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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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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과 조병돈 시장의 행복한 인연

이천은 어떻게 교육 도시가 되었나

editor 김명희 기자

2018. 03. 28

‘쌀과 도자기의 도시’ 이천이 ‘살기 좋은 교육과 문화의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고용률은 4년 연속 경기도에서 1위다.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공직에 몸담았고 그중 12년간 시장으로 이천의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온 조병돈 시장을 만났다. 

2006년 이천시장에 당선된 후에는 2차례 연임에 성공하면서 반세기 넘게 지역 주민들과 고락을 함께해왔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농업에서 산업사회를 거쳐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빠르게 발전했다. 벼농사로 이름난 이천은 이런 시대의 흐름에 자칫 뒤처질 수 있었으나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도농복합 자족 도시로서의 면모를 완성했다. 여기서 한 단계 높은 질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 조 시장이 중점을 둔 것이 바로 교육과 문화 수준을 높이는 것이었다. 


“교육 때문에 이천을 떠났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옵니다” 

“이천이 살기 좋은 도시임에도 이곳에 근무하는 대기업 직원들이 자녀 교육 문제 때문에 서울이나 분당에서 출퇴근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교육 여건이 좋아져야 이천이 산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인구 35만의 명품 도시 건설’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명품 학교 육성 ▲글로벌 인재 육성 ▲교육 복지 구현 등의 사업을 시작했죠.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장학금 지원을 확대하고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각급 학교 도서관을 리모델링하고 교원 아파트를 건립하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인 결과 관내 학생들의 명문대 진학률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인재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한 후 후배들을 위해 멘토 역할을 해준다는 점입니다. 교육을 통한 지역 발전의 선순환이 시작된 것 같아 무척 뿌듯합니다. 요즘은 교육 때문에 이천을 떠났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와 머무르고 싶어한다는 말도 들려옵니다(웃음).”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는 ‘행복한 동행’ 사업

조병돈 시장은 시민들과 직접 만나 의견을 경청하고 시정에 반영해왔다.

조병돈 시장은 시민들과 직접 만나 의견을 경청하고 시정에 반영해왔다.

현재 인구 22만의 이천은 따뜻한 정(情)의 도시이기도 하다. 재능과 물품 기부를 통해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웃을 돕는 ‘행복한 동행’ 사업을 추진한 결과다. ‘행복한 동행’은 대한민국 사회 공헌 브랜드 대상을 수상하며 사회 공헌 활동의 새로운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조병돈 시장은 이천의 한 교회에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을 2013년 시 차원으로 확대해 2만여 명의 시민이 참여하는 운동으로 성장시켰다. 

“처음엔 재능 기부로 시작했는데 다른 형태로 도움을 주고 싶다는 분들도 계셔서 1인 1나눔 계좌 갖기 운동도 하게 됐습니다. 한 달에 1천원 정도 내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건데, 현재 2만 1천 명 정도가 참여해 30억원 이상의 기금이 걷혔고 저소득 계층을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도움을 받는 사람도 주는 사람도 모두 행복한, 말 그대로 ‘동행(同幸)’ 사업이죠.” 

조병돈 시장은 민선 6기에 당선된 2014년부터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을 ‘시민 소통의 날’로 정하고 직접 민원인들을 만나 다양한 건의 사항과 현장 목소리를 듣고 시정에 반영해왔다. 지난 4년간 5백40여 건의 민원이 접수됐고, 이 가운데 해결되거나 대안이 제기된 민원이 5백 건에 이른다. 나머지 사안들도 해당 부서와 협의를 거쳐 해결 방안을 찾고 있는 중이다. 좋은 행정 서비스는 소통에서 시작된다는 것이 조 시장의 철학이다. 



“처음 시민과의 대화를 시작할 때 ‘얼마나 가겠어?’라고 했던 분들이 많았는데, 벌써 4년이나 됐습니다(웃음). 오늘 제가 만난 민원인은 도시계획 도로에 자신의 땅이 포함돼 있었는데 그 계획이 무산된 분이었어요. 새로 도로가 생기면 자신이 갖고 있는 땅의 가치도 높아질 거라는 기대 심리가 무너진 경우죠. 시청에서는 법적인 요건을 갖춰 고시를 했지만 당사자가 모르고 있었다면 속상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경우엔 외형적으로 법적 요건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무원들이 당사자에게 직접 알리거나 이장 등 다른 채널을 통해 알린 후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는 식으로, 조금 더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서비스를 할 필요가 있어요. ‘공무원’ 하면 안타깝게도 복지부동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지만 사실 저는 한 사람의 공직자가 사람들의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시민들의 삶을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고, 좋은 정책을 알려 시민들이 더 많은 혜택을 가져가도록 할 수도 있죠.” 

조병돈 시장은 오는 6월이면 51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감하고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간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풋풋했던 청년의 머리는 어느새 희끗한 백발로 물들었다. 

“시간이 참 빠른 것 같습니다. 그동안 이천의 발전을 위해 정말 열심히 일했다고 자부합니다. 시민들의 고생했다, 이 한마디면 보람을 느낄 것 같습니다.”

photographer 박해윤 기자 designer 박경옥
사진제공 이천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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