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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interview

김수현 아버지, 가수 김충훈의 진심

EDITOR 김명희 기자

입력 2019.08.05 17:00:01

한류 스타 김수현이 군 생활을 모범적으로 마치고 돌아왔다. 록 밴드 세븐돌핀스 리드 보컬 출신으로 아들에게 우월한 유전자를 물려준 아버지 김충훈 씨로부터 스타의 부모로 산다는 것, 그리고 그 자신의 음악 인생을 들었다.


김수현 아버지, 가수 김충훈의 진심
배우 김수현의 아버지 김충훈(59) 씨를 처음 만난 건 2012년 김수현이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신드롬을 일으킨 직후였다. 1980년대에 활동했던 록 밴드 세븐돌핀스의 리드 보컬 출신인 그는 당시 부산의 한 클럽에서 가수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여느 스타들의 부모가 그렇듯 몹시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아들을 대견해하는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사이 몇 번의 전화 통화도 있었는데, 2016년 김수현의 이복동생인 김주나가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에 출연해 가족사로 인해 주목받을 때는 수화기 너머로 그 상황을 묵묵히 견뎌내는 아버지의 마음이 읽혀 안타까웠던 기억이 있다.


톱스타의 모범적인 군 생활, 김수현 군대 상사의 문자 메시지

김수현 아버지, 가수 김충훈의 진심
이번 그와의 만남은 새 앨범 ‘나이가 든다는 게 화가 나’를 발표한 가수로서 이뤄졌다. 2015년 ‘가면’ 이후 4년 만에 내놓는 이번 앨범에는 지난 세월에 대한 아쉬움, 나이가 든다는 서글픔과 함께 여전히 자신의 삶에 당당하고자 하는 중년의 이야기를 담담한 목소리로 담아낸 타이틀 곡 ‘나이가 든다는 게 화가 나’와 상처, 배신에 굴하지 않고 새롭게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경쾌하게 담아낸 ‘세상 속으로’ 등 총 두 곡이 실렸다. 두 곡 모두 1990년대를 풍미한 발라드 가수 진시몬이 작사에 참여했다. 

마침 아들 김수현도 20개월간의 군 복무를 마치고 7월 1일 건강하고 여전히 멋진 모습으로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김수현은 어릴 적 심장병을 앓았던 탓에 첫 징병검사 당시 4급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았으나 이후 열심히 건강관리를 한 후 재검을 받아 현역으로 군에 입대했다. 입대 후에는 5주간의 기초 군사훈련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치고 최전방 정예부대인 1사단 수색대대에 지원해 임무를 수행했다. 김충훈 씨는 지난해 김수현의 군대 상사가 제대하면서 보낸 문자 메시지를 보여주었는데, 여기에는 김수현이 얼마나 모범적으로 군 생활을 했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김수현의 상사는 메시지에 ‘처음엔 김수현 같은 대스타가 우리 중대에 배치된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직접 겪어보니 기우였다. 작전과 병영 생활에서 모두 모범을 보여주었으며 자기 계발과 운동에 소홀하지 않는 모습도 다른 병사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나이가 있어서인지 단체 생활에 적응도 빨리 했고 동료들과도 스스럼없이 잘 어울리고 있다. 우리 수색대대가 2연속 톱 팀을 달성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훌륭한 배우이자 소중한 아들을 맡겨주셔서 감사하다. 김수현 병사는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잘해낼 것’이라고 적었다. 김충훈 씨는 이 메시지를 볼 때마다 아들이 너무 대견하고 자랑스러워 1년 넘게 지우지 않고 있다. 

아들이 아버지를 닮은 건 당연한 이치지만 김충훈 씨와 아들 김수현은 얼굴형부터 짙은 눈썹이며 시원한 입매까지 참 많이 닮았다. 김씨는 얼마 전 KBS ‘가요무대’에 출연했을 때 “방송을 본 사람들이 어쩌면 걸음걸이까지 아들과 똑같냐고 하더라”며 웃었다. 김수현이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것은 외모뿐만이 아니다. 김수현은 ‘드림하이’ ‘해를 품은 달’ ‘별에서 온 그대’ 등 드라마 OST 삽입곡을 통해 가수 못지않은 보컬 실력을 인정받았다. 김충훈 씨가 한때 뮤지컬 단역 배우로도 활동한 걸 보면 연기에 대한 재능과 열정도 유전자 속에 각인돼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연예인 축구단 단장 김충훈 씨가 수십 년간 축구로 체력을 단련했다면 김수현은 프로 못지않은 볼링 실력을 자랑한다. 김수현과 작업을 해본 동료들은 그에 대해 “유쾌하면서도 겸손하고 예의 바르다”고 하는데 이 또한 아버지와 닮은 부분이다.




걸음걸이까지 닮은 아버지와 아들

김수현 아버지, 가수 김충훈의 진심
아들이 군 생활을 하는 동안 마음을 많이 졸이셨을 텐데 이제 한시름 놓으셨겠어요. 

네. 기분이 참 좋습니다. 사실 수현이가 어릴 때 심장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현역으로 군에 가지 않아도 될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그걸 관리하고 재검을 받아서, 그것도 남들보다 늦게 입대한다고 했을 때 ‘진짜 남자네’란 생각이 들면서도 걱정이 됐던 것도 사실이거든요. 무사히 군 생활을 마치고 건강하게 돌아와서 그저 감사하단 생각뿐입니다. 

김수현 씨가 워낙 건강해 보여서 심장 수술을 받은 줄 모르는 분들이 많았어요. 언제 수술을 받았나요. 

2004년 정도였을 겁니다. 제가 부산에서 일할 때였는데 수현이가 병원에서 심장 수술을 받는다고 전화를 해왔더라고요. “큰 수술이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고 해서 그런 줄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꽤 큰 수술이었습니다. 다른 데도 아니고 심장인데 왜 아니겠어요. 사람이 살면서 아플 때 보고 안 보고의 차이가 큰데, 그때 가보지 못한 게 아버지로서 가장 미안하고 가슴 아픈 일 중 하나예요. 일만 하고 살았던 게 그때만큼은 후회가 되더군요. 

김수현 씨는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제대하면 여행도 다니면서 자기만의 시간을 갖고 싶었던 것 같은데 작품 대본들이 많이 들어와 있어서 그걸 검토하느라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것 같습니다(웃음). 

아들과는 주로 어떤 얘길 하시나요. 

여느 부자들과 다를 게 없어요. 일은 알아서 잘하리라 믿고 있기 때문에 작품이나 활동 관련 얘기보다 운동이나 여행, 일상적인 말들을 많이 합니다. 제가 부산에 있을 때는 같이 여행도 다니고 맛집에도 가고 그랬는데, 드라마 ‘드림하이’ 이후로 같이 다니면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미디어의 힘이 정말 대단하다는 걸 실감했죠(웃음). 

이번에 발표한 곡 ‘나이가 든다는 게 화가 나’의 가사는 중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 같아요. 

만화가 이현세 선생이 어느 날 진시몬 씨를 만난 자리에서 “시몬아, 나이가 드는 게 왜 이렇게 화가 나냐”라고 하셨는데 시몬이 그 말에 꽂혀서 선생님을 몇 번 더 만나 대화를 나누며 가사를 다듬었답니다. 거기에 이동철이라는 작곡가가 멜로디를 붙였고요. 가이드 곡을 시몬 씨가 불렀는데 가사가 내 얘기 같은 게 참 공감이 되더군요. 가사에 ‘고독을 달래주던 친구도 하나 둘 떠나가누나/늙어간다는 게 창피한 일도 아닌데/저 멀리 지는 석양과 닮아서 맘이 서글퍼’라는 대목이 있는데, 실제로 이 나이가 되니 세상을 뜨는 친구들도 있고 내가 언제 이렇게 나이가 들었나 싶어 서글프기도 하고 그렇거든요. 하지만 마냥 우울한 노래는 아닙니다. ‘길을 잃어도 좋아/두렵지도 않은 나이야’라는 대목에선 그간 살아온 내공을 바탕으로 인생 후반기를 당당하게 열어가겠다는 각오가 담겨 있기도 하거든요. 

30년 넘게 연예인 축구단 활동을 하셨고, 요즘도 거의 매주 경기에 나서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 덕분인지 실제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세요.
 
회오리 축구단은 제 인생의 커다란 한 축이죠. 덕분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수현이도 어릴 때 많이 데리고 다녔습니다(웃음). 원래는 미드필더였는데 나이가 들수록 후배들이 배려해줘서 포지션이 앞으로 전진해 지금은 윙 포워드를 맡고 있어요. 건강이 허락하는 한은 계속하고 싶은데,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게 느껴져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 자신은 그걸 알죠. 그럴 때 속상해요. 

예전에 세븐돌핀스를 프로듀싱했던 김홍탁 씨가 선생님에 대해 “음색도 좋고 보컬로서 탁월했다. 프로듀싱이 뒷받침됐더라면 대스타가 될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누구보다 아쉬운 건 선생님 자신이 아닐까 싶어요. 

그때는 프로듀싱이란 개념을 알지도 못했고, 그저 노래가 좋았어요. 돌아보면 세븐돌핀스라는 그룹으로 활동할 때가 가장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오리지널 멤버들 가운데 돌아가신 분들도 계신데, 내년쯤 같이 활동했던 식구들과 콘서트를 해볼까 해요. 기회가 되면 수현이와 듀엣으로 노래를 해도 좋을 것 같고요. 

아들의 보컬 실력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노래를 잘하는 사람들은 배에서부터 소리를 끌어올리는데 수현이가 그렇더군요. 음감도 타고난 것 같고, 음색도 매력적이고요. 자식 자랑은 팔불출이라지만 제가 느끼기엔 그렇습니다(웃음). 

딸 김주나 씨도 ‘프로듀스 101’ 시즌1에 출연해 보컬 실력을 인정받았어요. 

보컬뿐 아니라 작사, 작곡도 하고 재능이 많아요. (‘프로듀스 101’ 출연 당시 김수현의 이복동생이란 점 때문에 주목을 받았는데) 제 입장에선 주나한테 미안한 마음이 크죠. 성격도 좋고 재능도 많은 아이라 본인의 길을 잘 열어 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스타의 부모로 산다는 건 어떤 건가요. 힘들 때도 많을 것 같아요. 

아이를 사랑해주시는 팬들에게 감사하죠. 그리고 다른 (연예인들의) 부모님도 마찬가지겠지만 혹시 제가 실수해서 아이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늘 조심하게 되죠. 불의를 보고도 참을 정도는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손해 보는 일이 있어도 웬만하면 그냥 넘어가요. 가족사와 관련해 루머나 악플도 간혹 접하는데, 저에 대해서는 사실이든 아니든 어떤 이야기를 하셔도 다 괜찮습니다. 뭐라고 말씀하셔도 이해하고 감수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우리 아들과 딸도 이런 아버지의 마음을 잘 알 거라고 생각하고요. 

김수현 씨에 대한 바람이 있다면. 

수현이가 워낙 연기하는 걸 좋아해요. 멋진 상남자로 돌아왔으니 좋은 작품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으면 좋겠습니다. 예술인으로, 배우로 후회 없이 그 길을 갔으면 하는 것 외에 다른 바람은 없습니다. 

이제 결혼도 생각할 나이가 된 것 같아요. 

그럼요. 수현이가 그 역시 잘 결정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선생님의 활동 계획은 어떠신가요. 

이번에 발표한 노래를 통해 중년들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으면, 그래서 힘을 내서 인생 후반기를 멋지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노래를 통한 의미 있는 활동도 더 많이 하고 싶고, 체력이 닿는 한 회오리 축구단 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멋지게 나이 들고 싶습니다.


사진 김도균 뉴스1 디자인 김영화




여성동아 2019년 8월 6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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