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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가이드가 소개한 맛집에서 강도 피해, 책임은 누가 지나?

법무법인 청파 대표 변호사 이재만

입력 2019.03.21 17:00:01

이재만 변호사의 알쓸잡법Q&A

여행 가이드가 소개한 맛집에서 강도 피해, 책임은 누가 지나?

법무법인 청파 대표 변호사.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 서울시 정신건강홍보대사, 연탄은행 이사 등으로 활동하며 법률 지식을 쉽게 전달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여행 가이드가 소개한 맛집에서 강도 피해, 책임은 누가 지나?
지난 연말 남편과 함께 패키지로 해외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행 둘째 날 가이드가 현지 맛집이라고 소개해준 야시장 내의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중 칼을 든 강도를 만나 손을 베이는 등 상해를 입어 전치 5주 진단을 받았습니다. 알고 보니 식당 인근은 강도 사건이 자주 발생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여행자 보험에 가입을 했으나, 여행사는 자유 시간 중 일어난 사고라 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합니다. 피해 보상을 받을 방법이 없을까요?

패키지 여행은 여행사가 목적지, 일정, 교통수단, 숙박 등 서비스의 내용과 요금을 미리 정하고 이에 참가할 여행자를 모집하여 실시하는 기획 여행입니다. 여행사는 목적지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고 행선지나 시설의 이용 등에 관한 계약 내용을 정하며 여행자는 이를 신뢰하고 계약을 체결합니다. 따라서 여행사는 목적지와 일정 등에 관해 철저히 조사하고 검토하여 전문가로서 합리적인 판단을 하고, 여행 중 마주칠 수 있는 위험을 제거할 수단을 마련하거나 미리 위험을 고지함으로써 여행자 스스로 그 위험을 수용할지 여부를 선택할 기회를 주는 등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습니다. 판례는 이를 ‘기획여행계약에 부수하는 안전배려의무’로 보고 있습니다. 

이 사안에서 의뢰인은 여행사가 고용한 가이드가 현지 맛집이라고 소개해준 야시장 내 식당에서 강도를 당했습니다. 이곳이 강도 사건이 많이 발생하는 곳이라면 여행사나 가이드는 의뢰인에게 보호자를 대동시키거나,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주지해줬어야 합니다. 이러한 점을 입증한다면 여행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사고 발생 시 사정 등에 의해 여행사의 책임이 줄어들 수는 있을 것입니다. 

얼마 전 미국 그랜드캐니언으로 패키지 여행을 갔다가 추락 사고를 당해 의식 불명 상태에 빠진 한국 청년이 거액의 치료비, 관광 회사와의 법적 문제로 귀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여행사는 청년이 가이드의 안전 지시를 따르지 않은 데다 자유 시간에 일어난 사고이므로 치료비 등 법적책임을 부담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여행사가 ‘기획여행계약에 부수하는 안전배려의무’를 다하지 못하였다면 법적책임을 부담하게 됩니다. 또 다른 문제는 그 청년의 가족이 막대한 의료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입니다. 의료 시스템이 잘 갖춰지지 않은 곳이거나 미국·영국·중국 등 의료비가 비싼 나라를 여행할 때는 보장금액과 보상한도 등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으며, 암벽등반이나 스킨스쿠버 같은 익스트림 스포츠가 포함된 여행의 경우에는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레저보험에 추가로 가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지에서 사고를 당해 치료를 받은 후 한국에 돌아와 추가 치료를 받을 경우엔 실손 보험으로 보상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의사의 소견서, 진료 기록, 처방전 등 관련 서류를 꼼꼼히 챙겨야 합니다.




기획 김명희 기자 사진 REX 디자인 김영화




여성동아 2019년 3월 6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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