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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trails #Gangneung

모든 날이 좋았던 강 릉

2017. 03. 28




제법 따뜻해진 바람결에 솔 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내겐 친정 같은 반가운 도시, 강릉에 들어선 것이다. 전 세계에 우리나라를 소개하는 큰일을 맡고 있는 한국관광공사 정창수 사장이 마침 고향이라며 강릉 둘레길 안내에 나섰다. 바다를 지척에 두고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해파랑길을 걸을 때마다 추억이 밟힌다고 했다. 바다와 호수, 강 그리고 소나무와 대나무를 차례로 스치는 여행길.

2018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사계절 내내 세계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강릉의 모든 풍경에 마음을 사뿐히 빼앗겼다.







솔 향 부는 싱그러운 봄 바다

강릉의 바람에는 두 가지 향이 섞여 있다. 가만히 맡아보면 바다와 소나무 향이다. 그 향에 이끌려 자꾸 강릉에 오게 되는 것이다. 따뜻한 봄의 기운까지 품었으니, 발걸음도 나긋하다.

해파랑길 39코스는 관동팔경의 하나인 경포대를 품은 길이다. 솔바람다리를 출발해 커피 향 진하게 흐르는 안목항과 조선시대 최고의 문학가 남매인 허균·허난설헌의 생가를 지난다. 4월엔 따스한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길이기도 하니, 얼마나 많은 풍경을 담고 있는 길인지!  

강릉은 한국관광공사 정창수 사장의 고향이다. 그러니 강릉의 속 깊은 풍경을 누구보다 잘 알 터였다. 그에게서 듣는 강릉은 새롭고 정겨우며, 투박한 사투리처럼 친근하다.  

“강릉은 바다와 호수, 강을 모두 가진 명품 여행길입니다. 새하얗게 빛나는 모래사장과 푸릇한 해송이 운치를 더합니다. 특히 소나무 숲이 바다 가까이 있는 곳은 우리나라밖에 없으니 묘한 조화를 이루는 곳이죠.”

그의 말을 들으며 해변을 걷다, 걸음을 늦춘다. 머문 곳에 바다 내음과 솔 향이 진하게 전해온다. 어쩌면 강릉은 풍경보다 향으로 기억될지도 모르겠다.





조선의 고택에서 고결한 마음을 헤아리다

선교장은 사계절 내내 따뜻할 것 같다. 입구에 들어서서 종종 걷다 멈칫, 시선을 멀리 두면 한옥의 까만 기와 뒤로 푸른 솔숲이 나지막한 산을 이룬다. 부드러운 곡선을 따라가 보면 마음에도 작은 언덕이 하나 그려진다.

소나무들로 감싸 안은 선교장은 효령대군의 11대 손이자 정2품 문무관을 지낸 무경 이내번 선생이 1703년에 지은 조선 후기 주택이란다. 3백 년이 넘은 집이지만 10대에 걸친 후손들이 그 정신까지 꼿꼿이 지키고 있으니 강릉에 가면 꼭 들르는 곳이 되었다. 정창수 사장은 활래정 앞에 걸음을 멈췄다.



“선교장이 위치한 이곳을 예전엔 배다리라고 했습니다. 배를 타고 경포호수를 건너 이곳에 왔지요.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99칸의 3대 고택 중 선교장이 가장 잘 보존되어 있어요.”

관동팔경을 지나던 수많은 풍류객이 들러 아름다운 시문 한 자락을 수놓은 곳이기도 하니, 낭만까지 품고 있다! ‘선교유거(仙嶠幽居)’라고 쓰인 문 앞에 섰다. ‘신선이 높은 곳에서 그윽이 머무르다’는 뜻을 품은 글자를 마음에 담아둔다. 도시에서도 이 글자를 새기고 여유를 지키겠다는 의미에서다.



빛나는 빙판 위, 세계인의 축제

강릉에서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빙상 경기가 열린다. 강릉컬링센터를 찾은 날, 세계 주니어 컬링 선수권대회 한국과 일본 경기가 열리고 있었다.

컬링은 빙판 위에 그려진 표적 중앙에 약 20㎏ 무게의 돌을 누가 더 가까이 붙이느냐를 겨루는 경기란다. ‘브룸(broom)’이라는 솔로 돌의 방향과 속도를 조절하는데 그 룰이 쉽고 재미있어 금세 빠져들고 말았다.   

유래를 듣다 보니 단박에 팬이 되었다. 1500년대 스코틀랜드에서 꽝꽝 언 강을 사이에 두고 세력 싸움을 할 때, 돌을 던지던 놀이가 컬링의 기원이란다. 이 얼마나 친근한 경기인가! 손에 힘을 꾹 주며 경기를 보고 나오는 길,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올랐다. 정창수 사장도 사랑하는 고향에 대한 확고한 기대가 생긴 듯했다.

“강릉과 평창은 올림픽이 끝나면 사계절 관광지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이 될 겁니다. 여름과 겨울만 기억되는 도시가 아닌, 늘 가고 싶은 여행지가 되지 않을까요.”

우뚝 선 기개를 만나다

평화로운 농촌 마을인 학산마을로 들어설 때, 저 멀리에서부터 기둥 두 개가 보이기 시작한다. 우뚝하게 서 있는 모습이 당차고 담담해서 고개를 들고 한참을 쳐다본다. 장식이 없으니 더욱 담백하다. 이 기둥은 당간지주라 부르는데, 쇠로 만든 당간을 튼튼하게 고정시키는 역할을 했단다. 당간의 꼭대기에 당(幢)이란 깃발을 달아 절의 위치를 알려주고 간사한 것을 물리쳤다고 전한다. 당간은 사라지고 돌로 만든 지주만 남아 있는 곳이 많다. 학산리의 당간지주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다고 알려져 있다. 높이만 해도 5.4m에 달한다니 가까이에서는 당연히 고개를 뒤로 젖혀야 할 것이다. 아무 무늬가 없는 당간지주가 특히 빼어난 건, 그 뒤에 백두대간이 굽이굽이 이어진 근사한 화폭이 있기 때문이리라.



바다를 가장 가까이 두고 드라이브를 할 수 있다는 헌화길, 그 유명한 길을 두 발로 걷는 건 처음이다.

파도가 넘실거리다 치마폭에 닿을 것 같아 걸음이 바쁘기도 하고 사뿐하기도 하다. 이 구간의 약 3㎞에 바다부채길이 열렸단다. 깎아지른 듯한 바위에 거센 파도가 부딪치는 길을 데크로 만들어 편하게 걸을 수 있다.





정동진, 늘 새로운 마음

이곳에 서면 ‘정동진’이란 단어가 가진 힘을 되새겨보게 된다. 동해 어디서나 바다, 그리고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지만, 정동진에선 특히나 신비로운 기운이 느껴지는 건 왜일까. 새해엔 종종 사랑하는 사람들과 정동진을 찾곤 했다. 신선한 달걀 하나가 봉긋, 떠오르는 것 같은 해에 한참 취해 있으면 소원 비는 걸 잊어버리고 만다. 수평선 위에 해가 말갛게 드러나고 나서야 일상 속에서 끄집어낸 소원 하나를 나지막이 속삭인다. 해를 바라보며 작은 항구와 해변을 걷는 길 위에 작은 소원들을 줄줄이 꿰어본다.




모든 날이 좋았던 그 바다,   주문진

일렁이는 파도를 배경으로 단독 무대에 선 듯, 많은 이들이 찾아오는 주문진방파제로 향한다. 그곳에 서니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힌다. 드라마가 아니었다면 그저 조용한 어촌의 풍경이었을 터다. 많은 여행자 사이에 다정한 가족을 만났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살뜰히 챙기는 손녀들의 희희낙락한 모습을 보자니, 미소가 절로 나온다.

나이가 듦에 따라 매 순간이 선물이란 것을 깨닫게 된다. 아름다운 것은 나이를 불문하고 소통한다는 것도 알게 되는 순간이다.



“강릉 사람들의 커피 사랑은 유별나요. 아파트 베란다나 뒷마당에서도 커피 볶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다지요.”  

걷는 길, 커피 한잔이면 발걸음이 가벼워 질 것 같다. 우리나라 바리스타 1세대라고 불리는 박이추 선생의 카페 보헤미안을 찾았다. 바다가 좋다는 이유 하나로 강릉에 터전을 잡고 손수 커피콩을 볶는 그를 만난 건 행운이다. 매번 헛걸음으로 돌아섰기에. 따뜻한 볕이 들어오는 방에 앉아 있는 박이추 선생. 주문이 들어오면 무거운 주전자를 잡고 오래도록 몸으로 익힌 감각으로 커피의 맛과 향을 내린다.

“커피는 내 인생의 동반자예요.”

커피에 마음을 얹고 지내온 세월이 벌써 30여 년이다. 강릉의 역사고, 세계인이 기억할 맛과 향이리라.


산과 바다를 품은 강릉의 맛

어민이 직접 잡은 생물을 파는 주문진시장부터 유서 깊은 중앙시장까지, 신선한 식재료가 가득한 강릉에선 다채로운 맛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커피


강릉은 ‘커피의 도시’다. 길을 걷다 쉬어가고 싶을 때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서 커피 한잔 즐겨보면 어떨까. 커피 향 가득한 강릉 안목해변 커피거리에서 가게마다 특색 있는 커피 맛을 비교하며 커피 투어를 즐겨도 좋다. 커피 명인 박이추 선생이 운영하는 카페 ‘보헤미안’과 커피 공장 ‘테라로사’도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이름난 명소다.




꾹저구탕

바닷물과 민물이 섞이는 곳 돌 사이에 붙어서 사는 꾹저구는 강원도에서 볼 수 있는 물고기로, 깨끗하기로 유명한 연곡천에서 잡힌다. 탕은 꾹저구에 고추장과 된장, 채소 등을 넣고 오랫동안 끓여 깊은 맛을 내는 것이 포인트다. 추어탕과 비슷하지만 비린내가 나지 않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쫄깃한 수제비를 넣어 식감을 더하고, 밥과 함께 찐 감자를 말아 먹으면 더욱 든든하다.




종갓집 음식

강릉 창녕 조씨 종갓집은 강릉시가 지정한 전통한식점 1호 ‘서지초가뜰’을 통해 종갓집 전통 음식을 전하고 있다. 모내기 때 일꾼들에게 냈던 ‘못밥’과 농한기에 이웃과 나눠 먹었던 ‘질상’ 등을 맛볼 수 있다. 질상에는 메밀전과 잡채, 포식해, 가을에 추수해 겨우내 말린 시래기 등 봄에도 푸짐히 먹을 수 있는 양식이 그득하다. 직접 딴 들꽃으로 만든 화전을 내 봄을 알리기도 한다. 나지막한 한옥 앞에는 논이, 뒤에는 대나무  숲이 울창하다. 가짓수보다 맛의 깊이를 후손들이 헤아렸으면 하는 마음이다.




두부

강릉엔 초당동과 운정동에 두부식당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식당들은 새벽마다 연기를 뿜으며 가마솥에서 콩을 삶아내 두부를 만드는데, 그래서 따끈하고 신선한 아침 두부를 최고로 친다. 강릉 두부가 유난히 맛있는 건 해콩과 동해 바닷물 덕분이다. 순수한 순두부에 양념을 살짝 얹은 것에서부터 양파를 숙성한 국물에 순두부를 전골로 끓여낸 것, 짬뽕 국물에 순두부를 넣어 끓인 것 등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옹심이

일교차가 큰 고랭지에서 자란 강원도 감자는 전분이 풍부해 포실포실한 식감과 담백한 맛을 낸다. 강원도 감자 본연의 맛을 느끼려면 옹심이가 제격이다. 옹심이는 새알심의 강원도 사투리를 말한다. 감자를 곱게 갈아 물기를 꼭 짠 뒤 가라앉은 전분과 섞어 새알처럼 작고 둥글게 빚은 것이 옹심이다. 푹 고아낸 멸치나 사골 국물에 옹심이를 넣고 수제비처럼 끓여 먹는데 쫀득한 식감이 일품이다. 칼국수를 더해 먹기도 한다.







해와 푸른 바다를 끼고 걷는 해파랑길, 강릉

‘000’은 어디일까요?

000은 한국관광품질인증제 시범사업 인증업소로 선정 되었습니다.

한국관광품질인증제(Korea Quality) 인증업소는 국가 차원에서 가이드라인에 맞는 안정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여행자는 전문가들이 깐깐하게 심사하고 엄격하게 관리한 숙소를 믿고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관광품질인증제 인증을 받은, 강원도 지역에서 가장 잘 보존돼 있는 품위 있는 사대부 가옥 000은 어디일까요?



※힌트: ‘모든 날이 좋았던 강릉’ 기사에 소개된 곳이며, 한국관광품질인증제 인증업소는 한국관광공사홈페이지(qual.visitkorea.or.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답과 연락처를 적어 이메일(qual@knto.or.kr)로 4월 30일까지 보내주세요.추첨을 통해 총 10분께 음료교환권을 드립니다.





1박 2일 코스
강릉컬링센터·강릉아이스아레나→선교장→강릉중앙시장→숙박→정동진→헌화길

2박 3일 코스
강릉컬링센터·강릉아이스아레나→선교장→강릉중앙시장→숙박→정동진→헌화길 →학산마을→숙박→주문진항→연곡해변

강릉에 대한 추가 정보한국관광공사 공식 홈페이지 추천 테마여행, 관광명소, 교통, 축제, 코리아둘레길 소식 등 지역 관광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korean.visitkorea.or.kr

 협 찬


4월호 ‘모든 날이 좋았던 강릉’ 기사에 실린 해파랑길을 걷고  ‘코리아둘레길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koreadullegil)’에 후기와 인증샷을 남겨주시면 추첨을 통해 5분께 프로스펙스 워킹화를 드립니다. 자세한 사항은 ‘코리아둘레길 페이스북’을 참고해주세요.

제작지원 한국관광공사
기획 최은초롱 기자 박산하 기자
사진 홍태식 박해윤
디자인 김영화
취재협조 강릉시청
의상협찬 마시모두띠(02-545-6172) 유니클로(1577-0296) 푼크트(02-517-1263) 프로스펙스(080-023-1020)
헤어&메이크업 누리 이지혜
스타일리스트 김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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