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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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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화장품 기업의 자연주의 식단 대결

미순랭 가이드 | THE MICHUNLIN GUIDE | 구내식당

editor 정희순 기자

2018. 03. 07

천연물 소재 전문 기업 ‘유니베라’와 천연 유래 기능성 화장품 전문 기업 ‘아이소이’의 빅 매치가 성사됐다. 미순랭 가이드 열혈 독자들의 제보를 통해서다. 화학 성분이 아닌 자연에서 답을 찾는다는 두 회사의 경영철학은 직원들의 ‘밥심’에도 영향을 미친다.

회사 구내식당을 소개하고 싶은 분들의 제보를 기다린다. 자랑도 좋고, 고발도 환영이다. 대한민국 모든 직장인들이 ‘맛점’ 하는 그날까지 정희순 기자의 ‘구내식당 미순랭 가이드’는 계속될 예정이다. 

제보 hsjung@donga.com 혹은 인스타그램 @michunlin_guide 요령 구내식당의 한 끼 메뉴 사진과 함께 회사명, 구내식당의 주간 식단표, 이에 대한 자신의 평가를 간략히 적어 보내면 된다. 채택된 이에게는 미각 뿜뿜 식당 요정이 선물을 보내드린다.

유니베라는 ‘자연의 혜택을 인류에게 전한다’는 소명을 가진 회사다. 지난 2006년 ‘남양알로에’에서 ‘유니베라’로 사명을 변경하고 천연물 연구에 집중해 지금은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원료 및 화장품을 만드는 세계적인 종합 웰니스 기업이 됐다. 유니베라 직원들은 서울 성수동 본사 1층에 자리한 레스토랑 ‘봄봄’에서 점심 식사를 한다. 본래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탤리언 레스토랑이지만, 평일 점심때만큼은 ‘런치 박스’라는 이름으로 퓨전 한식 요리를 낸다. 유니베라 직원들은 무료, 외부인은 1만원이다. 직원들의 중식 시간이 레스토랑 영업시간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탈리아 요리를 별도로 주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레스토랑 봄봄은 유니베라의 지주사인 에코넷홀딩스의 자회사 이음F&B에서 운영한다. 

총 96석 규모의 이곳은 통창 너머 푸른 공원이 펼쳐져 있어 전망도 더없이 좋다. 드라마 촬영지로 여러 차례 방송에 나왔는데, 얼마 전 종영한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선 주인공 제혁(박해수)의 여동생인 제희(임화영)가 근무하는 대형 한식집으로 등장했다. 극 중 제희는 ‘간을 거의 하지 않는 자연주의 요리를 추구하는 인물’로 그려졌는데, 실제로 봄봄이 추구하는 원칙 역시 이와 동일하다. 총괄 셰프인 임도경 이음F&B 대표이사는 “봄봄의 메뉴는 재료에 충실하고 과한 가공을 하지 않는 이탈리아 요리에 뿌리를 둔다. 식재료를 선정할 때도 GMO(유전자 변형 작물)를 배제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의 메인 요리는 LA갈비찜. 노란빛 은행, 붉은빛 대추, 부드러운 갈비의 식감은 인스타그램 업로드 감이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이곳 중식은 800kcal 내외로 제공된다. 오후가 되면 배가 고플 수밖에 없다. 외부 식당과 비교했을 때 음식의 간도 약간 심심한 편”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임 대표는 “식단은 철저한 칼로리와 영양 계산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라며 “짜게, 많이 먹는 습관은 성인병을 유발한다. 추가 배식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추천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또 올게요!
‘게 눈 감추듯’ 뚝딱 해치웠다. 맛은 ‘좋아요’지만 대식가 식당 요정의 허기를 채우기엔 부족한 느낌. 고급 레스토랑 분위기에 압도돼서인지 추가 배식에 도전하기 부담스럽다. 피자 한 판을 추가 주문하길 추천한다.


코즈메틱 브랜드 아이소이는 “피부에 유해한 화학성분은 철저히 배제한다”는 이진민 대표의 철학에 따라 모든 화장품을 천연에서 유래한 원료로만 만든다. “자연에서 답을 찾겠다”는 이 대표의 의지는 아이소이 구내식당에도 반영돼 소시지 등의 가공식품이나 튀김류는 절대 제공하지 않는다. 대신 나물과 채소류는 늘 풍성하다. 하나같이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텃밭에서 일군 제철 식재료다. 매년 초 대부분의 직원들이 신년 계획표에 ‘체중 감량’을 목표로 적은 것도 채소 위주의 식단이 탄생한 배경 중 하나다.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아이소이 빌딩의 평일 낮 상주 인원은 50여 명에 불과하지만, 그래서 더 직원들에게 ‘집밥’ 같은 가정식을 제공하는 곳이다. 

아이소이 구내식당의 독특한 점은 별도 식단표가 없다는 것. 보통 구내식당에선 일주일치 식단을 고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곳은 대표이사를 포함한 모든 직원들이 점심시간이 되어서야 그날의 메뉴를 알 수 있다. 한마디로 ‘주인장 마음대로’에 가깝다. 아이소이 관계자는 “구내식당의 메뉴는 대표이사님의 어머니(직원들이 부르는 애칭은 ‘회장님’)께서 서울 강남의 유명 한식당 조리장 출신 주방장과 함께 준비한다”고 귀띔했다.

이날의 메인 메뉴는 비빔밥. 7~8가지 나물과 함께 주방장이 즉석에서 조리한 노릇노릇한 달걀 프라이, 홈메이드 양념장이 환상의 조화를 이뤘다. 식당 한 테이블에서는 트레이닝복 차림의 직원들이 환담을 나누며 식사하는 모습이 보였다. 아이소이 관계자는 “점심시간과 퇴근 이후 시간에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료 필라테스 강좌가 열린다. 회사 임원도 함께 수업에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아이소이의 수평적인 조직 문화는 구내식당에서도 찾을 수 있다.

또 올게요!
딱 엄마가 해주는 집밥 느낌. 직원들의 체중 감량을 고려한 자연주의 식단이지만 음식을 푸짐하게 줘 과식이 염려된다. 사장님 옆에서 식사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니 참고할 것.

photographer 홍중식 기자 designer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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