그러자고 했다. 이혼 기자회견장에서 그 사람은 어김없이 눈물을 보였다. 그후로 듀엣곡을 부탁하기 위해, 토크쇼에 출연하기 위해, 잡지 인터뷰 때문에 간간이 내게 연락을 해왔다.
- 정말로 전남편 편승엽씨가 그렇게 이중적인 사람이었다면, 왜 진작에 결혼을 뒤집지 못했나?
나는 마치 그의 조종에 따라 움직이는 인형 같았다. 그 사람이 모든 스케줄을 관리하고 나는 끌려다녔다. 세상에 알려진 것을 뒤엎을 힘도 없고 무기력했다. 암투병 중 고통이 너무 커서 그냥 ‘모르겠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은 들었다. 무기력하게 아파서 늘어져 있는 사람이 언론에 오르내리며 그 사람과 싸울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방조했던 것이다.
- 지금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그는 자신은 아무 잘못도 없는데 내가 옛날 일을 들춰 폭로해 괴롭게 만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것은 절대 고의로 ‘폭로’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꼭 말하고 싶다. 내게는 그럴만한 용기가 없다. 지난 6년 동안 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그 울분이 일기로 터진 것뿐이다. 이번 일이 아니었다면 죽을 때까지 가지고 갔을 것이다. 그 사람과 헤어지면 그 사람과의 모든 관계가 끝날 줄 알았지만 내가 방송활동을 하는 한 끝까지 따라다닐 족쇄라는 것을 알았다. 길을 가도 사람들이 “편승엽씨랑 사랑한다면서 왜 헤어졌냐”고 묻는다. 대중을 속였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 너무 컸다. 거짓말한 대가를 지금 치르고 있는 건데, 그 사람에 비하면 내 고통이 너무 억울하다.



”진실은 언젠가 밝혀질 것 이라고 믿는다.”
‘전남편 편승엽과 헤어진 진짜 이유’  인터넷에 올려 파문 일으킨 길은정
신문에 길은정의 공개일기와 관련된 기사가 실리자 지난 9월9일 편승엽은 “공개일기의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는 길은정의 말에 동의할 수 없다”며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당시 그는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 진실을 밝히기로 했다”며 공개일기를 보도한 신문사를 상대로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서 편승엽은 길은정의 공개일기에 대해 다소 격앙된 어조로 밝혔다.
하지만 지난 9월13일 편승엽씨가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전날 TV를 통해 길은정씨가 국민들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는 모습을 봤다”며 자신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쓰는 길은정이 너무 애처로워 보였다고 했다. 그리고 “한때 사랑했던 여자를 더이상 힘들게 하고 싶지 않다. 진실은 언젠가 밝혀질 것이니 기자회견 내용을 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이 사건에 대한 자신의 심경을 적은 편지 한통을 팩스로 보내왔다.
본지는 이번 길은정씨의 공개일기 파문은 쌍방의 입장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하고, 편승엽씨의 입장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주요 기자회견 내용과 그의 심경을 담은 편지도 함께 싣기로 했다.
- 현재 심경은 어떤가?
처음에는 많이 놀랐고, 화가 나기도 했다. 그러나 곧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길은정씨의 큰오빠와 작은오빠랑 통화하는 중에 그녀가 정상이라면 그렇게 썼겠느냐는 얘기도 있었고, 조금더 주변 상황을 지켜보기로 하면서 그동안 인터뷰도 피하고 있었다.
- 길은정의 공개일기를 읽었을 텐데, 일기에 쓰인 내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선 이 자리에서 길은정씨를 욕하거나 모함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밝히고 싶다. 솔직히 어떤 생각으로 그런 일기를 썼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일기에는 마치 내가 거짓말쟁이처럼 되어 있었다. 그동안 방송이나 자신의 책을 통해서 했던 많은 이야기들을 어떻게 하루아침에 뒤집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
- 한번도 길은정과 병원에 간 적이 없다고 하던데 사실인가?
암 판정을 받기 전에 병원에 같이 갔었다. 결과가 나올 때, 수술 받을 때, 그리고 시간 날 때마다 병원에 동행했다. 결혼 후에는 소속사 스케줄에 맞추느라 자주 동행하지 못한 건 사실이다. 대신 운전기사를 따로 붙여주었다. 결혼 후 몇 번이나 병원에 갔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길은정씨처럼 일기 쓰는 습관이 없다.
- 생활비와 치료비는 어떻게 분담했는가?
길은정씨에게 생활비를 따로 주지 않았지만 생활비는 내 쪽에서 다 댔다. 가끔씩 길은정씨에게 필요한 돈을 주기도 했다. 이틀에 한번씩 오는 파출부 비용이나, 시장보는 비용 등도 내가 부담했다. 길은정씨의 치료비는 보험으로 해결한 것으로 알고 있고, 수술 전에 병원에 다닌 비용 중 내가 부담한 것도 있다.
- 자동차 3대의 할부금을 길은정씨가 모두 부담했다고 하는데?
정확히 말하면 차가 2대 있었다. 한대는 밴이고 현금으로 구입한 차량이다. 나머지 한대는 할부차량이었지만 자동이체를 하지 않은 것은 맞다. 내가 길은정씨를 만났을 때 그 사람은 재산이 없었다. 94년 노래가 히트되면서 나도 적지 않은 돈을 벌었기 때문에, 길은정씨가 라디오 고정프로그램으로 한달에 몇백만원 받는 것을 탐낼 정도는 아니었다.
- 결혼 전 혼인신고를 미리했을 때, 길은정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혼인신고 할 때 첨부서류를 내가 떼지 않았다. 양식에 도장만 찍는다고 혼인신고가 되는 게 아니다. 호적등본을 첨부해 서류를 작성해야 혼인신고를 할 수 있다. 서류를 내가 떼지 않았다면 어디서 났겠는가. 결혼 전 혼인신고를 서두른 것은 그 사람에게 정신적, 법적으로 안정을 주고 싶었고, 남편자리에 언제까지나 있을 것이라는 내 의지였다.



- 길은정이 병원에 있는 동안, 그녀의 집에 허락 없이 편승엽씨의 짐을 옮겨놓았다는데?
허락 없이는 아니다. 그 집은 두 사람이 결혼 후 함께 살기 위해 같이 계약한 집이다. 그 사람이 퇴원하는 날에 맞춰 집을 꾸며놓고 싶어서 했던 일이다. 내 취향대로 물건을 고르고 집을 꾸미다 보니 길은정씨에게 낯설게 느껴졌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 인공항문을 농담거리로 삼았다는 이야기가 사실인가?
변 나오는 주머니를 달게 되면 생리적인 현상이 조절되지 않아, 밥 먹다가도 저절로 가스가 나오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그 사람이 민망할까봐 우스갯 소리로 했던 말이다. 놀리려는 의도는 없었다.
- 언론과의 인터뷰도 길은정씨 의견과 상관없이 독단적으로 진행했다고 하는데?
상의 없이 한 적은 한번도 없다. 미국 하와이 취재도 상대가 준비가 안된 상태였다면 방송팀을 이끌어갈 수 없었을 것이다. 모두 사전에 동의를 구하고 이루어진 일이다.
- 길은정씨가 헤어질 것을 요구하자 5분도 안돼서 이혼을 결정했다는 것이 맞나?
하와이에서 돌아오자마자 느닷없이 이혼 요구를 받았다. 영문도 모르는데 무조건 따를 수 없어서 말리고 또 말렸다. ‘나를 종으로 알고 살아라’ ‘혼자 사는 것보다 낫지 않느냐’고 설득해도 소용없었다. 나중에는 화를 내며 내가 싫다고 했다. 싫은 느낌이 전해졌다. 하지만 이혼 기자회견을 하고도 5개월이나 같이 지냈다. 5분도 안돼 이혼을 결정했다면 5개월이나 같이 살 필요가 없을 것이다. 기자회견도 내가 원한 것은 아니었다. 1년쯤 후에 하자고 했더니 책이 곧 출판되니 그전에 기자회견을 해야 한다고 해서 마음이 아팠다.
- 이혼 기자회견을 마치고 5개월이나 함께 산 이유는 무엇인가?
사실 이혼 기자회견 후 두달쯤 지나자 길은정씨가 다시 합치자는 이야기를 해왔다. 나 역시 그럴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책이 출판되기 전에 필라델피아에서 만난 남자이야기를 고백했고, 얼마 후 그 남자의 부인으로부터 전화도 걸려왔다. 내게 재결합을 이야기하면서 그 남자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는 것이 실망스러워 98년 이혼하게 된 것이다.
- 그동안 편승엽씨는 자상하고 친절한 남편의 이미지였는데?
솔직히 TV에 출연해서 천사표처럼 보이는 것도, 심지어 존경한다는 소리를 듣는 것도 싫었다. 할 도리만 했을 뿐인데 남들에게 괜한 오해를 사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 앞으로 이 일이 어떻게 해결되길 바라나?
집사람하고 걸어가면 항상 그림자가 셋이다. 나와 아내 그리고 길은정. 이혼 후 결혼하면서 나도 마음고생이 심했다. 질타 소리도 많이 듣고 아픈 사람 버린 것처럼 오해도 많이 받았다. 내 잘못이라면 그 사람이 원하는 취향대로 못해준 것이다. 그것을 사죄하라면 사죄하겠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 최선을 다했다. 앞으로는 어떤 식으로든 길은정씨와 연결되고 싶지 않다.


여성동아 2002년 10월 4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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