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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 실장 ‘강남 발언’과 8번째 부동산 대책

EDITOR 김성욱

입력 2018.09.27 17:00:01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강남 발언’이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나날이 치솟는 집값으로 고통 받는 서민들의 정서와 동떨어진 발언에 대다수의 국민이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9·13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다시 한 번 집값 잡기에 나섰다.
장하성 실장 ‘강남 발언’과 8번째 부동산 대책

경제 컨트롤타워의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발언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9월 3일 jtbc 뉴스에 출연해 2018년 최저임금 인상률(16.4%)에 대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높았다. 솔직히 저도 깜짝 놀랐다”고 말해 국민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동안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역설해왔던 그가 갑자기 최저임금 인상이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인 듯 제3자적 관점에서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하자 국민들은 허탈감과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대한 논란이 채 가라앉기도 전인 9월 5일 장 실장은 ‘강남 발언’으로 또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라디오 프로그램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부동산 대책에 대해 말하던 중 “모든 국민들이 강남 가서 살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살아야 될 이유도 없고 거기에 삶의 터전이 있지도 않습니다. 저도 거기 살고 있기 때문에…”라고 말했다. 장 실장은 현재 강남 3구에 속하는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에 거주 중이다. 이날 장 실장의 인터뷰 요지는 ‘서민 주택의 가격은 정부가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맞지만 강남은 서민들이 사는 곳이 아니니 정부가 굳이 그 시장을 관리하고 집값을 제어하려고 나서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은 이미 강남과 강북을 가리지 않고 급등한 상태다. 강남을 ‘그들만의 리그’로 인정하자는 것도 한 나라의 경제 수장이 펼치기에는 적절한 논리가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장 실장의 강남 발언 이후 ‘모두가 소고기를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소고기를 먹을 이유도 없다. 내가 소고기를 먹어봤기 때문에 말씀드리는 것’ 등과 같은 조롱 섞인 패러디가 속출했다. 

요즘같이 경제가 어렵고 부동산 가격이 불안한 시기 국민들은 경제 관료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에 따라 재테크의 방향을 결정하기도 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해 8월 “자기가 사는 집이 아니면 좀 파시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그의 경고성 메시지에도 서울 집값은 사상 최고로 치솟았다. 그동안 여러 대책을 내놓았지만 서울 아파트값 오름세는 계속되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지난 9월 13일 발표한 ‘2018년 9월 2주(10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집값 상승률은 최근 3주간 0.40%대를 웃돌고 있다. 이는 한국감정원이 해당 통계치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장관의 말을 듣고 집을 팔았다가 땅을 치고 후회 중’이라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왔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지난 7월 여의도와 용산 개발 계획을 밝혔다가 해당 지역 뿐아니라 서울 전역의 집값이 급등하자 돌연 ‘보류’를 선언하는 일관성 없는 모습으로 원성을 샀다.


정부의 부동산 ‘양치기’ 정책, 9·13 대책은 다를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내년(2018년) 4월까지 시간을 드렸으니 강남의 다주택 보유자는 본인이 사는 집 말고는 파시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내년(2018년) 4월까지 시간을 드렸으니 강남의 다주택 보유자는 본인이 사는 집 말고는 파시라”

서울 집값을 가라앉히기 위해 지난 9월 13일 정부가 다시 한 번 카드를 꺼냈다. 문재인 정부 들어 8번째 부동산 종합대책인 ‘9·13 부동산 대책’은 ▲ 종합부동산세율 상향 조정 ▲다주택자 고강도 금융 규제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 등의 내용이 담겼다. 

1 종부세율 최고 3.2%까지 인상 

이번 대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종부세율 인상이다. 3주택 이상 다주택자와 서울·세종 전역과 경기·부산·대구 일부 등 집값이 급등한 조정대상지역 2주택 보유자에 대한 추가 과세가 핵심이다.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 보유자가 과표 94억원(시가 1백81억원) 초과 주택을 소유한 경우 종합부동산세율을 2%에서 3.2%로 높이고 세 부담 상한선도 150%(1년 전 부과 세액)에서 300%로 올린다. 다만 1주택자나 조정대상지역 외 2주택자는 150%가 유지된다. 과표 6억〜12억원(시가 18억~34억원) 구간의 세율은 현행 0.75%보다 오른 1.0%, 12억〜50억원(시가 34억~1백2억원) 구간은 현행 1.0%에서 1.4%로 상향 조정됐다. 또 종부세 과표 3억〜6억원(시가 12억7천만~18억원) 구간을 신설해 0.7%의 세율을 부과하기로 했다. 

2 다주택자 고강도 금융 규제 


2주택 이상 보유 세대는 규제지역(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 신규 구입을 위한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된다. 

1주택 세대 역시 규제지역 안에서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지만 주택 구입 사유가 이사(기존 주택 2년 내 처분 조건)나 부모 봉양 등 실수요이거나 불가피한 이유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규제지역 안에서 공시가격 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을 구입할 때도 실거주 목적을 제외하고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다. 단, 무주택 세대가 주택 구입 후 2년 안에 전입하는 경우나 1주택 세대가 기존 주택을 2년 이내 처분하는 조건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정부는 차주가 약정을 위반할 경우 주택 관련 대출을 3년 동안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3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와 전세자금대출 조건 강화 


또한 앞으로는 1주택 이상자가 조정대상지역에 새로 취득한 주택의 경우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더라도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없다. 또 8년 장기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주택의 경우 종전엔 종부세 합산이 배제됐지만 앞으론 1주택 이상자가 조정대상지역에 새로 취득한 주택을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더라도 종부세가 과세된다. 

정부는 또한 전세자금대출이 주택 시장으로 이동해 집값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보고 다주택자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공적보증을 원천 금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주택 이상 보유자의 전세자금대출에는 주택도시보증공사와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공적보증이 제공되지 않는다. 은행은 공적보증이 없으면 전세자금대출을 해주지 않는다. 1주택자에 대한 보증한도도 연소득(부부 합산) 7천만원 이하에서 1억원 이하로 조정됐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대책으로 안정화가 되지 않을 경우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이 같은 엄포에 이번에는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될지 지켜볼 일이다. 다만 정부 관계자들은 정책이 실패했을 때 책임을 진다는 구실로 자리에서 물러나면 그만이다.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남겨둔 채 말이다.


기획 김명희 기자 사진 동아일보 사진DB파트 뉴스1 디자인 최정미


여성동아 2018년 10월 6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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