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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의 ‘DMZ’ 에필로그

editor 김지영 기자

작성일 | 2017.05.10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민간인의 출입을 막고 있는 비무장지대(DMZ)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MBC 4부작 다큐멘터리 〈DMZ, 더 와일드〉의 제작 과정에 1년 5개월 동안 참여한 이민호의 눈에 비친 DMZ 에필로그.
이민호의 ‘DMZ’ 에필로그
‘이민호 효과’였을까. 지난 4월 3일 방송된 MBC 스페셜 프롤로그 편의 시청률은 4.2%였다. 한 주 전 같은 시간대에 방영된 다른 프로그램보다 1.6% 높은 기록이었다. 는 지구상 최대 규모의 온대 원시림이자 60년 넘게 민간인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비무장지대(DMZ)의 야생을 보여주는 자연 다큐멘터리다. <눈물> 시리즈로 유명한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과<남극의 눈물> 제작진이 만든 이 프로그램에 이민호(30)는 프리젠터로 참여했다. 프리젠터를 도입한 국내 자연다큐멘터리는 이 작품이 최초다.

프리젠터는 스튜디오에서 영상을 보며 소개 원고를 입히는 단순 내레이터를 넘어 직접 다큐멘터리 촬영 현장에서 핵심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로, 이민호 또한 프리젠터로 나선 건 이번이 처음. 이민호는 2015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1년 5개월 동안 촬영 전반에 걸쳐 참여했다. 드라마와 광고 촬영 일정을 소화할 때를 빼고는 시간을 내 현장에 동참한 것이다.

심지어 영하 30℃에 육박하는 추위를 견디며 잠복하는가 하면 예측할 수 없는 야생의 위험 속에서도 동고동락해 제작진을 감동시켰다는 후문이다. <DMZ, 더 와일드>를 기획한 김진만 CP는 “아웃도어 광고에 출연한 이민호 씨의 순수한 모습에 매료돼 프리젠터 1순위로 염두에 뒀는데 출연 제의를 단번에 수락해서 놀랐고, 출연료 없이 재능 기부로 참여해 또 한 번 놀랐다”고 밝히며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이민호에게 전했다. 그렇다면 이민호는 어떤 생각으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을까.  

▼프리젠터로 참여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원래 다큐멘터리에 관심이 많아요. 다큐멘터리도 하나의 작품이라고 생각해 BBC나 디스커버리 채널의 다큐멘터리를 많이 봤는데, 해외 다큐멘터리는 분야도 굉장히 다양하고 분위기가 무겁지 않은 것도 있더라고요. 우리나라 다큐멘터리도 시청자에게 좀 더 편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프리젠터 참여 제의가 들어왔어요. 저 역시 <눈물> 시리즈를 굉장히 감명 깊게 본 시청자여서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했죠.

▼출연료 없이 참여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어요.

어떤 일을 해나갈 때 ‘의미’를 더 크게 생각하는 편이에요. 이 다큐멘터리도 돈보다는 하고자 하는 의지와 의미가 무엇보다 크게 다가와서 참여했고요. 한국에서도 다큐멘터리가 좀 더 대중화하고 다양화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 아시아에서 다큐멘터리 하면 한국이 떠오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요.

▼DMZ에 처음 들어갔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60년 넘게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라 처음 출발할 때는 호기심이 큰 비중을 차지했어요. 그런데 막상 도착해서는 우리나라는 휴전 상태고 북한과 가장 가까이 있는 곳에 왔다는 생각이 들어 긴장감이 앞섰어요.

▼제작 기간이 길어서 애로가 많았을 것 같아요.  

무언가를 그렇게 오래 기다려본 건 처음이었어요. 배우로 활동할 때는 늘 짜인 스케줄대로 소화하면 됐는데 DMZ 땡볕에서는 하염없이 멧돼지를 기다렸거든요. 그러다 눈앞에 멧돼지가 나타났을 때 왠지 모를 희열을 느꼈는데, 멧돼지와 눈이 마주치니 꼼짝도 할 수 없었어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엄청난 기운이 느껴져서요(웃음). 그렇게 촬영할 때마다 기다림의 연속이었는데 그 시간이 가장 힘들었어요. 무엇보다 놀란 건 그런 기다림이 ‘리얼(Real)’이라는 점이었어요. 내심 ‘이렇게 기다려야 하나. 연출해서 찍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리얼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편집을 맡은 조성현 PD에 따르면 촬영을 거듭하며 이민호는 멧돼지와의 눈싸움에서 승리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길게는 7박 8일, 짧게는 2박 3일간 촬영 현장에서 동고동락했다고 들었어요.
제작 기간 내내 늘 제작진과 DMZ에서 함께하는 기분이었어요.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을 찍느라 4~5개월 동안 이 작품 촬영에 참여하지 못할 때도요. 오래 자리를 비워 제작진에게 몹시 미안했거든요. 제가 이 다큐멘터리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는 것을 그때 새삼 느꼈죠.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뭔가요.

갈매기들이 저를 쪼면서 똥을 싼 순간도 기억에 남지만 무엇보다 멧돼지가 종족 포식을 하는 모습은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뉴스에 험한 이야기가 자주 나오고 연기를 하면서도 잔인한 장면을 많이 접했지만 눈앞에서 종족 간에 포식하는 광경이 펼쳐지니 정말 온몸에 소름이 끼치더라고요.

▼군 입대를 앞두고 있으니 DMZ를 지키는 군인들을 만났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을지 궁금해요.

군인분들이 다 어려 보이더라고요. 먼저 죄책감이 좀 있었고, 군 입대를 앞둔 사람이면 누구나 느끼는 감정을 저도 똑같이 느끼고 있어요. 아쉽고 뭔가와 이별하는 느낌이고, 입영 날짜를 기다리는 입장이어서 한 작품이라도 더 하고 가고 싶은 생각도 있고요. 일 욕심이 가장 크죠.

이민호는 2006년 당한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에 교정용 철심을 박은 병력이 있어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았다. 인터뷰 후 5월 2일 대체복무 시작을 통보받은 그의 군 입대 전 마지막 촬영작 본 편은 6월 초부터 3주간 3부작으로 방영된다.

사진제공 MBC 디자인 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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