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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WITH SPECIALIST 이재만 변호사의 여성 로스쿨

이혼소송 중 배우자의 신용카드, 긁어도 될까

사진 · REX

2015. 07. 10

부모로부터 상속받은 재산도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을지, 이혼소송 중인 배우자가 자신의 재산을 임의로 사용할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아봤다.

이혼소송 중 배우자의 신용카드, 긁어도 될까
Q 저희 부부는 결혼 8년 차로 현재 이혼소송 중입니다. 남편은 3년 전 실직 후 재취업을 준비 중인데, 회사를 그만둔 이후 의처증이 심해져 결혼생활이 파탄에 이르게 됐습니다. 문제는 수입이 없는 남편이 이혼소송 중임에도 불구하고 제 명의의 은행 계좌에서 돈을 빼 쓰고, 제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막을 방법이 없을까요?

그리고 남편이 실직한 후 살림은 제 수입으로 꾸려왔습니다. 이 경우 남편이 결혼 전 상속받은 토지도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지 궁금합니다.

A 얼마 전 이혼소송이 제기된 상태에서 남편 통장의 돈을 사용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고도, 그 돈과 남편 명의의 신용카드를 무단으로 사용한 아내가 사기죄로 기소됐으나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원래 아내가 남편의 급여 통장을 관리해왔고, 통장에서 꺼낸 돈도 대부분 아파트 관리비로 지출된 점 등을 종합하면, 아내가 아무런 권한 없이 돈을 사용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즉, 이혼소송이 제기된 상태라고 해도 부부의 공동재산으로 볼 수 있는 돈을 사용했다면 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만약 공동재산이 아니라 일방이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특유재산을 허락 없이 사용한 것이라면, 이는 이혼소송이 끝난 이후에도 반환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번 경우처럼 남편이 아내의 개인 재산을 무단으로 사용한 것이라면, 남편의 행동을 막을 방법을 고려해봐야 합니다. 소극적 대응으로는 계좌에서 돈을 인출할 수 있는 수단인 현금카드나 통장 등을 교체하고, 신용카드의 경우에도 분실신고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남편이 더 이상 돈을 인출하거나 카드를 사용할 수 없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적극적 대응은 이혼소송과 함께 남편의 재산을 가압류, 가처분해 악의적인 재산 은닉을 막는 것입니다.

상속 재산도 유지 및 증식에 기여했다면 분할 가능



재산분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특유재산과 공동재산의 개념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특유재산이란 부부의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을 말합니다. 반면 공동재산이란 부부가 혼인 중 형성한 재산을 말합니다. 결혼 전 상속받은 토지는 남편의 특유재산에 해당합니다.

재산분할(민법 제839조의2)은 혼인 중에 취득한 공동재산, 즉 부부가 함께 노력해 이룩한 재산을 분배하는 제도이므로, 원칙적으로 특유재산은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다만 특유재산이라도 배우자가 그것의 유지와 증식에 협력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결혼 전 상속받은 토지는 남편의 특유재산에 해당돼 재산분할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아내가 가계를 자신의 수입으로 관리하며 토지의 유지에 기여한 것으로 판명된다면 예외적으로 남편이 결혼 전 상속받은 토지도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혼소송 중 배우자의 신용카드, 긁어도 될까
이재만 변호사

법무법인 청파 대표 변호사. ‘리틀 로스쿨’ ‘주니어 로스쿨’ ‘진심은 길을 잃지 않는다’의 저자.

디자인 · 김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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