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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test #restaurant

미순랭 가이드 THE MICHUNIN GUIDE 구내식당

editor Jung Hee Soon

2017. 10. 05

일하기 좋은 회사는 어떤 곳일까. ‘식당 요정’ 에디터의 사심을 반영하자면, 구내식당에 답이 있다. 미순랭 가이드 두 번째 편의 주인공은 ‘일하기 좋은 한국 기업’에 선정됐던 카페 프랜차이즈 기업 ‘이디야 커피’와 헬스 케어 전문 기업 ‘바디프랜드’다.



회사 구내식당을 소개하고 싶은 분들의 제보를 기다린다. 자랑도 좋고, 고발도 환영이다. 대한민국 모든 직장인들이 ‘맛점’ 하는 그날까지 정희순 기자의 ‘구내식당 미순랭 가이드’는 계속될 예정이다.


제보
hsjung@donga.com  요령 구내식당의 한끼 메뉴 사진과 함께 회사명, 구내식당의 주간 식단표, 이에 대한 자신의 평가를 간략히 적어 보내면 된다. 채택된 이에게는 미각 뿜뿜 식당 요정이 선물을 보내드린다.



EAIYA COFFEE

‘감바스 알 아히요’라는 메뉴 이름을 보고 포털 사이트 검색창을 열었다. 새우와 마늘, 올리브오일을 주재료로 하여 만든 스페인의 타파스 요리. 스페인 정통 레스토랑에서나 맛볼 수 있을 법한 이 요리를 구내식당 점심 메뉴로 내놓은 회사는 카페 프랜차이즈 기업 ‘이디야 커피’다. 2001년 1호점을 낸 이디야 커피는 지난 2004년 현 문창기 회장이 인수한 이후 빠른 속도로 성장을 거듭해 지난 2015년 잡플래닛이 발표한 ‘일하기 좋은 한국 기업’에 선정됐다. 지난해 4월엔 서울 강남구 논현로에 사옥을 마련하면서 이디야 커피 직원들만을 위한 구내식당도 갖게 됐다. 직원들에게는 삼시 세끼를 무료로 제공한다. 



이디야 커피 구내식당 ‘소담’의 최대 장점은 트렌디한 메뉴 구성이다. 직원들의 평균 연령이 ‘30세 전후’라는 것을 감안한 센스 만점 영양사의 연구와 노력이 반영된 결과다. 이디야 커피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무한한 신메뉴”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샐러드에 누룽지를 가미한 누룽지 샐러드와 카레에 떡볶이를 결합한 카레떡볶이 등 콜래보레이션의 진수를 보여준다. 배춧국에 콩가루를 넣은 콩가루배춧국, 도넛츠에 콩을 넣은 콩 도넛츠 등 ‘식물성 단백질의 끝판왕’ 콩에 대한 끝없는 변주도 인상적이다. 화제의 예능 프로그램 〈윤식당〉이 방영 중이던 지난봄엔 ‘윤식당 콜렉션’이라는 별칭으로 불고기 버거와 불고기 라이스 중 하나를 골라 먹을 수 있도록 해 구내식당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일회용 앞치마를 식당 한쪽에 놓아둔 살뜰함과 팀원들끼리 오붓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룸 공간을 별도로 마련한 세심함도 인상적이다.

보통 이곳의 점심 메뉴는 두 가지 중 한 가지를 선택해 배식받는 ‘선택 메뉴’와 얼마든지 리필이 가능한 ‘샐러드 바’로 나뉜다. 한 달에 한 번가량 ‘전골 데이’가 진행되는데, 이날만큼은 선택 메뉴와 샐러드 바 대신 모든 테이블 위에 휴대용 가스레인지가 놓이고 무한 리필이 가능한 전골 메뉴가 등장한다. 전골 데이를 손꼽아 기다리는 한 직원은 “구내식당에서 ‘회식’ 같은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며 들뜬 표정을 지었다.

또 올게요!
구내식당 후식 메뉴에 잘 손이 가지 않는다. 3층에 있는 이디야 커피 매장에서 음료를 비롯한 먹거리가 직원에게 무제한, 무료로 제공되기 때문.




BODYFRIEND

움칫, 두둠칫, 두둠칫. 리드미컬한 음악 소리가 고막을 울린다. 올백 머리에 정장 차림을 한 홀 매니저가 자리를 안내한다. 고급 레스토랑이 아니다. 헬스 케어 전문 기업 바디프랜드의 구내식당 ‘CAFETERIA DE BODYFRIEND’ 다. 바디프랜드는 재작년 10월 서울 양재천로에 신사옥을 마련하면서 식당 인테리어에만 수십억원을 투자하고, 특급 호텔 주방장들을 대거 정직원으로 채용해 화제를 모았다. 구내식당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 덕에 지난 5월 한 경제지가 주최한 ‘2017 제11회 일하기 좋은 기업 대상’에서 수상했을 정도니, 말 다했다.

배식받는 코너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베이식 코스, 다른 하나는 다이어트 코스다. 검증 당일 두 코너의 메인메뉴는 돈육보쌈으로 동일했지만, 다이어트 코스에 줄을 서면 국과 쌈장은 제공되지 않았다. 강제성은 없다. 다만, 사내 트레이너가 다이어트가 필요한 직원의 식단을 일대일로 체크한다. 약간의 죄책감을 억누르고 베이식 코스에서 배식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베이식 코스로 향하는 벽면엔 몸매 좋은 모델들이 등장하는 ‘다이어트 자극 사진’과 칼로리가 적나라하게 적혀 있는 ‘맛깔나는 음식 사진’들로 도배돼 있다. 식당엔 다이어트 직원용 테이블도 따로 있다. 사명 그대로 직원들의 ‘바디(몸)프랜드(친구)’가 되겠다는 회사의 의지가 느껴진다.

다이어트 관리를 받고 있다는 한 직원은 “심지어 사내 카페에서는 라테에 첨가할 수 있는 펌핑 시럽도 제공하지 않는다”며 울분을 토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밥맛이 정말 좋았다. 바디프랜드 F&B 총주방장은 “바디프랜드에서 나온 도정기를 이용해 직접 도정한 칠분도미”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후식으로 제공된 유기농찹쌀인절미 역시 “직원들이 직접 빻은 찹쌀로 아침 일찍부터 쪄냈다”고 덧붙였다.

바디프랜드 홍보팀 관계자는 “회사 안에 식당이 하나 더 있다”며 4층으로 안내했다. 직원들의 회식이나 VIP 접견 시 예약제로 이용된다는 ‘RESTAURANT DE BODYFRIEND’였다. 한식, 중식, 일식, 양식 등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데, 특히 바 테이블에 마련된 회전초밥 레일이 인상적이었다. 날씨만 허락한다면 7층 ‘GARDEN DE BODYFRIEND’ 루프톱에서 바비큐나 칵테일 파티를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직원에겐 모두 무료다.

또 올게요!
베이식 코스에 줄을 선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식당 요정은 당당하고 싶다.

designer Lee Ji Eun photographer Kim Do K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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