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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명사가 말하는 ‘내 생애 최고의 요리’- 열한 번째

한복디자이너 박술녀의 추억 요리

어린 시절 향수 불러일으키는 팥칼국수 & 부추시금치겉절이

기획·한정은 기자 / 사진·문형일(인물) 현일수(요리) 기자 || ■ 요리·이영희(나온쿠킹)

2008. 12. 18

한복디자이너 박술녀의 추억 요리


단아하면서도 화려한 색감, 소박하지만 기품 있는 장식 등 은은하고 정갈한 멋의 한복을 짓는 디자이너 박술녀. 이승연, 박주미, 하유미, 박신양, 안정환·이혜원 부부, 신동진·노현희 부부 등 수많은 연예 스포츠 스타들이 한번쯤은 입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가 짓는 한복은 인기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니콜라스 케이지 등 국내를 방문한 해외 스타들도 그가 선물한 한복을 입어보고 아름다움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많은 드라마와 쇼 ·화보에 작품을 선보이는 성공한 여성 CEO로, 각종 행사와 방송 ·인터뷰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에게도 어려운 시절은 있었다. 사람은 좋지만 경제적인 능력이 없던 아버지를 대신해 어머니가 7남매를 돌보며 살림을 꾸려나갔는데, 하루에 한 끼 먹기도 버거웠던 것. 배춧잎을 넣어 끓인 시래기 죽이나 어머니가 옆집에서 얻어온 누룽지를 바글바글 끓인 뒤 신김치를 쭉쭉 찢어 얹어 먹던 일은 아직도 그의 기억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한복디자이너 박술녀의 추억 요리

추억 요리 하나 팥칼국수
준·비·재·료 팥 2컵, 물 14컵, 칼국수 200g, 소금 적당량
만·들·기
1 팥은 깨끗이 씻어 냄비에 넣고 팥이 잠길 정도로 물을 넉넉히 부은 뒤 팔팔 끓으면 물을 따라 버린다. 이런 과정을 3번 반복한다.
2 팥에 분량의 물을 붓고 1시간 이상 푹 삶은 뒤 체에 내리면서 손으로 으깨 팥껍질은 제거하고 팥물만 밭는다.
3 냄비에 팥물을 넣고 약불에서 10~15분간 걸쭉하게 끓인다.
4 칼국수는 소금을 약간 넣은 끓는 물에 넣어 3~4분간 삶은 뒤 체에 받쳐 물기를 뺀다.
5 그릇에 삶은 칼국수와 ③의 팥물을 담고 소금을 곁들인다.
한복디자이너 박술녀의 추억 요리

추억 요리 둘 부추시금치겉절이
준·비·재·료 시금치 100g, 부추 50g, 양념장(고춧가루·멸치액젓·깨가루·식초 1큰술씩, 설탕 2작은술, 다진 마늘 ½작은술)
만·들·기
1 시금치와 부추는 다듬어 깨끗이 씻은 뒤 물기를 빼고 부추만 7~8cm 길이로 자른다.
2 분량의 재료를 고루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3 시금치와 부추를 볼에 담고 양념장을 넣어 살살 버무린다.
한복디자이너 박술녀의 추억 요리

어머니 손맛 담긴 토속 요리
그는 친정어머니가 만든 음식은 맵시가 있진 않지만 투박하고 토속적이기에 더 맛있었다고 추억한다.
“인터뷰 전, 제가 잊지 못하는 요리가 뭔가 생각해보니 팥칼국수와 열무비빔밥이 떠오르더라고요.팥을 뭉근하게 삶아 으깬 팥물에 칼국수를 넣고 소금 간을 해 먹는 팥칼국수는 지금도 즐겨 먹는 별미 요리예요. 여름철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뜯은 연한 열무에 새우가루·멸치가루·다진 마늘·버섯을 넣어 바글바글 끓인 된장을 넣고 쓱쓱 비벼 먹는 열무비빔밥은 생각만 해도 침이 꿀꺽 넘어가네요(웃음).”
텃밭에서 자란 부추에 시금치와 고춧가루·멸치액젓·깨가루를 넣고 살살 버무려 만든 부추시금치겉절이, 명절날이면 평소에는 구경도 할 수 없었던 쇠고기에 무와 소금·다진 마늘·대파를 넣어 푹 끓인 뒤 고춧가루를 약간 뿌려 먹는 쇠고기무국 등도 잊을 수 없는 추억 요리다.
“이제는 맛있고 근사한 요리를 마음껏 먹을 수 있지만 가끔씩은 어린 시절 어머니가 손수 만들어주셨던 음식이 그리워요. 얼마 전에는 어머니가 끓여주신 꽃게탕이 먹고 싶어 팔순 넘은 노모께 꽃게탕을 끓여달라고 어리광을 부렸는데, 손에 힘이 없어지셔서인지 그 맛이 나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어머니의 손맛은 영원히 제 기억에 남아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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