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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의 삼촌팬들은 단결하라, 아이즈원

EDITOR 조성민 대중문화평론가

입력 2018.12.06 17:00:01

앨범 발매 첫 주 판매량 8만8백22장.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듀스48’을 거쳐 데뷔한 12인조 한일 걸 그룹 ‘아이즈원’의 활약이 눈부시다. 워너원 때 그랬던 것처럼 국민 프로듀서들은 이번에도 참각막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양국의 삼촌팬들은 단결하라, 아이즈원
10월 29일 미니 앨범 ‘컬러라이즈(Color*IZ)’를 들고 가요계에 데뷔한 ‘아이즈원(IZ*ONE, Twelve Becomes One)’은 Mnet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48’을 통해 선발된 12인조 걸 그룹이다. 이들은 한국인 연습생 9명(장원영, 조유리, 최예나, 안유진, 권은비, 강혜원, 김채원, 김민주, 이채연)과 일본 아이돌 프랜차이즈 그룹 ‘AKB48’ 멤버 미야와키 사쿠라, 야부키 나코, 혼다 히토미로 이루어졌다. 

아이즈원은 데뷔와 동시에 미국 음악 전문지 ‘빌보드’와 일본 최대 포털 사이트 ‘야후 재팬’ 등 해외 유력 매체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타이틀 곡 ‘라비앙로즈(La Vie en Rose)’ 뮤직비디오는 데뷔 21일째인 11월 18일 유튜브 조회 수 2천5백만 뷰를 돌파하고, 데뷔 앨범은 발매 이튿날인 10월 30일 홍콩·태국·베트남 등 10개국에서 판매 1위를 기록했다.


AKB48과 한국 연습생들의 시너지

AKB48은 2000년대 후반부터 이미 일본의 아이돌 판도를 뒤집고 2010년대에는 일본 음반 시장을 점령한, 그야말로 초대형 걸 그룹이다. 팬들이 구매하는 음반에 들어 있는 투표권을 이용한 ‘선거’를 통해 무대에 설 멤버를 결정하는 AKB48의 운영 시스템은 국민 프로듀서들의 ‘픽’으로 멤버를 결정하는 ‘프로듀스’ 시리즈와 일맥상통한다. 그래서인지 일본 팬들도 AKB48 멤버들의 ‘프로듀스 48’ 합류를 그리 낯설지 않게 받아들였다. 

‘프로듀스 48’은 한일 양국에서 동시 방영됐고 ‘프로듀스’ 시리즈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인 ‘직캠(전체 무대가 아닌 개별 멤버만을 따라가면서 찍은 무대 영상)’은 네이버TV와 유튜브 등을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됐다. 시작 단계부터 글로벌 아이돌을 목표로 한 것이다. ‘세계를 공략한다’는 목표는 국내 아이돌과 팬들에게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이지만 일본 팬들에겐 그렇지 않았다. ‘프로듀스 48’ 최종 순위 발표에서 2위를 차지한 미야와키 사쿠라는 ‘프로듀스 48’에서 “한국 아이돌은 일본에서도 인정받는데, 일본 아이돌은 일본을 나가는 순간부터 인정받지 못한다는 현실을 알아버려서 속상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일본 멤버들이 성장하는 모습, 또 세계를 무대로 활동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일본 팬들에게 큰 기쁨과 자부심을 선사했고, 이는 곧 아이즈원에 대한 응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의 한 수 9대3

‘프로듀스’ 시리즈는 첫 시그널 송 무대를 공개할 때부터 ‘센터(무대 중심에서 퍼포먼스를 이끄는 멤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프로듀스 48’의 시그널 송인 ‘내꺼야’의 센터는 미야와키 사쿠라였지만, 방송 중반부터는 플레디스 연습생 이가은이 센터에 위치한 무대가 나란히 배치돼 마치 센터가 2명인 듯한 구도를 만들었다. 이 때문에 방송 초기에는 ‘한일전’의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그러나 마지막 생방송 문자 투표에서 한국 연습생들이 선전하면서, 아이즈원에는 일본인 멤버가 최종 3명이 포함됐다. 1인당 투표권이 2표 혹은 11표씩 주어졌던 이전의 투표와 달리, 1인 1표만 주어지는 생방송 문자 투표에서 국민 프로듀서들이 결국 ‘한국인’을 선택한 것이다. 

생방송 직전의 순위 발표에서는 일본인 참가자가 7명이나 데뷔권(1~12위)에 랭크됐던 것을 생각해보면, 최종 데뷔 멤버에 일본인이 3명에 그친 것은 꽤나 뜻밖이다. 이 같은 결과는 아무리 ‘글로벌 걸 그룹’이라고 하더라도 K팝을 소비하는 팬들은 결국 일본 아이돌은 보여주지 못하는, 한국 아이돌만이 보여줄 수 있는 어떤 재능-완벽함에 대한 갈망-에 매료되고 그 재능에서 나오는 매력을 기대한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아이즈원 vs. 트와이스

양국의 삼촌팬들은 단결하라, 아이즈원
3명의 일본인 멤버가 활동한다는 점에서 아이즈원은 9인조 걸 그룹 트와이스와도 곧잘 비교된다. 트와이스 멤버들 역시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의 자체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인 Mnet ‘SIXTEEN’을 통해 선발됐다. 당초 7명으로 데뷔 멤버를 기획했던 JYP는, 그러나 서바이벌에서 탈락했던 리더 지효와 댄서 모모를 추가로 영입해 9명의 트와이스 멤버를 확정했다. 모모는 일본인 멤버로 사나, 미나와 함께 트와이스의 일본 활동을 이끌고 있다. 

트와이스의 일본인 멤버들이 처음부터 한국의 아이돌 연습생 트레이닝 시스템 안에서 육성된 전형적인 K팝 아이돌 그룹의 외국인 멤버라면, 아이즈원의 일본인 멤버들은 이미 짧게는 4년, 길게는 6년 동안 일본에서 사랑받은 인기 아이돌이다. 아이즈원이 해외, 특히 일본의 K팝 팬들에게 트와이스와 완전히 다르게 인식될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게다가 아이즈원의 데뷔 앨범에는 ‘프로듀스 48’의 경연 곡으로도 쓰였던 ‘반해버리잖아?(好きになっちゃうだろう?)’와 ‘꿈을 꾸는 동안(夢を見ている間)’이 수록되었는데, 이 두 곡은 AKB48의 종합 프로듀서인 아키모토 야스시가 작사한 노래다. 아키모토 야스시가 AKB48의 모든 곡을 작사한 것을 생각해보면, 아이즈원 또한 일본 팬들에게는 AKB48의 자매처럼 여겨질 여지가 있다.


2년 반 동안 아이즈원 활동에만 올인

양국의 삼촌팬들은 단결하라, 아이즈원
1년간 활동한 ‘프로듀스 101’ 출신 걸 그룹 ‘I.O.I(아이오아이)’, 2년간 활동한 ‘프로듀스 101 시즌2’ 출신 보이 그룹 ‘Wanna One(워너원)’과 달리 아이즈원은 2년 6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활동할 계획이다. 아이오아이에는 이미 데뷔했었거나 데뷔에 임박해 팀 멤버로 확정된 사람이 많아, 각 소속사의 의사에 따라 아이오아이와 원소속 그룹 활동을 병행했다. 그러다 보니 아이오아이는 1년간 프로젝트 활동에 충실하지 못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앞선 사례를 거울 삼아 워너원은 2년간 ‘여타 그룹 활동 병행 금지’를 원칙으로 활동했다. 이 때문에 워너원 멤버들이 속한 뉴이스트(황민현), 핫샷(하성운) 등은 현재 이들 멤버를 제외한 채 활동 중이다. 그 결과 워너원은 새로운 하나의 팀처럼 온전히 프로젝트 활동에 집중해 엑소, 방탄소년단 등 걸출한 보이 그룹 못지않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아이즈원의 일본인 멤버들은 이미 자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었기 때문에, 많은 팬들은 아이오아이와 마찬가지로 국내와 일본 활동을 병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병행이 금지될 경우 팬덤을 잃을 위험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즈원 역시 워너원과 마찬가지로 여타 활동을 중단하고 아이즈원에만 집중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2년 6개월을 할애해 온전히 K팝 아이돌로서만 활동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선택과 집중’을 선언한 아이즈원은 한일 양국 팬덤의 지지 덕분에 역대 걸 그룹 데뷔 음반 초동(발매 첫 주) 판매량 1위(8만8백22장)라는 기염을 토하며 화려한 신고식을 마쳤다. 여기에 데뷔 11일 만에 국내 가요 순위 프로그램인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1위를 거머쥐고 SBS ‘인기가요’에서는 엑소를 제치고 2위에 오르는 등 ‘역대급 걸 그룹’으로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아이즈원은 한국 아이돌의 퀄리티와 일본 아이돌의 저력을 동시에 갖추고 ‘장밋빛 인생’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자신들의 노래 제목 ‘라비앙로즈’처럼.


기획 김지영 기자 사진 뉴스1 디자인 김영화


여성동아 2018년 12월 6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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