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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Cooking Lesson

맛 좋고 끓이기 쉬운 국

이지은 기자와 남편 신동구가 함께하는 요리교실

기획·이지은 기자 / 사진·지호영 기자 || ■ 요리·이영희(나온쿠킹 017-225-6594)

2007. 07. 19

'무더운 여름에도 저희 집 밥상에 빠지지 않고 오르는 것이 뜨거운 국입니다. 이달에는 땀 뻘뻘 흘리며 후르르~ 먹다보면 더위가 저만치 달아나는 국을 만들어보았어요. 요리법도 아주 간단하답니다.

이열치열 뜨거운 국으로 무더위 날리세요~
맛 좋고 끓이기 쉬운 국

저는 잠을 못 이룰 정도로 더운 열대야 며칠을 제외하고는 4계절 내내 솜이불을 둘둘 말고 자는 체질이랍니다. 반면 남편은 추운 겨울 며칠을 제외하고는 이불이 필요 없을 만큼 땀을 흘리는 체질이에요. 결혼 후 신체 온도가 너무 다른 것에 서로가 신기해하며 각방을 써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까지 했을 정도니까요. 결국 저는 솜이불 덮고, 남편은 선풍기를 틀어놓고 자는 이상한 모습을 연출하게 됐지요. 이런 체질은 식습관에도 나타나는 것 같아요. 저는 한여름에도 뜨거운 국 한그릇을 먹어야 속이 든든하거든요. 가끔 별식으로 먹는 냉면이나 냉국을 제외하고는 음식은 뜨거워야 제 맛이더라고요. 다행히도 식습관은 비슷해 남편도 뜨거운 음식을 싫어하진 않는답니다.
이 달에는 이런 개인적인 이유로 메뉴를 골랐습니다. 저 같은 체질을 가진 분들을 위해 한여름이지만 뜨거운 국 끓이기에 도전했어요. 요리선생님께 국 끓이는 법을 가르쳐달라면서 한 가지 부탁을 더 했습니다. 가장 쉽게 끓이고 누가 끓여도 맛있는 국을 배우고 싶다고요. 그래서 배우게 된 것이 감자국과 조개국, 그리고 된장을 풀어 맛을 내는 얼갈이배춧국이랍니다.
일단 재료를 보니 만들기 쉽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요. 주재료인 감자, 얼갈이배추, 모시조개만 사면 나머지 재료들은 다 냉장고에 있는 것들이더라고요. 국을 끓이려면 가장 먼저 국물을 내야 해요. 근데 이 국물 내기가 요리마다 조금씩 다르더라고요. 감자국과 얼갈이배춧국은 멸치와 다시마를 넣어 끓인 국물을 사용해요. 양파와 대파, 통마늘, 마른 새우가 있다면 함께 넣어 끓여도 좋답니다. 그런데 모시조개국은 이 국물을 사용하지 않고 찬물에 다시마를 우려 사용하더라고요. 이유를 선생님께 물었더니 다시마의 맛보다 조개국물의 맛을 살리기 위해서라고 설명해주셨답니다. 이런 작은 차이에도 요리 맛이 확연히 달라지는 것이 참 신기하지요?
감자국과 모시조개국은 만들어둔 국물에 준비한 재료를 넣어 끓이면 완성이랍니다. 얼갈이배춧국은 얼갈이를 한 번 삶아 된장에 조물조물 무친 후 국물에 넣어 끓이면 되고요. 얼갈이배추를 삶는 것은 소화작용을 방해하는 타닌 성분을 없애기 위해서에요. 조금 귀찮더라도 건강을 생각해 이 과정을 빼먹지 마세요. 좀더 칼칼한 한 맛을 내고 싶다면 청양고추를 넣어도 좋고요.
올 여름에는 땀 뻘뻘 흘리며 먹는 국 한그릇으로 무더위를 날려보세요. 저도 오늘 배운 국 세 가지로 이번 여름을 나야 될 것 같습니다.

남편의 요리 노트를 공개합니다~
해가 갈수록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점점 날이 더워진다고 하니 올 여름은 어떻게 건강하게 넘길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건강을 지키는 데 먹거리만큼 중요한 것은 없는 듯하다. 요즘 들어 비싸고 맛있는 레스토랑의 음식보다도 집에서 해 먹는 소박한 음식이 더 건강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식재료들도 안전하고 조미료도 사용하지 않으니 밥에 김치만 놓고 먹어도 ‘집밥’이 역시 최고다. 이 달에는 집에서 쉽게 끓여 먹는 국을 배운다고 한다. 이름하여 ‘여름 건강국 3종 세트’다.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열심히 배워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오늘 배울 국은 감자국과 모시조개국, 그리고 얼갈이배춧국이다. 재료를 살펴보니 감자와 모시조개는 익숙한데 얼갈이배추는 처음 본다. 큰 배추가 되기 전에 뽑은 배추라고 하는데 국이나 무침 등으로 해 먹어도 맛있다고 한다.
먼저 감자국을 끓였다. 감자는 적당한 크기로 썰고 물에 담가 전분기를 빼야 깔끔한 맛이 난다고 한다. 그동안 국물을 내는데 멸치와 다시마, 양파를 넣어 끓이면 된다. 다시마는 먼저 건져내고 국물이 다 끓으면 멸치와 양파도 건져낸다. 몸에 좋은 양파를 왜 건져내냐며 선생님께 항의(?)하자 양파가 끓게 되면 모양이 축 처져 음식이 맛없어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해주셨다. 역시 요리의 모든 과정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국물에 감자를 넣은 뒤 소금으로 간을 하고 송송 썬 고추를 얹으면 완성이다. 원래 국에는 국간장으로 간을 해야 한다고 알고 있던 터라 의아해했더니 담백한 맛을 내야 하는 감자국이나 모시조개국은 소금으로 간을 하는 것이 맛이 더 깔끔하다고 하셨다.
다음은 모시조개를 끓일 차례. 모시조개가 없을 때는 바지락을 사용해도 된다. 모시조개는 해감시키는 게 중요한데 반나절 정도 소금물에 담가 어두운 곳에 두면 된다. 다시마를 30분 정도 담가 우린 물을 끓인 후 모시조개를 넣어 익혀내면 된다. 이때 중요한 건 모시조개국을 한 번 면보에 걸러야 한다는 것. 그렇지 않으면 모래가 씹혀 국을 맛있게 먹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된장을 풀어 맛을 낸 얼갈이배춧국을 배웠다. 삶은 얼갈이배추를 된장으로 양념해 간이 배게 두었다가 멸치 우린 물에 넣어 10분 정도 끓이면 된다.
끓여놓고 보니, 보는 것보다 훨씬 맛이 있다. 이렇게 요리재료와 과정이 간단한데 과연 맛이 있을까 했던 나의 생각은 기우에 불과했다. 여름철 자칫 입맛을 잃기 쉬운 때 그야말로 ‘환상적인 맛이 나는 국’이라고 감히 말해본다.

얼갈이배춧국
맛 좋고 끓이기 쉬운 국

준·비·재·료
얼갈이배추 300g, 된장 2큰술, 다진 마늘·소금 ½큰술씩, 다진 파 1큰술, 멸치 15g, 다시마(5×5cm) 1장, 물 6컵, 청양고추 2개, 홍고추 ⅓개
만·들·기
1 얼갈이배추는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3분 정도 데쳐 찬물에 헹군 후 1cm 간격으로 자른다.
2 얼갈이배추에 된장, 마늘, 파를 넣고 조물조물 주물러서 재워둔다.
3 냄비에 물, 멸치, 다시마를 넣고 끓이다가 끓기 전에 다시마는 건져내고 10분 정도 더 끓인다. 끓으면 멸치는 건져낸다.
4 ③에 된장을 푼 뒤 얼갈이배추를 넣고 끓인다.
5 고추를 송송 썰어 넣고 소금으로 간한다.
맛 좋고 끓이기 쉬운 국


모시조개국
맛 좋고 끓이기 쉬운 국

준·비·재·료
모시조개 200g, 다시마(5×5cm) 1장, 물 5컵, 청양고추 1개, 홍고추 ½개, 소금 1작은술
만·들·기
1 모시조개는 엷은 소금물에 담가 한나절 정도 해감을 토하게 한다.
2 다시마는 물에 30분 정도 담가두고 고추는 어슷하게 썬다.
3 냄비에 모시조개를 담고 다시마물을 부어 끓인다.
4 조개 입이 벌어지면 불을 끄고 한김 식힌 다음 체나 면보에 거른다.
5 걸러낸 국물에 다시 조개를 넣고 고추를 넣어 한소끔 끓인 뒤 소금으로 간한다.
맛 좋고 끓이기 쉬운 국


감자국
맛 좋고 끓이기 쉬운 국

만·들·기
감자 2개, 물 5컵, 멸치 15g, 다시마(5×5cm) 1장, 양파 ¼개, 다진 마늘·소금 ½작은술씩
놀·이·방·법
1 감자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물에 30분 정도 담가놓는다.
2 냄비에 물, 멸치, 다시마, 양파를 넣고 끓이다가 끓기 직전에 다시마는 건져내고 10분 정도 더 끓인다. 끓으면 멸치와 양파는 건져낸다.
3 ②에 감자를 넣고 10분 정도 끓인다.
4 다진 마늘을 넣고 소금으로 간한다.
맛 좋고 끓이기 쉬운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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