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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fashion_talk

Love Affair

editor 안미은 기자

작성일 | 2017.05.10

자유와 저항, 모험 정신이 가득했던 1990년대. 젊음이란 공통분모 아래 데님은 많은 유산을 남겼고, 지금까지도 하이패션의 영감과 원천이 되고 있다.
Love Affair
Love Affair
1990년대. 나는 중학생이었다. 이 시대는 세기말의 혼란과 자유를 만끽하던 X세대가 출현한 때다. X세대는 새 밀레니엄이 시작되면서 사라졌지만 이들이 흩뿌려놓은 1990년대의 흔적은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사회와 문화 곳곳에서 유물처럼 발견되고 있다. 내가 X세대를 기억하는 방법은 데님이다. 지금도 옷장 문을 열면 빛바랜 디스트로이드 진부터 멜빵바지라 불리던 오버올, 엉덩이 골이 다 드러난 로 웨이스트 진, 통 넓은 와이드 팬츠까지 유년기를 함께한 청바지가 반겨준다.

첫 번째 청바지는 게스였다. 물음표와 역삼각형 로고가 새겨진 게스의 스트레이트 진은 당시의 걸 크러시를 상징하는 아이템으로 통했다. 영화 의 지나 데이비스처럼 티셔츠를 바지 속에 집어넣고 벨트로 허리를 조여 늘어뜨리는 게 X세대만의 방식. 고등학생이 되었을 무렵 등장한 리바이스 501은 리바이스 빈티지 클로딩으로 복각돼 나올 정도로 오랜 시간 사랑 받고 있는 클래식 아이템이다. 뒤이어 등장한 잠뱅이, 닉스, 베이식 등 청바지 브랜드 역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X세대가 저물고 대학생이 된 2005년엔 프리미엄 진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 빼곡하게 들어찬 편집숍에서는 30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의 청바지를 판매했다. 세븐진, 트루릴리젼, 에이프릴 등 당시에는 이름도 생소한 수입 데님을 사기 위해 한 달 아르바이트 급여를 갖다 바치기도 했다. 프리미엄 진의 인기가 한풀 꺾인 2007년부터는 스키니 진 열풍이 일었다. 지금도 그 인기는 계속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런웨이와 스트리트에 클래식 데님이 다시 등장하고 있는 것. 힙스터들의 마에스트로로 등극한 베트멍의 뎀나 즈바살리아는 잘라낸 리바이스 진으로 패피들의 열광을 얻어냈다. 그런가 하면 쿠튀르적인 터치가 가미된 하이패션 데님도 등장했다.

데님에 스팽글과 자수를 수놓은 구찌와 골드 체인 장식을 휘감은 발맹, 찢고 이어 붙이는 해체주의가 돋보이는 MM6 등 복고에 심취한 디자이너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데님을 하이패션의 경지에 올려놓았다. 데님은 한시적인 유행이 아니다. 청바지 하나로 시대를 반추할 수 있을 만큼 그 자체로 살아 있는 역사가 된다.

사진 REX 디자인 최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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