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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엄마 손맛 김밥!

맛집 탐험가 김지영의 테이스티 맵_후랜드

응답하라, 엄마 손맛 김밥!
요리 실력이 없어도 좋은 재료를 쓰면 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친정어머니는 물론 그동안 만나온 셰프들에게도 들었다. 하지만 실력이 없다면 결국 ‘반’뿐이다. 그 이상이 될 수 없다. 먹는 건 좋아하지만 요리에 자신이 없는 나는 저 말에 기대어 항상 좋은 재료를 차고 넘치게 준비해 음식을 하는데 결과는 혹평이다. ‘이런 재료를 넣고도 이 정도밖에 맛을 못 내다니 대단하다’라든가 ‘이럴 거면 왜 재료를 낭비했냐’라는 식의 말을 듣는다. 음식점을 찾아다니다 듣는 ‘특별한’ 비결은 없고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쓴다는 사장님들의 말은 나에게 잘 와닿지 않는다. 왜 나는 좋은 재료를 아낌없이 쓰는데도 맛이 안 날까.

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계기가 있었다. 근래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비싼 김밥 체인점들을 하나씩 찾아다녔다. 워낙 김밥을 좋아하기도 하고 차이점이 뭔지 궁금했다. 기존 김밥집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책정했는데 어떤 점이 다른 걸까. 일단 좋은 재료를 표방한다. 그리고 밥의 2~3배 되게 속을 많이 넣는다.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취향을 고려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브랜드별로 많이 먹어봤는데 그다지 맛이 없다. 건강한 맛을 추구한다면 모를까, ‘맛있다’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한두 번 먹을 때는 좋지만 계속 먹게 되진 않는다. 찾아가서 먹고 싶은 맛은 아니다.

응답하라, 엄마 손맛 김밥!

김밥과 유부초밥을 함께 맛볼 수 있는 ‘콤비세트’ 6천원.

후랜드 김밥의 속재료는 화려하지 않지만 알차다. 쇠고기, 우엉, 달걀, 당근, 단무지, 오이, 이렇게 딱 여섯 가지가 들어간다. 식초, 소금, 설탕으로 간을 한 단무지. 엄마가 어릴 적 싸주던 달짝지근한 바로 그 맛이다. 간이 알맞게 밴 우엉조림과 달걀 7개를 한꺼번에 넣고 은근한 불에서 익히는 두꺼운 달걀지단이 포인트. 달걀은 비린 맛이 나지 않는 신선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관건이다. 시금치는 물이 많아 쓰지 않고 대신 속을 파낸 오이를 넣어 아삭한 식감을 살린다. 반가공 상태의 식재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도 비결이다. 참깨는 중국산을 사서 짜는 작업을 국내에서 한다. 중국산이라고 하면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보는데, 중국산이라 해도 품질 좋은 것을 선택한다. 밥에 밑간할 때 참기름을 아끼지 않고 넉넉히 넣어야 김밥이 맛있다.

넘치는 재료로 밸런스를 못 맞추면 오히려 과하다는 느낌이 들뿐 맛있지 않다. 후랜드 김밥은 정말 안성맞춤으로 김밥다운 맛을 낸다. 밥이 중간에서 딱 맛을 잡아준다. 1987년 문을 연 이후, 소박하고 강건하게 자리를 지켜온 유영숙 사장의 엄마 손맛을 담뿍 담은 후랜드 김밥. 먹고 먹어도 또 먹고 싶은 맛이다. ADD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 309 상가 1층 TEL 02-534-5451

응답하라, 엄마 손맛 김밥!
김지영

미식가라기보다는 대식가. 아침을 먹고 나오며 점심은 뭘 먹을까 고민한다. 보도 자료에 의존한 레스토랑 소개 글에 지쳐 식당들을 직접 탐방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전문가는 못 되고 보통 아줌마가 먹어보고 음식이 맛있는 식당을 소개하고 있다. 광고 대행사 TBWA KOREA에 근무한다.

디자인 · 이수정

작성일 | 2015.12.10

기획 · 한여진 기자 | 글 · 김지영 | 사진 · 김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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