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성동아 로고

Fashion #fashion_talk

정치의 계절

editor 안미은 기자

작성일 | 2017.04.06

아름다움은 시대의 권력이다. 그리고 패션계는 지금 뭉치고 흩어지며 힘을 키워가는 중이다.
정치의 계절

Vêtements, BURBERRY, MARC JACOBS(왼쪽 부터 순서대로)


지난 시즌 버버리는 화제의 중심에 서 있었다. 버버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크리스토퍼 베일리가 브릿, 런던, 프로섬으로 나눈 라벨을 하나의 ‘버버리’로 통합하겠다고 선포했기 때문. 남성과 여성 컬렉션 역시 하나로 통합하겠다는 놀라운 소식도 들려왔다. 일찍부터 그는 패션하우스의 비효율적인 시스템과 비용 낭비를 지적해왔다.

일반 대중들은 잘 구별하지도 못하는 라벨을 굳이 나눠 혼란을 가중시킬 필요가 없다고 느꼈을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마크 제이콥스 역시 같은 결정을 내렸다.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를 마크 제이콥스로 흡수해 단일 브랜드로서의 변화를 모색했다. 이 외에도 빅토리아 베컴과 도나 카란 역시 브랜드를 통합하며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했다.

정치의 계절

Victoria Beckham, DKNY (왼쪽부터 순서대로)


허를 찌르는 전략일까? 브랜드가 지닌 잠재력을 강조하기 위해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는 브랜드들도 생겨났다. 대표적인 예로 코치는 클래식 라인 코치 1941 라인을 론칭해 코치의 가죽 제품을 그리워하던 많은 팬들의 향수에 응답했다. 코치 1941이 뉴욕 소호의 작은 공방에서 시작된 과거의 코치로 회귀하는 통로가 된 것이다.

토리버치 역시 토리스포츠 라인을 론칭해 골프, 테니스, 서프 등 에슬레저 룩을 기반으로 하는 트렌디한 스포츠 웨어를 선보이고 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랄프 로렌은 뉴 노멀과 RL 아이콘 라인을 론칭해 클래식한 본래의 취향을 드러냈다. 재빠르게 판매 방식의 변화에 따른 디자이너들도 있다. 대형 유통사와의 콜래보레이션으로 온라인 비즈니스 플랫폼을 강화한 것.

지난해 패션계의 지각 변동을 일으킨 신예 베트멍은 독일 럭셔리 온라인 편집숍 마이테레사닷컴과 협업한 익스클루시브 제품을 내놓았다. 구찌 역시 영국 럭셔리 온라인 편집숍 네타포르테와 손잡고 온라인에서만 독점 판매되는 익스클루시브 구찌 가든 컬렉션을 선보이는가 하면, 톰 브라운은 미국 글로벌 남성 온라인 편집숍 미스터포터와 익스클루시브 제품을 내놓았다.

단일 브랜드로 통합된 버버리도 이 방식을 택했다. 아예 네타포르테, 미스터포터와 같은 럭셔리 온라인 편집숍과 파트너십을 맺고 온라인 플랫폼을 위한 ‘숍 더 쇼’를 개최했다. 컬렉션 제품을 눈으로 보고 즉시 웹 사이트에서 구매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대중은 이러한 변화에 열광적으로 반응했다. 이제는 예술가와의 콜래보가 아닌, 고객과의 콜래보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달까.

이처럼 럭셔리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 시장은 무시무시할 만큼 성장했고 그 사이 하이엔드와 컨템퍼러리의 경계는 더욱 모호해졌다.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태도와 전략이 없으면 아무리 유서 깊은 하이패션 브랜드라도 살아남을 수 없게 됐다. 그래서 많은 브랜드들이 하나로 뭉치고 흩어지고 때론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동맹 관계를 맺기도 한다. 그 어느 때보다 격동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패션 하우스. 그들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하다.

사진 REX 디자인 최정미

Fashion 목록보기 좋아요

Print Edition

How to be a woman

생각하는 여자가 읽는 매거진!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번호목차

독자알림

더보기

Follow up on SNS

여성동아 에디터가 핫뉴스, 최신 트랜드와 이벤트를
실시간으로 전해 드립니다.

  • 여성동아 페이스북
  • 여성동아 인스타그램
  • 여성동아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