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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anti #question

알쓸신잡 패션 편

editor 안미은 기자

입력 2018.02.19 16:12:39

꺼벙하게 뒤로 넘겨진 아우터, 비뚤어진 중심, 침팬지처럼 길어진 소매 등 런웨이 곳곳에서 발견된 이질적인 형태들. 이 같은 비합리적 시도들을 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등 비서구권 디자이너들이 주도하는 게 흥미롭다. 그래서 조금 인문학적으로 생각해봤다.
알쓸신잡 패션 편
1 뒤로 넘어간 아우터
대체 언제부터 아우터를 뒤로 넘겨 입게 된 걸까. 베트멍과 발렌시아가가 유행시킨 이 재킷은 왜 이렇게 매력적으로 보일까. 이는 클리비지 라인과 연결된다. 클리비지는 가슴과 가슴 사이의 움푹 파인 골을 뜻한다. 어깨의 양 끝점으로 연결되는 V 라인은 디자이너들에겐 여성의 몸을 가장 우아하게 드러내는 비율로 인식되고 있다. 패션의 유구한 역사만큼이나 우리는 클리비지 라인에 길들여졌다. 마치 드레스를 입을 때처럼, 묵직한 아우터의 중심이 허리에서 가슴으로 올라가 어깨 라인을 슬쩍슬쩍 드러낼 때 우리는 ‘유레카’를 외치게 된 거다. 천재적 디자이너란 말은 바로 이럴 때 써야 한다.

2 팔은 왜 팔이어야 하는가
우리의 태도를 결정짓는 것은 신체의 비율이다. 다른 사람보다 긴 팔을 휘적거리며 구부정하게 걷는 사람은 어눌하면서도 어딘지 기발한 인상을 남긴다. 그래서 디자이너들은 비율에 대한 고찰과 실험을 멈추지 않는다. 바닥에 끌릴 정도로 긴 소매를 선보인 베트멍의 뎀나 바잘리아와 긴 소매를 특유의 미니멀한 분위기로 풀어넨 아크네 스튜디오의 조니 요한슨. 어쩌면 평범하지 않은 신체 비율로 다양한 사람들이 존중받아야 하는 시대에 가장 존중해야 할 디자이너들일지도 모르겠다.


알쓸신잡 패션 편
1 욕망이 부른 커팅
이번 2018 S/S 컬렉션에서는 별자리를 형상화한 디자인이 두드러졌다. 대표적인 예가 발망. 발망의 수장 올리비에 루스테잉은 미래와 우주 공간을 소재로 한 SF 영화 ‘제5원소’에 나올 법한 드레스를 런웨이에 등장시켰다. 우리가 개척하고 정복하고 싶은 우주에 대한 욕망을 칼 같은 커팅으로 표현한 것이다.

2 중심에 대한 회의

모두 저마다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형태가 있다. 따라서 ‘오른쪽과 왼쪽이 대칭이어야 아름답다’는 근대적 합리주의에 대해 회의하는 것, 그것이 오늘날 디자이너들의 역할이다. 그중 한 명이 앤 드뮐미스터다. 그는 거친 듯하지만 시적이고 로맨틱한 디자인으로, 옷이 주는 감성적인 측면까지 계산한다. 이번 시즌엔 흐트러진 중심선에 집중했다. 그리고 그 재료로 몸의 아름다운 곡선을 드러낼 수 있는 실크셔츠를 택했다. 셔츠 단추를 어긋나게 채워 균형을 깨트리는 식. 그 결과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담긴 셔츠가 탄생했다.

3 패션, 사람의 집을 짓다

패션과 건축은 상당히 근접한 조형 예술이다. 패션계에 불고 있는 건축적 상상력도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시즌 사카이의 컬렉션은 특별하다. 현대 건축물을 연상시키는 구조적인 선과 명암이 자유롭게 해석돼 있다. 사카이가 가진 해체주의적인 시각으로 해석된 이번 컬렉션은 건축과 패션이 서로의 세계를 어떻게 공유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designer 최정미
사진 REX


여성동아 2018년 2월 6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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