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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genderfluid #neutral

패션의 미래에는 남자도 여자도 없다

GENDERFLUID

EDITOR 배보영

입력 2018.11.19 17:00:01

패션의 미래에는 남자도 여자도 없다
패션의 미래에는 남자도 여자도 없다
1 대표적인 젠더 플루이드 디자이너로 주목받는 찰스 제프리.
2 3 샤넬 쇼의 지드래곤과 여성복 모델이 된 청년 모델 제이든 스미스.
4 젠더리스 라코스테.

여성복과 남성복을 구분하지 않는 시대가 생각보다 빨리 올 것 같다. 옷을 ‘여성성’과 ‘남성성’으로 이분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졌다. 지금도 “여자답게 입었다”는 평가는 불쾌한 반응을 불러올 수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도 그렇지만 특히 패션에서는 아주 평화적인 방식으로 성의 구분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패션디자이너협회(CFDA)는 올해 2월 뉴욕 패션 위크에 유니섹스/논-바이너리 카테고리를 추가했다. 그런데 의문이 생긴다. 굳이 카테고리를 왜 만드는 거지? 여자가 남성복을 입고, 남자가 여성복을 입으면 유니섹스 아닌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젠더 플루이드(이 글에서는 ‘젠더리스’ ‘젠더 프리’를 혼용한다) 패션의 목적은 인간을 성으로 구분하는 제도에 저항하고, 개개인을 아름답게 보이도록 하는 것이다. 젠더 플루이드를 여자처럼 보이고 싶어하는 남자나 남자를 흉내내는 여자와 혼동해선 안 된다. 핵심은 사회가 규정한 남성과 여성의 모습에 갇히지 않는 것이다, 즉 남성성과 여성성을 섞어 표현하며 오늘은 남성성이 많았다가 내일은 여성성이 많은 식으로 경계를 넘나드는 것, 나의 아름다움을 위해 화장을 하는 것, 지드래곤과 강동원이 스타일을 위해 치마를 입는 것이 ‘젠더 플루이드’의 맥락이다. 

올해 재능 있는 영 디자이너를 발굴하는 LVMH 프라이즈의 파이널 리스트 절반 이상이 성별의 구분이 없는 옷을 만들었다. 시작은 베트멍, 발렌시아가, 구찌다. 메인 스트림에서 남성복과 여성복을 통합해 런웨이를 구성했고, 성별을 이분할 수 없는 모델들을 기용하면서 시작됐다. 물론 옷은 남자가 입어도, 여자가 입어도 아름답다. 

패션 광고 이미지는 젠더리스를 이용하기에도, 알리기에도 좋은 수단이다. 2016년 제이든 스미스는 남자지만 루이비통의 여성복을 입고 광고에 등장했다. 테니스 유니폼이 성차별적이라는 논란이 인 가운데 라코스테는 젠더리스 콘셉트로 2019 S/S 광고를 선보였다. 중요한 것은 남성복, 여성복이 아니라, 그냥 ‘옷’으로 봐달라는 메시지다. 또는 우리 브랜드 옷을 입으면 당신도 정치적으로 올바르게 보일 뿐 아니라 트렌드의 최첨단에 설 수 있다는 뜻이거나. 


패션의 미래에는 남자도 여자도 없다
‘아름다움은 성별에 관한 것이 아니라 스타일에 관한 것이다.’ 여자들에게 자유를 준 샤넬의 비전이다. 샤넬은 남성 메이크업 라인 ‘보이 드 샤넬’을 통해 이제 남자들에게 자신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한다. 화장한 것을 남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감추는 것이 아니라, 결점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뉴욕의 ‘더 플루이드 프로젝트’는 젠더프리 매장으로 유명하다. 매장에서 판매하는 모든 제품이 성별에 관계없이 입을 수 있다. 상품 외에 마네킹과 화장실도 성별이 모호하다. 쇼핑이 불편하지 않도록, 무의식중에 강요하는 성별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자 했다. 


아들의 핑크색을 응원한다는 봉태규의 SNS.

아들의 핑크색을 응원한다는 봉태규의 SNS.

바비 인형과 콜래보한 모스키노는 광고에 바비를 좋아하는 소년과 소녀를 등장시켰다. 한 TV 프로그램에서 봉태규의 아들이 핑크색 드레스를 즐겨 입는 장면이 나왔다. 이를 두고 걱정하는 시청자들에게 봉태규는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버지로서의 입장을 밝혔다. “아들이 핑크색을 좋아하고 공주가 되고 싶어한다면, 응원하고 지지하고 싶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가 만들어놓은 기준이 아니라 아들의 행복이다. 나도 핑크를 좋아하지만 두 아이가 있다.” 

같은 맥락에서 ‘여성성’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던 핑크가 최근 파워 드레싱에 자주 사용되거나, 젠더 플루이드 패션에서 가장 핫한 컬러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흥미롭다. 그러니 이제 거울을 볼 때 젠더 플루이드 또는 젠더리스 관점에서 스타일을 평가해볼 필요가 있다. 그 점수가 낮으면 스타일 지수도 낮아진다는 점, 잊지 마시고.


기획 여성동아 사진 REX 디자인 최정미
사진제공 라코스테 보이드샤넬 봉태규인스타그램


여성동아 2018년 11월 6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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