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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ON THE COVER

swanlike JUNG WON

글 · 정희순 | 화보 기획 · 안미은 기자 | 사진 · 김외밀 | 디자인 · 김영화 | 스타일리스트 · 장지연 | 헤어 · 윤성호 | 메이크업 · 박이화

2016. 07. 27

발레를 전공하던 시절, 그녀는 백조가 되길 꿈꿨다고 했다. 그리고 카메라 앞에 선 지금 이 순간, 그 꿈은 현실이 됐다.




눈처럼 흰 피부에 건드리면 톡 하고 부러질 것같이 가녀린 몸. 방송에서 주로 초밀착 필라테스 복장을 하고 운동법을 전하던 그녀가 하늘하늘한 원피스 차림으로 촬영장에 들어섰다. 요즘 남자들 사이에서 ‘워너비 여친’으로 불린다는 대세 방송인 양정원(27)이다.

‘필라테스 여신 강사’로 불리던 그녀가 본격적으로 대중에 얼굴을 알린 건 지난 5월 출연한 MBC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영향이 컸다. 당시 그녀는 ‘양필라’라는 닉네임으로 필라테스를 가르치는 콘셉트의 생방송을 진행했는데, 예능계 대부로 3연승을 거듭하던 이경규마저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상황극을 설정해 ‘모르모트(권해봄)’ PD에게 필라테스를 가르치는 콘셉트 자체도 좋았지만, 그보다는 그녀의 압도적인 비주얼에 눈길이 먼저 간 것이 사실이다.

촬영장에서 만난 양정원은 방송으로 보던 것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었다. 학창 시절 발레로 다져진 우아함은 카메라를 가만히 응시하며 뻗는 손끝에서도 전해졌다. 촬영이 있기 하루 전 해외 로케이션을 마치고 귀국해 심신이 많이 지쳤을 법한데도, 특유의 맑은 목소리는 청량했다.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함께하는 사람들을 기분 좋게 만드는 촬영장의 비타민이었다. 인터뷰를 위해 마주 앉은 그녀는 “단 게 먹고 싶다”며 한 무더기의 초콜릿을 테이블에 늘어놓았다.

“아직은 적응이 잘 안 돼요. 익숙한 것보다는 낯선 게 많죠.”



그녀가 아이처럼 해맑게 웃었다. 꾸밈없는 솔직함이 좋았다. 

▼ 어제 귀국했다고 들었어요. 어디를 다녀왔나요.

촬영차 몽골에 다녀왔어요. 보통 열흘 정도 다니면서 촬영을 한다는데, 요즘 녹화가 매주 있어서 주어진 분량을 5일 안에 소화하느라 힘들었죠. 장시간 차량으로 이동을 해야 하는 터라 체력적으로는 힘들었는데 풍광 자체가 무척 아름다워서 즐거운 여행이었어요. 푸른 초원에 양들이 무리 지어 다니고, 그 위에 예쁜 무지개가 떠 있는 모습이 꼭 영화 속 한 장면 같았거든요.

▼ 원래 여행을 좋아하는 편인가요.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까요?(웃음) 가족이 모두 여행을 좋아해요. 일 년에 한두 번씩은 꼭 가족 여행을 가곤 하거든요. 특히 저는 언니(Spotv 양한나 아나운서)와 함께 여행을 자주 다녔어요. 작년엔 함께 싱가포르를 다녀왔는데, 먹고 마시면서 신나게 놀았죠. 실수로 호텔을 두 곳 예약했는데 조식을 놓치는 게 아쉬워서 아침을 두 번 먹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네요(웃음).

▼ 학창 시절부터 언니와 함께 ‘얼짱 자매’로 유명했다고 들었어요.

하하. 그때 인터넷 카페에서 ‘5대 얼짱’을 뽑는 게 유행이었어요. 배우 박한별, 구혜선, 이주연, 손은서 씨도 5대 얼짱 출신이죠. 네티즌 투표로 명단을 추린 후에 실물 미팅을 해서 얼짱을 뽑는 형식이었죠. 저는 그때 선화예고에서 발레를 전공하는 중이었는데 언니와 함께 나란히 선발되면서 잠깐 유명해졌어요. 그땐 ‘얼짱 출신’이라는 타이틀이 연예계 등용문이었는데 부모님께서는 무척 반대하셨어요. 학교에서도 재학생들의 연예계 활동을 엄격하게 제한했고요. 저 역시 연예인은 제 길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가끔 단발성 프로그램에만 출연했을 뿐 본격적인 방송 활동은 하지 않았어요.

▼ 자매의 우월한 외모는 유전자의 힘인가요(웃음).

부모님 두 분 다 자기 관리를 굉장히 강조하는 분들이세요. 아버지가 한의사신데, ‘자연을 거스르는 음식’들은 절대 먹지 말라면서 채소 중심의 식사를 권하셨어요.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한방 차나 보약은 입에 달고 살았고요. 스킨케어 사업을 하시는 어머니의 영향도 컸죠. 외모를 아름답게 가꾸고 항상 정돈된 모습을 보이라고 강조하셨거든요.

▼ 집안 분위기가 굉장히 엄했나 봐요.

고등학교 때까지는 통금이 오후 10시였고, 대학 때는 11시였어요. 20대 중반 이후에도 자정 전에는 반드시 들어가야 했죠. 그렇다고 부모님과 서먹하진 않았어요. 연애사도 시시콜콜 이야기하면서 조언을 받았을 정도니까요(웃음). 최근에 제가 방송 활동을 많이 하니까 부모님은 신경이 쓰이시는가 봐요. 어딜 가든 늘 겸손하고 조신하게 행동하라고 매일 말씀하세요.

▼ 결국 돌고 돌아 방송 활동을 시작한 거네요.


소속사가 없을 땐 제가 교육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국제필라테스교육협회로 섭외 전화가 오곤 했어요. 그때 본업은 강사였고, 방송 일은 부업이었죠. 에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사람들에게 건강한 아름다움을 전하는 게 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방송을 하면 더 많은 사람들과 아름다움을 공유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연예기획사에 들어갔어요. 본격적으로 방송 일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했을 때 반응이 정말 뜨거웠어요.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요. 이렇게 큰 관심을 받아본 적은 없었으니까요. 방송의 생리를 잘 몰랐기 때문에 더 완벽하게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1시간 30분짜리 방송을 위해서 그 3배에 달하는 분량을 준비했죠. 진행하면서 반응이 좋으면 계속 가는 거고, 신통치 않으면  빨리 다음 것으로 바꿔서 분위기를 전환하려고 했어요. 아무래도 강사 일을 해와서인지 생방송을 진행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적었던 것 같아요.  

▼ 갑작스럽게 유명해져서 부담스럽진 않나요.  

원래 저는 솔직하고 털털한 성격인데 이제는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에 좀 더 신경을 써야겠더라고요(웃음). 언니가 얼마 전에 제게 “이제 너랑 꾀죄죄한 모습으로는 못 다니겠다”고 하더라고요. 가족들도 저 때문에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이 생긴 거예요. 그런 걸 보니 책임감이 들더라고요. 한편으로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저를 잘 아는 지인들은 걱정 없대요. 무인도에서도 살아남을 애가 양정원이라면서요(웃음).


▼ 정원 씨를 향한 남성 팬들의 열렬한 환호가 인상적입니다.

감사한 일이죠. 그런데 한편으론 그런 관심이 제가 의도했던 것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도 많아요. 아무래도 필라테스 의상이 보디라인을 그대로 드러내다 보니 ‘야하다’ ‘선정적이다’라는 지적을 받은 것도 사실이니까요. 그런데 운동하는 사람에게 그 복장은 전투복이나 마찬가지예요. 근육의 움직임을 보여주고 몸의 변화를 체감하게 해야 하는데 박스 티를 입고 방송에서 운동법을 알려준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그리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여성 팬분들도 많이 계시답니다(웃음). SNS 다이렉트 메시지를 통해 ‘언니, 이렇게 운동하면 될까요?’라고 물어오는 분들은 대부분이 여성이세요.

▼ 한때는 발레를 하기 위해 연예계 데뷔를 접었던 적도 있잖아요. 이에 대한 미련은 없나요.


학창 시절 전 정말 발레 하나만 보고 살았어요. 그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수많은 학생들 중에서 결국 백조가 될 수 있는 건 한 명뿐이더라고요. 좌절과 실패를 경험하면서 스트레스도 슬럼프도 많았죠. 발레에 대한 꿈을 접은 이후로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일을 찾겠다’고 다짐해왔는데 요즘 그 행복을 느끼면서 살고 있어요. 힘들었던 시간을 거치면서 제가 얻은 건 성실함과 끈기예요. 방송 활동을 하면서도 그 시절의 간절함으로 임하려고 해요.  

▼ 올 하반기에 연기에도 도전한다고 들었어요.  

문영남 작가님의 작품 〈우리 갑순이〉(가제)에 ‘조아영’이라는 역할로 출연할 예정이에요.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철없는 캐릭터죠. 굉장히 얄밉지만 대중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캐릭터가 되도록 연기하고 싶어요.  

▼ 이전과는 다른 양정원의 모습을 기대해도 될까요.


아뇨. 저는 필라테스 선생님을 하든 연기를 하든 한결같은 양정원이 될 거예요. ‘나를 만나는 사람들이 모두 건강해졌으면 좋겠다’는 제 삶의 목표도 변하지 않았어요. 사람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늘 최선을 다할 거예요. ‘그래, 양정원은 몸도 마음도 참 건강하구나. 나도 양정원처럼!’이라고 다짐하실 때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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