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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star #icon

정려원, 드레스룸에서 살아요

EDITOR 이미나

2018. 11. 05

정려원의 꿈 같은 드레스룸이 화제를 모으며 패션과 리빙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자유롭고 개성있는 싱글라이프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정려원의 재발견.

‘패셔니스타’라는 말이 생소하던 시절부터 정려원(37)은 여성들의 워너비이자 스타일 아이콘으로서 영향력을 가진 셀레브러티였다. 2005년 MBC 미니시리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희진을 연기해 스타덤에 오를 즈음 몇몇 인터넷 쇼핑몰에서 정려원의 스타일을 카피해 재빠르게 판매했고, 패션과 셀레브러티를 주로 다뤘던 한 케이블 채널에선 그의 여행기를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그런 정려원이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자신의 개성 넘치는 싱글 라이프를 공개했다. 눈을 뜨자마자 네 마리의 고양이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집사로서의 면모부터 포트에 비빔 라면을 바로 끓여 흡입하는 소탈한 모습까지, 단발성 출연이었음에도 정려원의 매력에 빠지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드레스룸은 절친인 아티스트 임수미의 작품

그중에서도 단연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정려원의 드레스룸. 지하로 이어지는 계단을 내려가면 펼쳐지는 드레스룸은 웬만한 편집숍 저리 가라 할 만한 규모다. 전반적으로 화이트 톤으로 통일된 드레스룸은 신발과 셔츠, 재킷부터 가방·벨트·모자 같은 액세서리까지 맞춤으로 수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드레스룸은 정려원의 절친인 설치 미술 아티스트 임수미의 작품이다. 두 사람은 2014년 스토리온(현 O tvN)에서 방영된 아티스트들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아트 스타 코리아’에서 진행자와 도전자로 만나 우정을 쌓아왔고, 2015년 온스타일에서 방송한 ‘살아보니 어때?’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에도 나란히 출연해 자유와 예술이 공존하는 암스테르담에서의 생활상을 보여줬다. 정려원은 ‘나 혼자 산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수미와 여행을 갔다가 엄청나게 큰 편집숍을 보고 지나가듯 ‘이런 걸 가질 수 있다면 좋겠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 말을 듣고 저렇게 (드레스룸을) 만들어줬다”며 “너무 분에 넘치는 드레스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미드 ‘섹스 앤 더 시티’의 음악을 배경으로 소개된 정려원의 드레스룸에서 단연 눈에 띄는 건 다양한 아이템들이다. 볼드한 귀고리, 심플한 반지, 편안해 보이는 스니커즈와 하이힐에 롱부츠, 라이더 재킷과 포멀한 무드의 재킷 등 매치하기에 따라 다양한 룩을 만들어낼 수 있는 아이템들이 즐비하다. 누구보다 패션에 대한 이해가 깊은 모델 한혜진이 이 드레스룸을 보고 “옷을 엄청 좋아하는구나”라며 감탄했을 정도다. ‘나 혼자 산다’ 제작진 역시 ‘의류 물류창고 수준의 스케일’ ‘모두가 꿈꿔왔던 드레스룸’ 등의 자막으로 놀라움을 표현했다. 

그러나 정려원이 이렇듯 멋진 드레스룸을 꾸미게 되기까지의 여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듯하다. 호주 교포인 그가 1999년 한국으로 돌아와 ‘내 집’이라 부를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을 갖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정려원은 방송에서 “한국에서 이사만 여덟 번을 했다”며 “내가 주인이 아니니까, 매번 원치 않아도 (집에서) 나와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이제 내 집을 마련해 정말 행복하다”고 털어놨다.

처음 마련한 자신만의 충전 공간

어느 낯선 도시에서 바라만 봤던 커다란 드레스룸을 만들게 된 것도, 직접 소매를 걷어붙이고 망치질과 미장으로 구석구석 자신의 손길이 미치도록 한 것도 이제 온전히 자신의 공간을 가졌다는 안도감의 발로가 아닐지. “나이 들어가는 과정”이라며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면 배터리가 방전된다”고 고백한 정려원은 조용히 스스로를 ‘충전’할 수 있는 자기만의 방을 완성한 듯하다.



기획 김지영 기자 사진 뉴스1 MBC ‘나 혼자 산다’ 캡처 디자인 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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