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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kpopstar #wedding

두 아이돌 스타의 결혼, 쉽지 않았네

editor 김지영 기자

2017. 03. 02

아이돌 그룹 출신인 문희준과 소율이 13세 나이 차를 딛고 결혼에 골인했다. 팬심으로 살아온 그들이 팬들로부터 결혼 승낙(?)을 받기는, 당연히 쉽지 않았다.

‘전설의 아이돌’ HOT 출신 가수 겸 방송인 문희준(39)과 걸 그룹 크레용팝 멤버 소율(26·본명 박혜경)이 2월 1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은 2013년 QTV 예능 프로그램 〈미소년 통신〉에서 진행자와 게스트로 처음 만난 후 MBC 에브리원 예능 프로그램 〈천생연분 리턴즈〉 등에 함께 출연하며 친분을 쌓다 지난해 4월부터 교제를 시작했다. 이들의 만남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지난해 11월 결혼 발표를 하기 전까지 주변 사람들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였다.

하지만 호사다마일까. 결혼식을 앞두고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문희준의 일부 팬들이 “지난해 11월 결혼 발표에 앞서 20여 차례 진행된 데뷔 20주년 콘서트가 결혼 자금과 소율의 위약금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였던 것 같다”고 주장한 것. 콘서트 당시 예비 신부 소율의 관람 태도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이에 문희준은 2월 10일 자신의 팬카페에 “가장 속상한 이야기가 문희준이 20주년 콘서트로 결혼 자금을 만들었다는 말이다. 문희준이 팬을 ATM(현금자동입출금기)으로만 생각했다? 단 한순간도 이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했다. 이 때문에 결혼 당일인 2월 12일 예식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문희준은 팬들에게 더욱 정중하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 오늘 결혼식을 올리는데, 어젯밤 어떻게 보냈나요.

문희준
원래 누우면 바로 잠드는 편인데 너무 많이 떨려서 뜬눈으로 밤을 새웠습니다.



소율 저도 평소 취침 시각이 밤 12시인데 간밤에는 1시간도 못 잤어요.

▼ 서로 어떤 점에 끌렸어요.

소율 오빠(문희준)가 사소한 거 하나까지 잘 챙겨주고 저를 보는 눈빛이 따뜻하고 순수해 호감이 갔어요.

문희준 무엇보다 소율 양의 검소한 면에 반했어요. 웃는 모습도 너무 예뻤어요. 제가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집에 가면 말수가 적어져요. 소율 양은 그런 저를 웃게 만들죠. 그래서 소율 양을 보면 항상 즐겁고 행복해요. 제 삶의 활력소가 되어주는, 자양 강장제 같은 매력에 빠졌다고 할까요(웃음).

▼ 결혼 준비를 하면서 힘들었던 점을 꼽는다면.

소율 남들은 결혼 준비를 척척 하는 것처럼 보여서 간단한 일인 줄 알았는데 갖춰야 할 게 예상보다 많더라고요. 그래도 오빠가 꼼꼼하게 챙겨줘서 힘든 줄 모르고 준비했어요.

문희준
여러 예능 프로그램 출연과 결혼 준비를 같이 하다 보니 시간이 나지 않는 게 가장 큰 고충이었어요. 일주일에 하루도 편히 쉬는 날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스케줄을 조정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온전히 쉴 수 있는 날 예식장 물색 등 결혼 준비를 몰아서 했죠.

▼ 평소 서로를 어떻게 부르나요.

소율 반말을 할 때도 있고, 존댓말을 할 때도 있는데 호칭은 ‘여보’예요.

문희준 저는 소율 양을 ‘강아지’라고 불러요. 귀여운 강아지 같은 모습이 있어서요(웃음).

▼ 프러포즈를 누가 먼저, 어떻게 했나요.

소율 결혼하자는 말은 오빠가 먼저 했는데, 그 전에 저도 오빠에게 “오래 만나 결혼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긴 해요(웃음). 저는 오빠가 워낙 바빠서 정식 프러포즈를 못 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갑자기 유람선을 타러 가자고 하더라고요. 사람이 많은 곳이라서 아주 편한 차림으로 갔는데 거기에 작은 요트가 대기하고 있었어요. 요트에서 오빠의 진심이 담긴 프러포즈를 받고 눈물이 펑펑 나더라고요(소율의 눈시울이 붉어지자 문희준은 “여기서 울면 안 된다”며 그녀를 토닥였다).  

문희준 프러포즈로 소율 양을 깜짝 놀라게 하고 싶었는데 어떻게 해야 좋을지 난감했어요. 어떤 프러포즈를 받을 때 상대방이 가장 행복해하는지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까 요트 프러포즈가 나오더라고요. 대여한 요트에서 직접 쓴 편지를 영상으로 보여줬는데, 그 영상을 보고 소율 양이 많이 울었어요.  


▼ 요즘 문희준 씨는 방송 촬영이 끝나면 회식도 안 하고 집에 간다면서요.

(소율 양이) 제 방송 녹화가 끝나는 시간을 다 알고 있어요. 〈불후의 명곡〉 촬영이 끝나는 밤 10시 반쯤 되면 소율 양에게서 ‘끝났겠네’ 하고 문자 메시지가 와요. 그럼 바로 귀가하는 게 마땅하죠. 하하.  

▼ 아이돌 부부 1호가 됐어요. 서로 아이돌 가수라는 걸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소율 평소에는 오빠와 제가 아이돌 부부 1호라는 게 실감 나지 않아요. 그런데 오빠가 크레용팝의 노래를 부르며 장난스럽게 춤추면 아이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또 제가 힘들어할 때마다 오빠가 조언을 해주는데 그럴 땐 선배님이었지, 하게 되고요.

문희준 매 순간 느낍니다. 특히 음악 이야기를 할 때요. 둘 다 록 음악을 좋아해서 서로 신나게 이야기하거든요. 처음에는 소율 양이 저와 사귀니까 제 음악을 좋아해주는 게 아닌가 싶었어요. 그런데 제 노래를 시간 날 때마다 듣고 다 외우다시피 할 정도로 좋아하더라고요. 저도 시간이 날 때마다 크레용팝 노래를 즐겨 들어요.

▼ 서로의 노래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곡이 뭔가요.

소율 오빠의 1집 앨범에 수록된 ‘TNT’라는 노래를 좋아해요.

문희준 크레용팝의 ‘꾸리스마스’요. 겨울에 자전거를 타면서 많이 들었어요. 그 노래를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소율 양을 처음 만났을 때도 그 노래가 참 좋다고 얘기했던 기억이 나요.


▼ 결혼식 사회를 3월에 결혼하는 프리랜스 아나운서 조우종 씨에게 맡긴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문희준 한 방송사에서 조우종 씨와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을 앞뒤로 했었어요. 방송이 끝나면 둘이서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하다 보니 친해졌죠. 그래서 목소리 좋은 우종이 형에게 사회를 맡아달라고 부탁했는데 흔쾌히 수락했어요. 형도 저희처럼 비밀 연애를 잘했더라고요. 형에게 좋은 소식(결혼)이 있는 걸 저도 최근에야 알았거든요. 사회를 부탁드렸을 때도 3월에 결혼한다는 얘기를 안 했고요.

▼ 조우종 씨의 결혼식 사회는 문희준 씨가 맡나요.

우종이 형은 아나운서 동료들이 많으니까 친한 아나운서에게 사회를 맡기실 것 같은데 만약 저한테 뭘 맡기셔도 기꺼이 할 각오가 돼 있습니다. 사회를 맡지 않더라도 결혼식에 꼭 참석해 축하해드릴 거고요.

▼ 결혼 생활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 서로 다짐한 바가 있나요.  

소율 서로 진실하게 사랑하고 존중하면서 바라보자고 했어요.

문희준 어떤 일이 있어도 다투지 말고 신혼 때처럼 평생 알콩달콩 예쁘게 살자고 했어요.

▼ 팬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아요.

소율 팬들이 결혼을 많이 축하해주셨어요. 그분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모범적인 부부로 잘 살겠습니다.

문희준 결혼 소식을 듣고 축하해주시는 팬도 있고 속상해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지난 20여 년 동안 무대 위에서나 아래에서나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잊은 적이 없어요. 그분들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는 거니까요. 저로 인해 속상해하시는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논란의 진위를 떠나 제가 부족해서 벌어진 일이니까요. 제가 좀 더 잘 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도 팬들에게 감사하면서 열심히 활동할 생각이에요.



이날 두 사람의 결혼식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축가는 HOT 멤버로 같이 활동한 가수 강타가 부르고 축시는 또 다른 멤버 토니안과 크레용팝의 맏언니 금미가 맡았다.

이들 외에도 개그맨 김구라와 유재석, 배우 홍석천, 농구 선수 출신 방송인 서장훈, 작곡가 주영훈, 가수 김경호·바다·홍경민·팝핀현준, 신화 멤버 이민우, god 멤버 박준형, 걸 그룹 씨스타·크레용팝·울랄라세션 멤버들 등 많은 연예인이 하객으로 참석했다. HOT의 막내였던 이재원도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 김도균
사진제공 원 파인데이 스튜디오
디자인 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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