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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interview

자수로 꿈을 놓다

EDITOR 백민정

2018. 05. 21

독창적인 자수 디자인으로 주목받는 ‘써니준’ 이경희, 취미가 행복한 일이 된 이야기를 들었다.

이경희 작가는 집게, 티 코스터, 지갑, 에코백 등 실생활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주로 만든다.

이경희 작가는 집게, 티 코스터, 지갑, 에코백 등 실생활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주로 만든다.

“재봉틀 자수는 예쁜 자수 디자인 파일만 있으면 짧은 시간에 아름다운 작품을 완성할 수 있어요.”

손 자수의 아날로그적인 느낌은 그대로 살리면서 원하는 디자인을 다양하고 빠르게 표현할 수 있어 최근 인기를 끄는 D.I.Y 소잉 분야가 재봉틀 자수다. 써니준은 재봉틀 자수 분야의 팬덤과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작가. 이경희라는 본명보다 서은과 주은, 쌍둥이 두 딸의 영어 이름을 합쳐서 만든 닉네임 써니준으로 유명해졌다. 이름만큼 이력도 흥미롭다. 

“대학에서는 영문학을, 대학원에서는 컴퓨터를 전공했어요. 프랑스 유학 후 자동차 회사에서 신차 개발 업무를 했는데, 지금은 4년 차 재봉틀 자수 디자이너입니다.” 

그는 출산 후 회사를 그만두고 리본 머리핀 공방을 다니다 ‘밋밋한 리본에 자수를 놓으면 더 예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 길로 달려가 자수 재봉틀을 구입하고 자수를 놓기 시작한 그는 지금 업계가 주목하는 작가로 성장했다. 

“재봉틀 자수는 재봉틀에 자수 파일을 입력하면 재봉틀이 수를 놓아주게 돼 있어요. 예쁜 자수 디자인 파일만 있으면 손 자수만큼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작품을 짧은 시간에 완성할 수 있죠. 자수 파일을 제작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보급되어 원하는 디자인을 직접 만들 수 있어요.” 



재봉틀 자수에 매료된 이경희 작가는 머리핀을 시작으로 가방, 파우치, 액자, 티 코스터 같은 소품에 재봉틀 자수를 더한 아이템을 개발하고 있다. 그의 자수 디자인은 주위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꽃과 식물, 아이들 등이 주를 이루고, 정형화된 이미지가 아닌 자신의 상상을 더해 새로운 이미지로 재탄생시킨다. 또 그가 디자인을 할 때 반드시 고려하는 것은 그의 자수 파일을 사용할 사람들이다. 단순히 받은 파일 그대로 자수를 놓기보단, 사용하는 사람들이 본인의 감각을 맘껏 펼칠 수 있도록 디자인하려고 노력한다. 늘 새로운 것을 고민한다는 그는 자수 하면 누구나 흔히 떠올리는 손거울이나 손수건 대신 신선하고 재미있는 아이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실제로 재봉틀 자수를 패브릭 소품을 만들기 위한 준비 과정쯤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재봉틀 자수 자체만으로도 독립된 공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수로 만든 미니 화분도 이런 생각에서 완성한 작품이다. 

이경희 작가의 포부는 크고 구체적이다. “외국에서는 재봉틀 자수가 손 자수, 뜨개질, 소잉처럼 디자인 요소가 가미된 실용적인 취미 분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요.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시작에 불과하죠. 제가 처음 이 분야에 흥미를 가지고 시작했을 때 가장 힘들었던 것은 전문적으로 배울 곳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었어요. 물론 우리나라에도 이 분야의 많은 고수들이 있지만 아직 재봉틀 자수가 많이 알려지지 않은 만큼 책이나 강의 등 관련한 여러 활동을 통해 이제 그 역할을 제가 하고 싶습니다.” 

그는 최근 재봉틀 자수 책을 발간하고, 5월에는 부라더 소잉팩토리 본사에서 강의를 시작한다. 블로그(blog.naver.com/mysunnyjune)를 통해 재봉틀 자수 작품을 꾸준히 소개하고 있으니 새로운 D.I.Y의 세계를 찾고 있다면 방문해볼 것.

이경희 작가가 출간한 재봉틀 자수 책. 그가 디자인한 소품 만드는 방법과 자수 파일 CD가 들어 있다.

이경희 작가가 출간한 재봉틀 자수 책. 그가 디자인한 소품 만드는 방법과 자수 파일 CD가 들어 있다.

기획 한여진 기자 사진 홍태식 디자인 박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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