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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living #fact_check

파리 부티크 호텔처럼, 조지 넬슨 버블 램프

그림 같은 빛을 내는 명품 조명으로 공간을 완성한 이야기.

EDITOR 한여진 기자

2019. 01. 17

프로 살림러 한여진 기자의 팩트 체크


살림보다 살림살이를 좋아하는 5년 차 주부. 명품 가방에는 무관심이지만 리빙템은 밤새도록 공부하고 비교·검색해 공들여 쇼핑할 정도로 애정하고 또 애정한다.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을 쇼핑 가치관으로 삼고 있다.

조명을 공간의 꽃이라고 합니다. 감각적인 공간에는 그에 맞는 훌륭한 조명이 있기 마련입니다. 얼마 전 오래된 아파트로 이사 가면서 리모델링을 했습니다. 리빙 에디터로 15년 넘게 일하면서 접한 수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우리만의 색이 담긴 공간을 만들고자 했죠. 하지만 한없이 높은 눈높이에 맞추려니 난관투성이였습니다. 무엇보다 넉넉하지 못한 예산이 문제. 한푼 두푼 아끼며 리모델링하던 중에도 에디터가 포기 못 한 것이 있으니 바로 디자이너 조지 넬슨의 버블 램프입니다. 버블 램프는 10여 년 전 프랑스 파리의 부티크 호텔에서 처음 만났죠. 동양적이면서도 모던한 디자인에서 내뿜는 오라에 한눈에 반했답니다. 리모델링 시작 후 식탁 조명으로 버블 램프, 폴 헤닝센의 PH5, 섹토 옥토 펜던트 중 고민하다 결국 오래전부터 마음에 품었던 버블 램프로 결정! 고가구가 많은 우리 집에 버블 램프만큼 잘 어울리는 조명이 없다는 결론이 들었거든요. 

버블 램프를 디자인한 조지 넬슨은 가구 디자이너이자 건축가, 사진작가로 활동했습니다. 그가 디자인한 ‘넬슨 마시멜로 소파’ ‘스웨그 레그 데스크’ ‘코코넛 체어’ 등을 보면 천재적인 미적 감각을 느낄 수 있죠. 1947년에는 미국 허먼밀러사에 디자인 디렉터로 스카우트돼 찰스 & 레이 임스, 이사무 노구치 같은 재능 있는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하기도 했고요. 

조지 넬슨의 아이코닉 작품으로 손꼽히는 버블 램프는 1947년에 디자인되었어요. 우아한 세이프도 매력적이지만 한지 등처럼 은은하게 내는 불빛이 예술이죠. 그런데 이 펜던트 소재가 플라스틱이란 사실 아셨나요? 눈으로 보기엔 한지 같고, 손으로 만지면 패브릭처럼 약간 까슬한데, 플라스틱이랍니다. 플라스틱 소재라 세 살배기 아이가 만져도 안전한 점도 마음에 쏙 들어요. 

버블 램프는 소서 버블 펜던트, 애플 버블 펜던트, 벨 버블 펜던트 등 10가지가 넘는 시리즈가 출시돼 있어요. 제가 선택한 디자인은 가로로 긴 타원형의 소서 버블 펜던트로, 소형, 중형, 대형, 초대형 크기 중 지름 63cm의 중형을 영국 직구 사이트 네스트에서 직구했답니다. 가격은 4백96.22달러(56만3천원 정도), 프리미엄 배송을 선택해 배송비 1백7달러(12만원 정도)로 배송 기간은 일주일 정도 걸렸고요. 유럽 제품은 인증서를 받으면 관세가 무료인데, 버블 램프는 미국 제품이라 관세와 부가세를 합쳐 10만원 정도 냈답니다. 버블 램프를 설치하고 나니 더더욱 만족스러워요. 조명을 켜면 은은한 불빛이 공간을 아늑하게 만들고, 불을 켜지 않아도 펜던트를 감싸며 부드럽게 흐르는 선들이 우아하면서 부드러운 느낌을 자아내거든요. 버블 램프 아래서 식사하는 시간은 행복 그 자체. 요즘 리모델링 만족하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데, 그때마다 “버블 램프 정말 잘 구입한 것 같아요”라고 말해요. 버블 램프 하나로 평범한 아파트가 파리 부티크 호텔로 변신했거든요.



일러스트 김옥 디자인 박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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