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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interview

여성 자존감의 상징인 자궁에 근종이 생긴다면…

강서미즈메디 난임 전문의 김광례 박사

EDITOR 최호열 기자

입력 2019.08.05 17:00:01

자궁은 여성의 장기 중에서 가장 변화무쌍하다. 호르몬에 의해 끊임없이 변화하며 매달 잉태를 꿈꾼다. 여성에겐 ‘제2의 심장’으로 자존감의 총체인 자궁은 생명을 품고서는 5백 배나 더 커질 수 있는 신비로운 마력을 내뿜는다.
여성 자존감의 상징인 자궁에 근종이 생긴다면…
자궁근종 환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자궁근종 진단을 받은 가임기 여성은 지난해 약 40만 명으로 2014년보다 10만 명 이상 증가했다. 자궁근종이란 자궁의 근육세포가 증식되어 혹이 된 양성 종양이다. 과거에는 출산을 끝낸 30대 중·후반 혹은 40대에서 발병했다면, 요즘 들어서는 발병 연령층이 20~30대 초·중반으로 점차 내려가는 추세다. 

가임기 여성에게 자궁근종은 난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치료가 늦어지면 자칫 가임력(자궁을 보존해서 임신할 수 있는 능력)을 잃는 불행을 겪을 수 있다. 그렇다면 자궁근종 발병 시 가임력을 잃지 않기 위해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할까. 임신이 먼저일까, 치료(수술)가 먼저일까. 이에 대해 강서미즈메디 김광례(54) 진료과장에게 물어봤다. 김광례 박사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미즈메디병원 아이드림센터에서 23년간 1만여 건에 달하는 IVF(시험관아기 시술)를 해온 시니어급 난임 전문의다.


자궁근종도 가족력

김광례 강서미즈메디 진료과장이 환자에게 자궁근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광례 강서미즈메디 진료과장이 환자에게 자궁근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여성이 50대가 되면 70~80%가 근종을 갖고 있다는 조사 결과(미국국립보건원·NIH)가 있더군요. 

너무 과한 데이터네요. 우리나라의 경우 가임기 여성의 20~30%, 35세 이상에서는 40~50%까지 발견될 정도의 질환입니다. 자궁근종은 근육 층과의 관계에 따라서 점막하근종(자궁내막 가까이), 자궁근층근종(자궁근육 안), 장막하근종(자궁근육 바깥)으로 나누는데, 자궁근층근종이 가장 많아요. 

자궁근종은 부인과 진료를 받지 않으면 알 길이 없나요. 

그렇죠. 특별한 증상이 없어서 정기검진이 아니면 잘 모를 수 있어요. 난임 여성들은 임신이 안 되는 원인을 찾다 근종을 빨리 발견하는 거죠. 40대에 결혼하면서 배꼽에 뭔가 만져진다며 처음 부인과 검사를 하는 분들도 많아요. (근종이 생겨도) 발병 위치와 크기, 진행 방향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근종 사이즈가 커져도 자각 증상이 전혀 없나 봅니다. 

소변을 자주 보거나 대변을 시원하게 못 본 느낌이 있으면 덩어리에 대한 증상이거든요. 자궁내막 아래에 발병하거나 자궁근육 층에 있으면 크기가 작아도 생리통이 심해지거나 생리량이 많아질 수 있어요. 그 밖에 부정출혈, 요통, 빈혈도 있을 수 있고요. 자궁근종 사이즈가 크면 주변 장기를 압박해 배변 장애와 배뇨 장애가 있었을 테고 평소에 골반이나 아랫배가 불편했을 거예요. 자각 증상이 전혀 없어서 크기가 10cm 이상 커져 손으로 배를 만지면 인식될 정도가 되어서야 발견하는 분도 있어요. 미혼 여성이어도 부인과 검진은 꾸준히 받아야 합니다. 



자궁근종의 원인이 무엇인가요.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여러 원인 중에서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 분비가 관여할 거라고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에스트로겐 분비가 감소하거나 분비되지 않는 폐경 이후에는 근종의 크기가 현저하게 줄어들거든요. 자궁내막은 에스트로겐에 의해 배란 때 두꺼워졌다가 임신이 안 되면 생리혈로 몸 밖으로 배출되는데, 자궁 내 근육세포들이 호르몬에 민감하게 반응했거나 유전자 돌연변이 때문에 종양(양성)으로 자랐거나 했을 겁니다. 

유방암, 난소암은 가족력을 무시할 수 없는데 자궁근종도 그런가요. 

직계 가족(자매, 엄마) 중에 40세 이전 근종을 발견했다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발병 위험이 6배로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어요. 가족력이 있는 경우 근종이 더 크고 개수가 많은 다발성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비만도 자궁근종의 발병 요인이 되나요. 

의견이 분분해요. 어떤 보고서에서는 근종 발생이 비만, 당뇨와 관련이 있는데 비만 여성은 말단 지방조직에서 안드로젠이 에스트로겐으로 많이 전환되면서 호르몬을 상승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또 체중이 10kg 불어나면 근종이 생길 위험이 18% 증가한다는 논문도 있고요. 

자궁근종을 확진하기 위해 어떤 검사를 거치나요. 

조직검사밖에 없어요. 근종을 절제해서 조직을 검사해봐야 양성 혹인지 확인할 수 있는 거죠. 근종이 의심되는 경우가 워낙 많아서 모두에게 조직 검사를 권하진 않아요. 주로 영상의학적 검사로 확인해요. 특별한 경우, 즉 다발성이거나 다른 기관과의 경계가 초음파로 봤을 때 불명확할 때는 CT 또는 MRI 촬영이 필요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골반 내진 검사와 골반 초음파 검사를 하면 보입니다. 또 근종 중에서 0.1~0.6% 정도는 악성일 때가 있어요. 폐경이 되었는데 근종이 줄지 않는다면 의심해야 해요.


자궁근종과 난임

자궁근종이 난임으로 직결되나요. 

꼭 그렇지는 않아요. 근종이 있어도 임신 잘하고 출산 잘하는 분들이 많아요. 크기와 위치, 증상에 따라 임신에 지장이 없기도 하고 지장을 주기도 해요. 

자궁근종이 생기면 무조건 치료를 하거나 수술로 제거해야 하나요. 

크기와 수, 위치, 증상에 따라 달라요. 자궁근육 쪽을 포함해 자궁강에 생기거나 수정란이 착상할 위치에 생기면 난임을 겪을 수 있고 유산의 위험성도 높아집니다. 임신 중 자궁근종이 태반에 가까이 위치하는 경우 조산이나 태아 성장이 저해되기도 하고요. 이럴 때는 해결을 해야 해요. 

자궁근종이 있어도 임신이 되는 여성은 어떤 케이스인가요. 

크기가 4~5cm 이내이고 자궁강에 근접해 있지 않아 자궁강을 변형시키지 않는다면 임신에 영향을 주지는 않아요. 하지만 임신 시도 기간이 길고 자궁 내강을 누르거나 나팔관이 나가는 부위를 압박하는 경우, 난소와 난관의 구조에 영향을 주는 경우라면 난임과 연관이 될 수 있어요. 

이 정도라면 평소 생리통이나 생리 과다 등의 증상이 나타났을 겁니다. 

자궁 내 질환으로 거의 임신, 출산이 불가능했던 난임 여성의 기적을 경험하셨지요. 

자궁근종이 10cm가량 되는데도 임신하신 분을 봤어요. 그만큼 자궁이라는 기관이 변화무쌍한 요술 주머니 같답니다. 근종 크기가 작아도 영향을 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크기가 커도 전혀 문제없이 아기를 잘 낳는 분도 있어요. 

근종이 착상 자리에 위치하지 않는다면 치료보다 임신을 먼저 서둘러야 하나요. 

맞습니다. 자궁의 문제보다 난소 기능 저하가 난임의 더 큰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자궁근종이 있다고 해도 치료에만 시간을 보낼 수가 없답니다. 임신을 원한다면 근종 치료(혹은 제거술) 전에 난임 전문의와 상의해 결정(치료를 먼저 할지, 임신 시도를 먼저 할지)하는 게 좋아요. 간혹 근종으로 인해 배아 이식을 하기 어려운 자궁내막이면서 난소 기능 저하까지 심하다면 먼저 난자 채취를 해서 체외수정 후 배아를 동결 보존해놓아야 해요. (근종을 제거한 후에) 냉동 배아를 이식받는 방법도 있으니까요. 

자궁근종과 임신에 대해 의사마다 견해가 달라서 난임 여성들은 혼란에 빠지고 있습니다. 의사의 판단 기준이 무엇인가요. 

나이와 임신 시도 기간, 난임 이유 등을 따져봐야 해요. 그래야 임신을 먼저 할지, 치료를 먼저 할지 답이 나와요. 또한 산부인과 전문의라도 전공에 따라 견해와 소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부인과 종양 쪽을 전공하신 선생님에게 가면 악성 가능성이 있으니 제거하자고 권할 수도 있어요. 난임 쪽 의사라면 출산 후에 제거해도 된다고 판단할 수 있는 거죠. 난임 전문의들은 아무래도 가임력 보존에 초점을 두고 판단하는 편이에요. 

비수술적 방법으로 어떤 종류의 치료법이 있을까요. 

약물로는 호르몬제 치료가 있어요. 그 밖에 중재 시술로 고주파용해술, 자궁동맥색전술, 고강도초음파집속술 등이 있고요. 수술로는 복강경, 개복 수술, 로봇 수술 등이 있습니다. 근종이 10cm 이내이며 다발성이 아니면 대부분 내시경으로 해결돼요. 의사마다 판단이 다른데, 사이즈가 큰 경우는 억제 주사를 맞고 근종 크기를 줄여 몇 달 후에 내시경으로 수술을 할 수도 있어요. 요즘은 거의 내시경 수술로 합니다. 

수술을 선택해야만 한다면 어떨 때 복강경을, 어떨 때 개복 수술을 하나요. 

주로 근종의 크기와 근육 위치, 의사의 경험과 선호 기술로 선택하게 됩니다. 환자의 복강 상태에 따라 근종이 커도 복강경이 가능한 경우가 있고, 복강경을 하기 어려울 경우에 개복 수술을 하게 돼요. 주로 10cm 이상 크기이거나 여러 개가 있어서 수술 시간이 길어질 경우에 선택하지요. 

개복 수술을 할 경우 가임력을 보존할 수 있나요. 

개복 수술을 하든 하지 않든 자궁을 보존하는 한 가임력을 잃지 않아요. 자궁이 어느 정도 두께로 절개되었는가에 따라 출산 방법을 정하게 됩니다. 깊게 자리한 근종을 제거하면 후에 제왕 절개술을 권해야 합니다. 그래서 임신을 해야 할 여성에게는 개복 수술을 웬만하면 안 권합니다. 

여성 생식기는 골반 안에 다른 장기와 가까이 붙어 있어 수술이 매우 까다로워, 최근 섬세하고 정밀한 로봇 수술도 많이 하더군요. 

케이스 바이 케이스예요. 기구마다 각도가 있는데, 로봇 수술은 각도가 광범위해요. 근종의 위치가 아주 깊거나 봉합하기에 어려운 각도라면 로봇 수술이 이로운 경우가 있어요. (로봇 수술은) 정밀하고 섬세하게 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니까요.


자궁절제술은 재고해야

여성 자존감의 상징인 자궁에 근종이 생긴다면…
최근 자궁근종 치료(제거) 방법으로 비침습적인 하이푸(HIFU·고강도초음파집속술)에 대한 관심이 높더군요. 

저는 권하지 않아요. 그야말로 임신을 원하지 않는 분에게 권하죠. 근종의 혹이 내막과 붙어 있기 때문에 (하이푸를 할 경우) 간혹 내막이 같이 열을 받아서 손상을 입을 수 있어요. (열 손상을 받으면) 임신하려고 할 때 내막이 증식하지 않을 수 있어요. 착상을 해야 하니까 배란 때 내막이 두꺼워져야 하거든요. 

만혼(晩婚)과 재혼 등으로 늦은 나이에 임신 시도를 하는 이들이 늘고 있어요. 50세를 기준으로 자궁과 난소에 병변이 있을 확률은 어느 정도인가요. 50대 이후 출산은 위험한가요. 

자궁의 문제보다는 여성의 나이가 40대 중반을 넘어서면 염색체 이상을 담은 부실 난자가 배란될 확률이 높아요. 착상률도 떨어지고 유산 위험이 크죠. 실제로 50세 이후 고령 여성이 시험관아기 시술을 할 때는 난자 공여인 경우가 많습니다. 임신이라는 것이 자궁 기능만 유지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거든요. 건강한 난자가 중요해요. 늦더라도 40대 초·중반까지는 임신 출산을 끝내면 좋은데…. 그렇지 않아도 늦은 결혼을 감안해서 정부가 7월부터 44세 이후 여성에게 난임 시술 급여화 혜택을 주고 있어요. 또 체중 관리와 식단 관리를 잘해야 건강한 출산을 할 수 있어요. 분만 시 임신부가 고혈압만 없으면 크게 위험하지 않아요. 

40대 중·후반이라도 성인병이 없다면 임신해도 합병증이 올 확률이 높지 않으니까요. 

자궁도 노화가 되지 않나요. 간혹 해외 토픽에 60대 여성이 딸을 위해 출산을 대신해줬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가능한 일인가요. 

자궁은 충직한 하인 같은 기관입니다. 몸의 호르몬 농도에 따라 반응하니까요. 폐경이 되면 동면 상태처럼 작아져서 그대로 있다가 다시 호르몬을 투여해 생리를 유도하면 이전의 자궁 크기로 되돌아옵니다. 

물론 임신도 가능하고요. 

과거 폐경 후 여성들이 자궁적출 수술을 많이 했는데, 자궁이 없음으로 해서 인체에 불행이 오나요. 

자궁은 폐경 후에는 특별한 기능이 없어요. 없어도 큰 불편함이 없긴 합니다만, 자궁절제를 했다가 골반의 이완으로 골반탈출증이 생기는 경우가 있어요. 만약 자궁절제술을 하더라도 자궁의 아래쪽인 자궁경부를 남겨두면 성생활에 큰 지장이 없어요. 

자궁 건강을 위한 생활 습관이라면.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것, 채소와 과일 먹는 습관, 정기적으로 골반 초음파 검사를 하는 것 등이죠. 

임신·출산에 있어서 난소와 자궁, 둘 중 어떤 것이 더 비중이 큰가요. 

난소입니다. 자궁은 기다려줄 수 있습니다. 문제는 난소예요. 난소는 회춘이 없거든요. 임신을 계획한다면 난소의 시계를 무시하면 안 돼요. 난소 기능에 맞춰 플랜을 짜야 합니다.


사진 지호영 기자 디자인 김영화 사진제공 강서미즈메디




여성동아 2019년 7월 6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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