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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hiphop #swag #rapper

HIP HOP RULES

editor 정희순

2017. 02. 15

껄렁한 차림으로 욕설 섞인 가사를 내뱉는 음악으로 비춰졌던 힙합이 대세가 됐다. 모르면 왕따되는 힙합 트렌드를 알아보자. 배워서 남주지 않는 거다.

요즘 대부분 각종 음원 차트 상위권은 힙합 음악들이 독식하고 있다. 특히 인기 방송인과 힙합 뮤지션이 콜래보레이션한 음악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비주류 음악’이라는 편견과 함께 마니아층에서만 인기를 누렸던 힙합의 위상이 크게 달라진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에 힙합 열풍이 분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0년대 초·중반 현진영, 듀스, 서태지와 아이들이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하면서 국내 음악계에 커다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199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는 원타임, 지누션, 드렁큰 타이거 등 우리에게도 친숙한 힙합 가수들이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요즘 불어온 힙합 열풍은 이전과는 차이가 있다. 특정 계층에서만 소비하고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열광하고 있다는 것이 전과 다른 점이다.

이렇게 된 데는 무엇보다 미디어의 영향이 컸다. 음악 예능의 홍수 속에서 2012년 음악 전문 채널인 Mnet에선 ‘힙합’으로 장르를 국한한 〈쇼미더머니〉라는 랩 배틀 프로그램을 내놨다. 이후 매해 시즌제로 프로그램을 제작해 지난해엔 〈쇼미더머니5〉까지 방영했다. 2015년부터는 〈쇼미더머니〉의 여자 버전인 〈언프리티랩스타〉도 방영을 시작해 현재 시즌3까지 나온 상황.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랩 배틀 프로그램 출신의 가수들은 음원을 발매하고 가요계에 쏟아져 나왔다. 덕분에 힙합 음악의 수준이 대폭 향상됐고, 이어 공중파 가요 순위 프로그램과 예능 프로그램에 힙합 가수들이 진출하면서 래퍼들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힙합이 세대를 아우르는 장르로 발돋움한 것은 지난해 무렵부터다. 조영남, 김흥국, 정준하 등 유명 연예인들이 힙합에 도전하기 시작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jtbc는 기존 힙합 가수들과 60세 이상의 여배우들이 함께 팀을 이뤄 랩 배틀을 벌이는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 〈힙합의 민족〉을 선보였다. 최근 종영한 〈힙합의 민족2〉는 아예 각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셀레브러티들의 래퍼 도전기를 그리기도 했다. 고등학교 2학년인 신인 모델 장성환 군부터 50대 여배우 문희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셀렙이 함께 힙합 무대를 꾸미는 것이 대중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듯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선 힙합과 역사를 접목한 특집 ‘위대한 유산’ 편을 내놨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인기 힙합 가수와 팀을 이루고 역사 선생님 설민석의 강의를 들은 뒤 이를 랩으로 풀어낸 것. 해당 음원은 발매 직후 음원 차트를 싹쓸이했고, 발매 18일이 지난 현재(1월 17일 기준)까지도 힙합 장르 10위권 안에 5곡이 포진해 있다.





Catch up 나도 안다! 대세 래퍼 6

개코 GAEKO
‘힙합계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힙합 그룹 다이나믹 듀오의 멤버로 최자와 함께 활동 중이다. 정규 1집 타이틀곡인 ‘Ring my bell’을 시작으로 힙합의 대중화에 한 획을 그었고, 힙합 가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기획사 ‘아메바컬쳐’를 설립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무한도전-위대한 유산〉에서 광희와 함께 ‘당신의 밤’을 선보여 ‘살아 있는 레전드’임을 입증했다.

산이 San E
힙합 예능 프로그램이 나왔다 하면 MC는 무조건 산이 몫이다. 〈쇼미더머니〉 〈언프리티랩스타〉 〈힙합의 민족〉 MC는 모두 산이 차지였다. 힙합 음악에 대한 이해도는 물론이고 차분히 말을 풀어나가는 진행 능력까지 갖췄다. 최근 새 미니 앨범 〈Season of Suffering〉을 발매하기도 했다.

딘딘 DinDin

가장 핫한 예능형 래퍼. 힙합은 몰라도 딘딘은 안다는 어르신들도 많다. 〈쇼미더머니2〉로 데뷔해 ‘엄친아’ 캐릭터를 장착하고 예능계를 장악했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신을 “지드래곤 덕후”라 소개했는데, 지드래곤의 디테일까지 똑같이 묘사하는 그의 재치에 다들 ‘빵빵’ 터졌더랬다.

치타 Cheetah
여성 래퍼가 드문 힙합 신에서 남자 래퍼에게 뒤지지 않는 카리스마를 선보이는 인물. 〈언프리티랩스타〉에서 제시를 꺾고 1위를 차지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최근 〈힙합의 민족2〉에서 세월호 참사를 주제로 한 곡을 불러 화제를 모았는데, “내 목소리에 힘이 있을 때 애도곡을 부르고 싶었다”고 말하며 ‘개념 래퍼’로 이름을 올렸다.

지코 ZICO
2011년 보이 그룹 블락비의 리더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2015년엔 자신이 직접 프로듀싱한 힙합 장르의 미니 앨범 〈갤러리〉를 통해 대중성과 예술성 모두를 갖춘 뮤지션으로 인정받았다. ‘아이돌 출신’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힙합 뮤지션으로 거듭난 좋은 예.

비와이 BewhY
수개월 동안 힙합 가수 브랜드 평판 1위를 차지한 스타 래퍼. 〈쇼미더머니5〉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괴물 래퍼’로 각인됐다. 비와이의 힙합은 종교적인 성가처럼 들리기도 하는데, ‘내 신념, 내 이야기를 음악에 담고 싶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할매의 습격

“내가 할미넴이다!”
jtbc 〈힙합의 민족〉에는 김영옥, 김영임, 양희경, 이경진, 문희경 등 원로·중견 여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배우 김영옥은 올해 나이 여든이다.



아재의 반란

정준하  〈무한도전〉에서 하하의 제안으로 〈쇼미더머니5〉에 도전하게 된 정준하. ‘울며 겨자먹기’로 출연한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웃지마!”라는 기합으로 래핑을 시작했다. 아쉽게도 탈락의 쓴 잔을 마셨지만, ‘아재의 힙합 도전’으로 길이 남을 명장면.

조영남  2015년 KBS 예능 프로그램 〈나를 돌아봐〉에서 이경규의 추천으로 랩배틀 프로그램 〈언프리티랩스타〉 출신의 래퍼 제시와 함께 〈뮤직뱅크〉 무대를 꾸몄다. 제시의 곡 ‘쎈 언니’를 열창한 조영남과 제시의 무대는 역대급 콜래보레이션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김흥국  예능치트키로 불리는 김흥국도 힙합 열풍에 합류했다. 〈쇼미더머니5〉 1차 경연에서 ‘보이 비’가 ‘호랑나비’라는 힙합 곡을 무대에 올렸는데, 곡 후반부에 김흥국이 특별 출연한 것. 스웨그 넘치는 모습으로 ‘흥궈신’의 면모를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세월호’ 힙합으로 데뷔한  고교생 모델 장성환

얼마 전 인터넷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서 ‘Yellow ocean’이라는 곡이 한동안 내려올 줄을 몰랐다. ‘Yellow ocean’은 세월호 참사를 직접적으로 다룬 곡으로, jtbc 〈힙합의 민족2〉 세미파이널 무대에서 힙합 가수 치타와 모델 에이전시 에스팀에서 데뷔를 준비 중인 고교생 장성환(18) 군이 함께 불렀다. 교복을 입고 무대에 등장해 힘 있는 래핑을 선보인 고등학교 2학년 성환 군의 모습에선 배 안에서 잠든 안타까운 영혼들의 모습이 오버랩됐다. 아쉽게도 결승 무대에선 1위를 놓쳤지만, 이번 프로그램 최연소 참가자였던 성환 군의 활약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힙합의 민족2〉로 처음 얼굴을 알렸네요. 데뷔를 마친 소감이 어떤가요.

수개월간 많은 분들과 힙합을 통해 가까워졌는데, 이 모든 것이 추억으로 기억된다니 아쉬워요. 〈힙합의 민족2〉를 통해 포털 사이트에 처음 이름을 올렸는데 기분이 얼떨떨하더라고요(웃음). 그동안 학교 친구들도 많이 응원해줬어요. 길에서 알아보는 사람 없냐고 물어보는 친구도 있는데, 아쉽게도 아직 없네요(웃음).

▼ 치타와 함께 부른 ‘Yellow ocean’이 크게 주목받았어요.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세월호 참사’를 주제로 한 곡이라 주목을 받은 것 같아요. 준비하면서 부담감도 컸지만, 제가 하고 싶은 말을 가사에 솔직하게 써내려갔죠. 무엇보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귀 기울여 들어주셔서 저로선 무척 감사해요.   

▼ 랩 실력이 보통이 아니던데요.  

중학교 1~2학년 때쯤 미국에 사는 사촌 형으로부터 미국 본토의 힙합 앨범을 추천받아서 듣게 됐어요. 자연스럽게 힙합에 흥미가 생겼고 즐겨 듣게 됐죠. 힙합 가수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가진 적도 있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진로를 고민하던 중 장윤주 선배님과 김원중 선배님이 함께 찍은 화보를 보고 ‘모델’이라는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디자이너인 어머니의 권유로 모델 오디션에 도전해 모델 매니지먼트 회사인 에스팀과 계약을 맺었죠. 소속사에서 장기 자랑을 할 때면 랩을 주로 했어요. 그걸 기억했던 회사 분들이 〈힙합의 민족2〉에 저를 추천해주셔서 나가게 된 거예요.

▼ 학교 친구들도 성환 군처럼 힙합을 좋아하나요.

그럼요. 〈쇼미더머니〉를 본방 사수하지 않으면 대화에 끼지 못할 정도로 인기가 많죠. 학교에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모인 ‘다카포’라는 실용음악 동아리가 있는데, 저도 거기 멤버예요. 힙합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아 힙합 음악을 함께 듣곤 하죠.

▼ 힙합은 불량하다는 편견이 있잖아요. 힙합에 관심을 가지는 것에 대한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요.

부모님은 오히려 제가 좋아하고 관심 있어하는 일이라면 적극 지원해주셨어요. 요즘 집에선 제 노래를 항상 틀어놔요. 특히 엄마가 “성환이 셀레브러티 됐다”면서 많이 기뻐하시더라고요(웃음).

▼ 힙합 음악에도 여러 스타일이 있잖아요. 특별히 좋아하는 스타일이 있나요.

피아노 반주가 가미된 감성적인 힙합을 좋아해요. 빈지노의 1집 앨범 〈12〉나 차메인의 첫 정규 앨범 〈20〉, 식케이의 〈FLIP〉 을 즐겨 들었어요. 힙합을 어렵다고만 느끼시는 분들에게 이런 곡들을 추천하고 싶네요.

▼ 힙합으로 유명세를 탔는데 앞으로 계획이 있나요.   

어느 한 곳에 국한하지 않고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엔터테이너가 되고 싶어요. 아직 어려서 그런가 봐요(웃음). 틀에 얽매이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줄 아는 어른이 되고 싶어요. 그게 힙합의 정신이잖아요.



명곡을 낳은 ‘힙’한 힙합 예능 레이블

쇼미더머니
힙합 예능 프로그램의 원조. 요즘 대세로 떠오른 힙합 가수들을 배출해낸 프로그램이다. 특히 다섯 번째 시즌에서 그룹 리듬파워의 ‘보이 비’가 ‘리쌍’의 ‘길’이 프로듀싱한 곡 ‘호랑나비’를 불렀는데, 세대를 초월해 공감대를 얻었다. “호랑나비 한 마리가~!”라는 중독성 있는 훅이 인상적이다.



언프리티랩스타
〈쇼미더머니〉의 성공으로 여자 래퍼들의 배틀 프로그램으로 등장했다. 대세 여성 래퍼인 치타와 제시, 헤이즈 등을 배출했으며, 특히 시즌2에서 래퍼 ‘예지’가 선보인 ‘미친 개’라는 곡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노래방에서 걸크러시 매력을 발산하고 싶다면 강렬한 래핑이 인상적인 이 곡을 연습해보길 추천한다.  



힙합의 민족
시청률은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힙합을 전 세대를 아우르는 장르로 끌어올린 프로그램으로 평가받는다. 시즌1에는 ‘할미넴(할머니+유명 힙합가수 ‘에미넴’의 이름을 합성)’을 등장시켰고, 시즌2에는 여러 분야의 셀레브러티들의 힙합 도전기를 보여줬다. 프로그램의 MC 자리도 힙합 가수 산이와 함께 〈불후의 명곡〉으로 친숙한 신동엽이 맡았다. 치타와 장성환 군이 부른 ‘Yellow ocean’은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한 힙합 곡으로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무한도전 - 위대한 유산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에서 힙합을 소재로 한 특집편을 선보였다는 것만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다. 개코, 딘딘, 도끼, 지코, 송민호, 비와이 등 핫한 힙합 뮤지션들이 등장해 무한도전 멤버들과 특급 콜래보레이션을 선보였으며 음원 발매 직후 음원 차트를 싹쓸이했다. 특히 개코와 광희가 함께 부르고 오혁이 피처링에 참여한 곡 ‘당신의 밤’은 여전히 차트 순위 상위권에 랭크 중이다.


사진 동아일보 출판사진팀 동아일보 사진DB파트 뉴스1
사진제공 에스팀 CJ E&M jtbc MBC〈무한도전〉
디자인 최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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