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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pyeongchang2018 #olympics

평창의 남자들

editor 정희순

입력 2018.01.04 14:28:27

세계인의 축제 평창 동계올림픽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올림픽을 준비하는 손길은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누구보다 열심히 올림픽을 준비해왔지만, 정작 경기는 제대로 즐기지 못할 ‘비운(?)’의 사내들을 만났다.
송승환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
꼬박 30개월 동안, 딱 하나의 무대만 바라보며 달려온 이가 있다. 배우 겸 교수, 공연 기획사 대표이자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을 맡은 송승환(61)이다. 그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으로 발탁된 건 지난 2015년 7월. 

아역배우 출신 스타로 많이 알려졌지만, 그는 성공한 공연제작자이기도 했다. 연예계에서 정상급 인기를 누리던 그는 1980년대 중반 미국으로 훌쩍 떠났다가 귀국 후엔 직접 공연제작자로 나섰다. 1997년 초연한 그의 대표작 ‘난타’는 한국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 크게 히트를 쳤다. 송승환의 이름 앞에 국내 최고의 공연 제작자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도 이 때문. 그런 그가 이번엔 또 다른 무대를 준비한다. 올림픽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을 50여 일 앞둔 날, 공연 리허설 준비가 한창인 경기도 모처에서 그를 만났다. 두툼한 점퍼에 주홍색 비니를 눌러 쓴 차림으로 나타난 그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살만 조금 빠졌을 뿐 크게 달라진 건 없는 것 같다고 했지만, 올해 초만 해도 희끗희끗했던 머리칼은 이제 검은 머리를 찾는 것이 더 어려울 정도로 하얗게 새어 있었다. 미처 다듬지 못한 수염도 감독의 노고를 짐작게 했다. 

50일 정도 남았네요. 기분이 어떠세요.
많이 긴장되죠. 저를 비롯해 많은 분들이 함께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고 있어요. 올림픽이 끝난 후 세간의 평가는 어떻든 간에 스스로 ‘정말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하려고요. 

부담감이 크시겠어요. 처음 총감독직을 맡으신 이유는 뭔가요. 
주변에서 잘해봐야 본전이라고들 하시더군요. 쉽지 않을 거라는 건 알았지만, 어찌 보면 제 인생에 찾아온 기회라고도 생각했어요. 올림픽이니까요. 부담감도 컸지만, 도전 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었죠. 

원래 사서 고생하는 타입이시죠. 넌버벌 퍼포먼스인 ‘난타’를 처음 내놓을 때도 비슷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기억해요(웃음).
하하. 그렇네요. ‘난타’도 주변에서 되게 말렸었죠. 과연 대사 한마디 없는 연극이 재밌겠느냐, 100% 망할 거다, 하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저는 아무도 안 해본 일이니까 그냥 해보자며 뛰어들었던 거죠.

해외에서 열린 올림픽 개·폐회식 공연도 눈여겨보셨나요.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때 현지에서 직접 관람했어요. 가보니 방송 중계의 중요성이 더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개·폐회식이 열리는 스타디움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현장에서 보면 저 끝에선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보이지가 않거든요. 나중에 중계 영상을 보고 나니 그때 뭘 했는지, 왜 했는지 이해가 되더라고요. 평창 동계올림픽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객석에 앉은 3만5천 명을 제외하면 나머지 세계인들은 전부 TV로 시청할 테니까요. 그래서 주관 방송사인 OBS와 긴밀히 협조하고 있고, 연출진과 스태프들에게도 의상과 소품, 동선까지도 모두 디테일하게 작업하자고 당부했어요. 

평창 무대가 가질 차별점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최근 올림픽이 열린 중국, 러시아, 영국, 브라질 등은 모두 큰 나라들이에요. 예산도 많고, 그만큼 사람도 많이 투입되는 화려한 무대를 꾸몄죠. 그런데 우리는 여건이 그렇지 않아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데다 공연장도 직사각형이 아닌 원형 무대죠. 그래서 작지만, 작은 것이 단점이 아닌 장점으로 부각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요.


평창의 남자들
멋진 무대를 위해 가장 신경 쓰고 있는 점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날씨죠. 개·폐회식장 공간이 천장이 없는 구조라 날씨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우리가 준비한 것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날씨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장 큰데, 하늘의 뜻이죠. 나름대로 플랜 B도 준비하고 있어요. 

개·폐회식 콘셉트가 ‘조화와 융합’이라고 들었어요.

조화와 융합은 각각 한국의 전통문화와 현대 문화를 상징해요. 한국의 전통문화는 자연과의 ‘조화’를 강조하고, 한국 현대 문화의 특징으로는 ‘융합’이 꼽힌다는 점에서 착안했죠. 외국의 경우 자신들의 고유한 전통문화를 표현하는 데 그쳤다면, 평창에서는 우리의 현대 문화까지도 담아낸 것이 특징이 될 거예요. 특히 요즘 한국의 국악은 젊은이들에 의해 독특한 형식의 퓨전 국악으로 재탄생했어요. 재작년에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갔을 때 한국의 국악팀이 공연하는 것을 봤는데 굉장히 인상적이었죠. 전통문화와 함께 한국의 현대 대중문화도 우리가 자랑할 만한 문화라고 생각했어요. 

88서울올림픽 당시 ‘굴렁쇠 소년’을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으시더라고요.
엄청 부담스러워요. 다들 그 얘기를 하시니까(웃음). 어쨌거나 88서울올림픽에서 ‘굴렁쇠 소년’이 그만큼 많은 분들에게 임팩트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감독 입장에서 보면, 당시 굴렁쇠 소년 말고도 여러 곳에 감동의 포인트들이 있었을 거예요. 그중 하나인 굴렁쇠 소년이 오랫동안 사람들의 뇌리에 남은 거겠죠. 저희도 개막식 2시간 동안 관객이 즐길 수 있도록 여러 곳에 감동의 포인트들을 만들어놨어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남았지만, 지난 30개월을 돌이켜봤을 때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어떤 거였나요.

전혀 근거 없는 루머가 터지는 게 제일 속상했어요. 저희는 출연인원만 3천 명, 스태프만 1천 명이에요, 크리에이티브 팀에 속한 사람도 50명이고요. 올림픽이라는 게 여러 사람들이 힘을 모아 함께하는 일이다 보니 브레인스토밍 과정에서 다툼이 있을 수도 있고, 그중엔 그걸 몹시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있죠. 같은 콘셉트를 공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모두 다른의견을 내니까요. 총감독이 하는 일은 여러 아티스트들의 서로 다른 의견을 잘 조율하는 것인데 그게 쉽지가 않아요. 예술가들이다 고집이 세니까요(웃음). 

(당초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연출을 맡은 디자이너 정구호 씨는 지난 2016년 8월 돌연 사퇴를 선언했다. 그의 사퇴 배경이 송 감독과의 불화 때문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송 감독은“이견은 있었으나 갈등은 없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미 여러 공연을 치러오셨잖아요. 아티스트들의 의견을 조율해야 하는 건 ‘난타’ 때도 마찬가지 아니었나요. 
‘난타’ 땐 제가 제작자이자 프로듀서였으니, 하고자 하는 방향대로 밀어붙이는 게 가능했어요. 그런데 올림픽 무대는 제가 제작자가 아니잖아요. 대한민국 정부가 제작자고, 저는 프로듀서의 역할을 맡고 있는 거죠. 그래서 단순히 비교하기 힘들어요. 어쨌거나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는 팀원들은 정말 밤잠도 안 자고 고생하고 있어요. 총감독으로서 굉장히 고마워요. 

개막식이 끝나고 나면 한시름 놓으실 것 같아요.
폐회식을 준비해야 해서 아쉽게도 경기를 볼 시간은 없을 것 같아요. 지금은 흩어져서 연습하고 있는데 개막식 이후부턴 현장에서 계속 폐회식 연습을 할 예정이거든요. 

개·폐회식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이 날 땐 언제예요.
올림픽 개·폐회식에는 공연도 있지만, 또 많은 영상들이 들어갈 예정이에요. 요즘은 영상 촬영을 밤새도록 하고 있어요. 며칠 전에 강원도 산골에서 촬영을 했는데, 그동안 책상에 둘러앉아 아이디어 회의를 했던 것이 실현되는 걸 보니 정말 뿌듯하더라고요. 상상이 현실이 될 때가 제일 신나는 것 같아요. 

올림픽이 끝나면 펑펑 우시는 건 아닐지 모르겠네요(웃음). 
늙어서 그런지 눈물은 잘 나지 않더라고요(웃음). 저는 2시간짜리 공연 하나를 위해서 2년 6개월이라는 기간을 투자했어요.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할 거고, 함께 고생한 사람들과 헤어지는 게 섭섭하기도 할 거고, 어쩌면 허탈할 것 같기도 해요. 끝나고 나면 그렇게 만감이 교차할 것 같아요. 

올림픽 이후의 계획은 세우셨나요.
저는 배우니까 평생 연기할 거예요. 배우라는 직업이 참 좋아요. 늙으면 늙은 역할을 맡으면 되니까요(웃음). 연기하고, 공연 기획하고, 또 연기하고, 또 공연 만들고. 저는 평생 그 일을 계속하는 거예요. 이번엔 단지 만드는 공연의 규모가 좀 클 뿐이죠. 올림픽이 끝났다고 달라질 건 없어요. 그게 제 인생이에요.


김기홍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기획사무차장
평창의 남자들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기간 동안 예상치 못했던 돌발상황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럴 땐 ‘MOC(MainOperations Centre)’라 불리는 종합운영센터를 찾으면 된다. 

MOC는 센터 운영 전반을 관리하는 운영지원팀과 대회 기간 중발생하는 주요 이슈와 현안에 대한 조정과 해결을 관리하는 이슈총괄팀으로 구성된다. 그만큼 MOC는 올림픽 기간 내내 가장 숨 가쁘게 돌아갈 핵심 조직이라는 얘기다. MOC의센터장을 맡은 이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조직위원회의 김기홍(59) 기획사무차장. 

1988년 행정고시를 거쳐 공직에 입문한 김 기획사무차장은문화체육관광부에서 미디어정책국장, 체육국장, 관광국장 등을 두루 역임하며 경력을 쌓았다. 사실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애정으로 치자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인물이 바로 김사무차장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가 발족됐던 지난 2009년 8월, 당시 문체부 체육국장직을 맡고 있던 그는 그야말로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그만큼 절실했던 그의 꿈은 지난 2011년 7월 평창이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면서 이루어졌고, 유치위원회가 해산된 뒤 그는 중앙부처공무원으로서 역할을 다하다가 조직위원회가 구성된 후 다시 평창올림픽의 최전선에서 달리기 시작했다. 

올림픽 유치에도 각별히 애정을 쏟으셨으니 평창 올림픽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올림픽 유치가 확정됐을 때는 어떤 기분이셨어요.
감격의 순간이었죠.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됐을 때의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거기 있는 사람들은 전부 펑펑 울었어요. 저도 마찬가지였죠(웃음). 평창 동계올림픽은 두 번의 실패 이후 세 번째 도전해서 이루어낸 일이잖아요. 평창이 호명되는 순간, 과거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눈물짓던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르더라고요. 두 번째 실패했던 게 2007년인데, 저는 그때 청와대 행정관이었거든요. 당시 노무현 대통령께서 유치위원회에서 활동했던 분들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대해 오찬 행사를 열었어요. 첫 번째 프레젠터였던 안정현 아리랑TV 아나운서가 대통령 앞에서 울면서 이야기를 했는데 그 모습이 눈에 선하더라고요. 또 올림픽 유치에 실패한 후 강원도민들이 눈물을 훔치는 영상도 있었는데 그 모습도 생각났고요. 

2014년 10월부터는 조직위에서 활동하고 계시죠. 대회를 준비하시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국정 농단 사태로 인해 마치 평창 동계올림픽이 오염된 것처럼 사람들이 인식할 때가 가장 힘들었죠. 기업이나 공공기관으로부터 후원을 받아야 하는데 국정 농단 사태가 불거지니 논의 중이던 일들도 올 스톱이 되더라고요. 그 기간이 상당히 오래가서 애를 먹었어요. 다행히 지금은 어려웠던 부분들을 대부분 잘 해결했습니다. 

MOC 센터장을 맡게 되셨어요. 매끄러운 대회 진행을 위해 각별히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 있나요.

제일 큰 걱정은 개·폐회식장 구조예요. 오픈된 공간이기 때문에 기상이 나쁘면 정말 큰 일이죠. 게다가 날씨가 많이 춥잖아요. 개·폐회식 자체는 2시간이지만, 식전 행사 등을 고려하면 5시간 정도 바깥에 있어야 하는 셈이죠. 방한 대책을 세우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어요. 방풍막을 비롯해 실내·외용스탠딩 전기 히터인 파티오를 설치하고, 사람들이 따뜻한 음료를 사 먹을 수 있도록 매점도 확장할 계획이에요. 판초, 무릎 담요, 핫팩 등으로 구성된 ‘방한 5종 세트’를 입장 관객들에게 드리려고 준비 중이고, 지금도 추가적인 방안을 계속 논의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관객 스스로가 철저하게 방한 준비를 하고 오셔야 한다는 거예요.


평창의 남자들
성공한 올림픽이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조건이 있나요.
경기장 건설, 운영, 식음료, 자원봉사 등 모든 분야에서 완벽한 준비가 필요한 것은 기본이고, ‘적자’ 올림픽이 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죠. 무엇보다 주최국의 경기 성적이 좋아야 해요. 우리가 2002 한일월드컵을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는 것은 ‘4강 진출’이라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었기 때문이에요. 덕분에 붉은 악마가 탄생할 수 있었고, 우리의 자부심도 굉장히 커질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동계올림픽에서 빙상 종목 같은 경우는 항상 성적이 좋았으니까 크게 걱정은 없지만, 메달 수가 많이 포진된 스키 종목은 전에는 크게 두각을 발휘하지 못했잖아요.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기량을 끌어 올리고 있다는 소식은 뉴스를 통해 매일 접하고 있어요. 국민들께서 더 많은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신다면 선수들이 더 힘을 낼 수 있지 않을까요. 

얼마 전 ‘평창 롱패딩’ 열기가 뜨거웠어요. 혹시 기획사무차장님께서도 구매하셨나요(웃음).

그럼요. 개인적으로 구매해 한때 제게 많은 도움을 준 친구들에게 두어 벌 선물했더니 무척 좋아하더군요. 화이트 롱패딩이 인기라던데 안타깝게도 저는 블랙을 구매했어요(웃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러시아의 자격 박탈을 통보하면서 동계 스포츠 강국인 러시아 선수들이 대거 참석하지 못해 올림픽이 ‘앙꼬 없는 찐빵’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평창의 성공적인 개최를 바라는 분으로서 고민이 많을 것 같아요.
생각했던 것보다 IOC가 강경한 결단을 내렸다고 봐요. 하지만 우린 기본적으로 IOC의 결정을 존중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에요. 러시아가 ‘올림픽 보이콧’을 선언할까 많이 걱정했는데 다행히 푸틴 대통령이 “선수들을 개인 자격으로라도 보내겠다”고 했어요. IOC 결정 사항을 보면 러시아 국기를 달고 출전을 못 하게 하겠다는 것뿐이지, 러시아 국적의 선수들을 경기장에 모두 못 나오게 하겠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훌륭한 선수들은 러시아라는 국가명 대신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lympicAthletes from Russia· OAR) 자격으로 올 수 있다는 거죠. 스포츠 해설가가 이 선수들이 러시아 선수라는 걸 모를 리가없잖아요. 러시아 선수들도 개별적으로 다 오겠다고 했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아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꼭 관람하고 싶은 경기가 있으시다면요.
관람하고 싶은 경기는 정말 많지만 저는 상황실에서 현장 전체를 총괄해야 하기 때문에 집중해서 지켜보긴 어려울 것 같네요(웃음). 개인적으로는 대한민국의 ‘메달밭’으로 일컬어지는 빙상 종목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요. 쇼트트랙 같은 경우는 남자 선수들의 기량이 전보다 상당히 높아졌다고 들었고,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이상화 선수의 메달 획득 여부도 궁금하거든요. 이상화 선수를 보면 벅찬 감동이 밀려와요. 이미 올림픽에서 두 차례나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가 또다시 올림픽에 출전한다는 건 굉장히 드문 일이니까요. 메달 획득 여부와 관계없이 이상화 선수의 도전이야말로 우리 인류에 가장 아름다운 도전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어요.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응원했으면 좋겠어요. 

오랜 기간 대회의 큰 그림을 그리셨던 만큼 올림픽 이후 평창의 모습도 염두에 두실 것 같아요. 
올림픽을 개최한 여러 도시들을 찾아다니면서 연구하고 있어요. 1932년과 1980년에 두 차례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미국 뉴욕 주레이크플래시드라는 도시는 인구가 4천 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도시지만, 지금은 연 3백만 명이 찾아오는 레저 휴양 도시가 됐어요. 일본의 나가노와 이탈리아 토리노도 비슷하죠. 제게 주어진 역할은 앞으로 10년, 20년, 30년 후에 평창과 강릉을 세계인들이 찾게 하는 명소로 남기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88서울올림픽을 개최한 후 우리나라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을 만들어 연 1조 원에 가까운 체육진흥기금을 조성했어요. 그렇게 마련한 종잣돈으로 2002 한일월드컵도 개최하며 또 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해냈고요. 평창 동계올림픽이 강원도민은 물론이고 국민, 더 나아가서는 세계인의 마음까지 사로잡는 대회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photographer 조영철 박해윤 기자 designer 김영화


여성동아 2018년 1월 6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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