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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이것은 이름들의 전쟁이다

묻지마 살인 vs. 여성 혐오 범죄

EDITOR 김명희 기자

입력 2018.12.24 1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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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이름들의 전쟁이다
구마 의식을 소재로 한 영화 ‘검은 사제들’이나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손 the guest’에서 가톨릭 사제들은 악마를 퇴치하기 위해 그들의 이름을 부른다. 무언가를 정확한 이름으로 부르는 행위는 숨겨져 있던 본성이나 실체를 드러내는 작업이다. 전작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를 통해 맨스플레인(Man + Explain, 설명하기 좋아하는 남자들)이라는 용어를 탄생시킨 바 있는 작가 리베카 솔닛은 신간 ‘이것은 이름들의 전쟁이다’에서 이러한 ‘명명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리벤지 포르노’를 ‘보복성 동영상’으로, ‘묻지마 살인’을 ‘여성 혐오 범죄’로 새로이 명명하는 것처럼 이름을 바꾸고, 이야기를 바꾸고, 새로운 용어나 표현을 만들고 퍼뜨리는 일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핵심적인 작업이라는 것이다. 

솔닛은 이 책에서 여성 혐오, 국가 폭력, 젠트리피케이션, 기후 변화 등 다양한 범주의 문제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짚어낸다. 미국 사회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지만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문제들이다. 샌프란시스코의 젊은이들은 치솟는 집값과 임대료 때문에 외곽으로 밀려났다. 우리 사회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기후 변화는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타깃으로 하는 지구적 규모의 폭력이라는 점에서 어느 지역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이 책의 글들은 결국 하나의 메시지로 수렴한다. 우리가 겪는 위기는 언어의 위기이며, 이를 극복할 무기 역시 언어라는 것이다. 언어는 갈등이 없는 곳에서 갈등을 만들어낼 수도 있고, 복잡하게 엉켜 있는 문제를 단칼에 풀어내기도 한다. 어떤 질병에 걸렸는지 진단해야 치료를 시작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가 직면한 문제의 정체를 알아야 그것을 해결할 수 있다. 모든 것을 정확한 이름으로 부르는 것, 그것이 솔닛이 제안하는 변화의 시작이다. 

글 리베카 솔닛/창비/1만5천원


믿어줘서 고마워

SNS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이창민이 ‘병자’ ‘세상을 보는 안경, 세안’ 이후 3년 만에 내놓는 책. 정세균 전 국회의장, 김덕룡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머슬퀸 이연화, 모델 한현민, 치어리더 박기량 등 국내외 각계각층에서 세상과 소통하며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노력하는 2백34명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글 이창민/진한M&B/1만5천원


5500만원으로 작은 식당 시작했습니다

저자 부부는 30대 마지막 해에 각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인생 2라운드의 일터 ‘두 번째 부엌’을 열었다. 이 책은 생존을 위해 달려온 식당 창업 10년 차의 기록이자 자영업자 선배로서 처음 자영업을 시작하는 이들을 위한 조언을 담고 있다. 식당 경영이란 무엇인지 그 실제 감각을 익힐 수 있도록 창업 준비부터 오픈, 그 후 매일의 식당 운영 노하우까지 친절하고 섬세하게 다뤘다. 

글 김옥영·강필규/ 에디터/1만5천8백원


홍차와 장미의 나날

일본 작가 모리 마리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에 버금가는 관능미와 섬세함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뛰어난 문장가였으나 두 번 이혼에 가난한 살림 등 그녀의 인생은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초라한 현실에 좌절하는 대신 맛있는 것을 먹고 요리를 하거나, 홍차 한잔의 여유와 장미 한 송이의 사치를 즐기는 등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들로 삶을 채워나갔다. 모리 마리의 대표적인 취향인 탐식과 미식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글 모리 마리, 옮긴이 이지수/다산책방/1만5천원


쇼룸

2014년 장편소설 ‘청춘 파산’으로 등단한 김의경의 소설집. 이케아의 쇼룸과 다이소, 고시원 같은 공간을 통해 한국 사회 젊은이들이 맞닥뜨린 현실을 이야기한다. 단편 ‘쇼케이스’에서 파산 이후 남남처럼 지내던 부부는 모처럼 가구를 사기 위해 이케아에 가고, 함께 가구를 고르는 순간만큼은 서로를 부부라고 인식한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제목인 ‘쇼룸’처럼 빛나는 공간을 꿈꾸지만 그들의 소비는 이케아와 다이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 

글 김의경/민음사/1만2천원


사진 홍중식 기자 디자인 최정미


여성동아 2018년 12월 6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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