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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gourmet 맛집 탐험가 김지영의 테이스티 맵_후앙

담백 고소 베이커리

제과명장의 손맛 담긴 최고의 빵을 맛보았다.

2016. 12. 08

후앙(Rouen)은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의 도시명이고, 프랑스 국립제과제빵학교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일산 빵집으로 유명한 ‘후앙’의 송영광 대표가 바로 이 학교 출신이다. 송 대표는 2014년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선정하는 제과명장에 뽑혔다. 산업 현장에서 15년 이상 종사한 사람 중 매년 분야별로 1명의 최고 숙련 기술자인 ‘명장’을 선정하는데. 그야말로 기술자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광이라고 할 수 있다. 송 대표는 제과제빵 직종의 최연소 명장이다. 

제과제빵 분야에 입문한 계기를 물으니 프랑스 유학파와는 썩 어울리지 않는 답이 돌아온다. “중학교 때 부모님을 여의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와 그저 먹여주고 재워준다는 말에 빵집에 들어갔어요. 그때부터 이게 천직이려니 하고 열심히 일했습니다.” 어려서부터 빵과 케이크를 좋아했다거나 유학 생활 중 바게트의 매력에 빠졌다는 대답을 예상했는데 의외다. 후앙의 성공 비결 역시 단순한 답이다. “재능보다는 노력이 중요하니 잔꾀 부리지 않고 노력했어요. 좋은 재료를 쓰는 것이 기본이므로 재료비가 비싸더라도 100% 유기농 밀가루 사용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고요. 천연효모를 이용한 천연발효도 초창기부터 해왔습니다. 모양은 투박해지지만 건강에 더 좋고 빵 고유의 맛을 살릴 수 있으니까요. 어려웠던 시절을 보낸 저와 달리 이제 제과제빵 업계에 입문하는 사람들은 하루 8시간 근무해도 충분히 생활할 수 있도록 가능하면 기계 설비화를 하고, 9시 출근 6시 퇴근 원칙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특허도 7개나 가지고 있다고 한다. 처음 특허를 신청할 땐 지적재산권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던 시절이라 쉽지 않았으나 전문지식으로 무장하고 꾸준히 도전했다.

후앙의 빵을 맛본 사람들은 빵 종류에 상관없이 하나같이 맛있다고 칭찬한다. 제일 자신 있는 메뉴를 물어보니 ‘바게트샌드위치’를 내민다. 프랑스 바게트와 최대한 유사하게 만든 빵 안에 생크림과 크림치즈를 기본으로 만든 소스를 바르고 양상추, 프레스햄, 수제 피클만 넣었다. 속재료가 꽉 차 보이는 것도 아니고 특이한 뭔가가 있어 보이지도 않는데 한입 베어 물면 소스 맛이 아주 독특하다. 생크림이라는데 달지 않고 크림치즈라는데 느끼하지도 않다. 소박한 재료를 풍성히 감싸면서 입에 착 감기는 맛을 만들어낸다. 올리브치아바타는 제조 공법과 관련해 특허까지 있는 빵으로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올라온다. 그야말로 기본에 충실한 빵이라 질리지 않고 자꾸 생각날 정도로 매력적이다. 먹고 또 먹고 싶은 빵이 가득한 후앙은 빵을 좋아하는 남녀노소 누구나 열광할 만한 곳이다.

ADD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로 135길 4 후앙프라자 1층
TEL 031-902-5527





       
김지영

아침을 먹고 나오며 점심은 뭘 먹을까 고민한다. 보도 자료에 의존한 레스토랑 소개 글에 지쳐 직접 탐방해보고 뭔가 이야기가 있는 식당을 소개한다. 저서로 〈웬만해선 그녀의 컴플레인을 막을 수 없다〉 〈빠르게 명확하게 전달하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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